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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생활습관

박종국에세이/생활건강상식2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3. 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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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생활습관



박종국

의학계에서 수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먼저 세계적으로 알려진 몇몇 장수지역을 방문하여 그곳 사람의 생활습관을 관찰했다.
그러나 장수라고 주장하지만 나이를 증명할 기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그들의 생활습관에서도 뚜렷한 특징을 찾지 못했다. 단지 이해는 되었지만, 그 사실을 기록에 남겼을 뿐 연구 자체는 실패했다.

이제 장수하는 사람의 생활습관을 관찰하는 방법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동안 생활방식이 크게 변해 과거에 장수한 사람의 생활방식처럼 사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동안 장수하는 사람의 생활방식에 대한 조사가 많이 이루어졌다.  또한 건강증진에 대한 지식이 많이 쌓여 장수하는 사람의 생활습관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장수하는 사람의 생활습관은 얼른 보아서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작은 습관 차이가 오랫동안 누적되면서 큰 차이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는 경우, 당장은 건강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렇지만, 오랜 습관으로 굳으면 그 차이는 확연히 구분되었다.
    
어느 정도 살아야 장수인가? 장수 지역을 답사하던 시절에는 대개 60세내지는 70세 이상 생존하는 분이 많은 곳을 장수지역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까지 60세를 넘기고, 70세를 살면 수의 복을 타고났다고 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2021년 우리나라 사람의 남여 평균 수명은 83.6세, 모나코는 89.7세였다.

이제 장수의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평균 수명으로 보아 82세까지 생존한 사람의 90퍼센트가 사망하고, 10페센트 정도가 생존하는 연령은 대개 90~95세 라고 본다. 따라서 적어도 장수한다고 하려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이 90세 이상은 생존해야 한다.

장수는 타고나는가? 현재 전문가는 사람의 정명은 120세 정도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산다면 120세 정도 살도록 하나님께서 우리 몸을 만들었다는 말이다.

우리 몸의 크기를 측정하면 정규분포를 한다. 따라서 타고난 수명의 차이도 정규분포를 한다. 만일 특별한 경우는 2표준편차 밖에 위치한다고 하면 약 2.5퍼센트의 사람은 아주 오래 살도록 태어났고(supergene),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은 거의 비슷한 수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오래 살고, 오래 살지 못하고는 본인의 생활습관, 또는 생활방식이 주로 결정한다고 보아야 한다.

장수하는 사람은 어떠한 식생활을 하는가가 모든 사람의 일차적인 관심사이다. 산속에서 특별한 뿌리나 열매를 따 먹지 않았는지에 모두 큰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그러한 비결을 기대한 사람은 모두 실망한다. 그들은 식생활에 엄격하거나 까다롭지 않다. 단지 그 당시 사람이 먹는 식으로 먹을 뿐이다.
  
그러나 몇 가지 특징을 가졌다. 첫째는 소식이다. 필요한 열량만 섭취한다. 물론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은 없다. 둘째는 소박한 식사를 한다. 채식을 주로 하며 달고 기름진 음식을 별반 먹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엄격하게 가리는 음식이 따로 없다. 맛나는 음식을 찾아 헤매지도 않는다. 예전에는 물론 패스트푸드는 없었다. 그렇지만,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으면서 장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장수하는 사람은 늘 부지런하게 육체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게으름을 피우거나 그늘에 눕거나 앉아서 하루 종일 놀고먹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칠 정도로 육체노동을 하지 않는다. 육체노동 후 충분한 휴식을 가질 줄 아는 사람이다. 건강을 위해 따로 운동을 하지도 않는다.
    
뚜렷한 취미나 기호가 가졌다기보다 단순하면서도 즐거운 놀이 문화를 가진 사람이다. 하루가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게 산다. 음주습관은 일정하지 않고, 담배는 대개 안 피우거나 일찍 끊었으며, 약을 잘 먹지 않는다.

어쩌면 장수를 결정하는 생활습관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정신적인 일 또는 어떤 생활 가치관을 가졌느냐에 달렸다. 우선 이들은 걱정과 근심이 적다. 삶 자체를 즐기고, 낙천적이며, 생활에 만족하면서 살았다. 대개 종교를 가졌으며, 죽음에 대해서도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이 높고, 고집을 부리거나, 성깔이 까다롭지 않다. 마음 좋은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욕심이 적어 스트레스도 적었다.
    
과거 장수하는 사람은 농촌에서 주로 자연적인 생활을 하면서 살았다. 당시에는 대도시나 아파트 생활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도시나 아파트 생활을 장수 환경으로 보기 어렵다. 지능 정도가 높으며, 기억력이 좋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다. 대개 농사를 짓거나, 전문직이거나 작은 규모의 자기 업체를 가졌고, 자유스러운 직업을 종사했다. 조기 은퇴를 하지 않으며, 건강을 유지하는 한 일을 한다. 남을 돕는 일에 무엇보다 적극적이다. 불면증으로 고통을 받는 일도 없었다.
    
운동은 성인병 예방뿐 아니라 정신력, 지력을 증진시키며 행복지수를 높여 준다. 의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질병이 사라지기는커녕 도리어 넘실거린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다른 요인도 많다. 그렇지만, 연구자는 운동부족 때문이라고 한다. 물질 문명이 발달할수록 운동량이 줄어든다. 세상이 편해질수록 움직이는 일이 줄어든다.

문명이 발달하기 전인 옛날 사람은 많이 움직였다. 기계보다는 손과 발, 그리고 몸으로 많은 일을 했다. 현대보다 신체 활동이 많았다. 그래서 성인병이라는 용어조차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에도 마찬가지다. 장수촌 사람의 특징 중 하나가 죽는 날까지 밭에서 부엌에서 열심히 움직였다. 그리고 열심히 걷고 산과 언덕을 뛰어오르곤 한다. 그러한 장수촌 사람은 자연사한다. 어제처럼 기상하여 조반을 먹고 하루 종일 밭에 나가 일을 하고, 저녁에 들어와 식사를 한 후 누워 잠이 들었다가 영면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격언이 여기에서 나오지 않았나 추측된다.

이처럼 운동은 죽을 사람도 살리는 보약 중 보약이다. <습관을 바꾸면 건강이 보인다>의 저자 내들리의 책을 보면 암, 신장병,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치료제로 운동이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운동 부족이 관상동맥 심장질환, 대장암, 당뇨병과 같은 세 가지 주된 질병으로 인한 사망 원인의 3분의 1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관리센터와 스포츠 의학회에서 발표한 1995년 권장지침서에 “모든 미국 성인은 일주일에 7일, 매일 30분 또는 그 이상 적당한 강도의 신체적 활동을 해야 한다.”라고 제시한다.

운동은 성인병 예방뿐 아니라 정신력, 지력을 증진시키며, 행복지수를 높여 준다. 100여 년 전 엘렌. G. 화잇은 운동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혈액순환이 잘 된다. 많은 사람이 과도한 피로보다 운동 부족으로 죽는다. 훨씬 많은 사람이 닳아 없어지기보다 녹슬어 없어진다. 야외에서 적당히 운동을 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활발하고 혈액순환이 잘 된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걷거나 꽃과 작은 열매들, 그리고 채소를 가꾸는 일은 건강한 혈액순환을 위해 필요하다. 이는 감기와 기침 그리고 뇌일혈과 폐울혈, 간, 신장, 폐의 염증과 기타 수많은 질병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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