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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삶에 공감하기

세상사는얘기/명상사색명언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2. 8. 1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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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삶에 공감하기

류시화 시인의 산문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을 읽었다. 이미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가까이 두고 읽었고, 《성자가 된 청소부》,《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등을 통해 시인의 벗인 구도자를 향한 울림에 크게 공감했다.

그가 이 책 서문을 대신하여 씌어 둔 울림을 다시금 곱씹어 본다.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서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 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살면서 숱한 어려움과 고통에 휩싸인다. 그때마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모두 남의 탓이라고, 그저 남이 나에게 잘못 대했기 때문이라고 할 일 없이 푸념만 해댄다. 단지 제 그릇이 비었을 뿐인데도, 자기 그릇을 부시지 않은 탓을 상대에게 짐 지운다.

늘 아픈 가슴을 가진 사람은 상대방의 어쭙잖은 언행 하나에도 크게 마음을 다친다. 근데도 우리는 무시로 그러한 사람을 못살 게 구는 게 일상화되었다. 때문에 산다는 자체가 허무해지고, 고독해져서 결국엔 비련의 영화일 수밖에 없다.

살면서 많은 걸 얻고 잃은 게 또한 많다. 하지만, 모두 빈 들녘에 이는 바람처럼 멀어져 간다면 웃는 사람이나 우는 사람 모두 마음이 저린다. 그렇기에 항시 자신만을 더 가지려고, 더 좋은 일을 챙기려고 욕심 부릴 까닭이 없다.

빈한하게 살아도 마음을 좋게 가지면 그게 아름다운 삶이다. 아무리 인간의 욕망이 끝이 없다지만 덜어낼수록 마음이 가벼워진다. 아름답게 사는 비결은 마음을 비우는 방편 하나다. 그래야 참삶으로 거듭난다.

한 여인이 꿈을 꾸었는데 시장에 가서 새로 문을 연 가게에 들어갔다.
그런데 가게 주인은 다름 아닌 신이었다.
이 가게에서 무엇을 파느냐고 여인이 묻자 신은,
"당신의 가슴이 원하는 바 무엇이든지 다 팝니다."
라고 말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여인은 한참 생각 끝에 인간이 바라는 최고의 걸 사기로 마음먹었다.
여인은 말했다.
"마음의 평화와 사랑과 행복과 지혜, 그리고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세요."
신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미안하지만 가게를 잘못 찾으셨군요. 부인, 이 가게에선 열매를 팔지 않습니다. 오직 씨앗만을 팔지요."

당장의 눈앞의 잇속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열매를 먼저 찾는다. 빈한하게 살아도 마음을 곱게 가져야 한다. 결국 아름답게 사는 비결은 끊임없이 비우는 마음 하나다. 제 그릇을 잘 부셔야한다.

류시화 시인의 벗인 구도자를 향한 울림에 공감해 보시라.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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