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우테 에어하르트의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

착한 여자는 하늘나라로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로든 간다

[서평] 우테 에어하르트의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

박 종 국

사람이 날개를 달고 태어났다면 날기 위해 그 날개를 사용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여권신장이 앞서는 나라는 노르웨이다.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부끄럽게도 우리나라는 63위에 지나지 않는다.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할 때, 그 사회의 건강성은 되살아난다. 또 그 성숙함이 양성평등을 일궈내는 기본이다. 상생의 법칙으로 남녀가 나란히 할 때, 아름다운 세상이 된다. 억지를 부려도 지구 위에 반은 여자다.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이 양성평등을 일궈내는 기본

  평등한 남녀관계, 그것은 차별이 아닌 능력으로, 조화와 협력에 근거해야 한다. 이 땅의 남자들은 대부분 성(gender)에 대하여 차별적인 태도를 가지고 성장했다. 전통적으로 획일화된 성역할에 갇혀 살았다. 나 역시도 진보성향으로 개방적인 생각을 가졌지만, 아직도 케케묵은 조선시대의 남아선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의지였다기보다 고정관념의 틀에 얽매여서 세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우리 사회를 억눌렸다.

 생활을 통해서 빚어지는 성차별의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출생부터 남아선호사상에 지배받게 되고, 출생 전 태아감별이 버젓이 행해진다. 성차별의 시작이다. '아들 하나 열 딸 안 부럽다', '우리 장손, 우리 맏상제'라며 자녀 양육에서 성차별도 마찬가지다.

  '사내답지 못하게 왜 그래?', '여자애가 다소곳하지 못하고 왜 그래,' 의식에 따른 성차별도 같은 궤를 가진다. '여자가 공부는 뭐 하러 해, 시집만 잘 가면 되지.', '여자가 아침부터 재수 없게'라는 얘기가 함부로 내뱉어진다. 생활관습상의 금기와 터부가 아무렇지 않게 자행된다.

  애초 남자 아이는 자립을 목표로 길러지는데, 여자아이는 날 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복종하도록 가르쳐진다. 남자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믿음직하고 자주성이 강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도 여자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응석을 부리고, 제멋대로이며 말을 듣지 않는 나쁜 아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그 영향은 매우 크다. 그렇게 길들여진 ‘착한 아이’는 나이가 들어서도 주변에서 자기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살피면서 행동하게 된다. 바로 ‘착한 여자 콤플렉스’다.

길들여진 ‘착한 아이’의 ‘착한 여자 콤플렉스’

  이렇게 다른 사람의 눈만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 버려도 좋을까? 천사 같은 여자가 아니어도 좋다. 그러나 이 책, <나쁜여자가 성공한다>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스스로 당당하지 못했던 여자에게 '자신감 넘치는 나쁜 여자'가 되라고 권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온순하고 착하다.‘
  ‘여성은 친절하고 순종적이며, 겸손하고 관대하다.’
  ‘여성은 모두 다 모성애를 가져 자기보다는 남을 배려할 줄 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여성상을 기대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착하고 참하게 사는 여자가 성공하는 가장 확실한 열쇠일까? 아니, 그 반대다. 현대 여성은 더는 착한 여성이기를 거부한다. 여성도 많이 달라졌다. 남성보다 더 능동적으로, 더 진취적으로, 더 창의적으로 사회 전반을 누빈다. 이제는 남자보다 더 강한 여자를 주변에서 아주 쉽게 만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도 ‘당당한 여자’는 ‘나쁜 여자’로 인식되는 편이다. 지금은 그런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자신감 가진 ‘나쁜 여자’가 뜬다. 현대가 원하는 여성상은 더는 착하고 순종적이지 않다. 여자라고 해서 남자에게 끌려 다니고, 자기주장도 없이 의지하려고만 하는 여자는 남자에게도 매력적이지 않다.

  “아직도 모나리자의 미소만이 여자가 살아남을 길이라고 믿는가?”
  “아직도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양보만이 여성의 미덕이라는 착각 속에 사는가?”
  “아직도 아이와 남편, 직장 동료를 위해 자신을 포기하는가?”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더는 굴복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여성의 자기비하를 극복해야 한다고, 착한 여자가 ‘모나리자 신드롬’에서 빠져나오기를 촉구한다. 그러나 모나리자 신드롬에 빠져 ‘신데렐라도 백설 공주도 남성의 힘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여자라면 이러한 태도 변화가 자신의 삶을 망가뜨릴 거라 지레 겁먹는다고 예견하기도 한다. 위험 없이는 성공도 없다. 그래서 이제는 미소의 함정에서 탈출할 때라고 ‘모나리자 신드롬’에 빠진 여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여자들이여, 나쁜 여자가 되라!”
 “착한 여자는 하늘나라로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로든 간다.”

  직장 동료를 먼저 생각하느라 정작 자기는 승진에서 저만치 멀어져 버린 여자, 아이를 일일이 챙기느라 자신은 늘 허름하고 제대로 가꾸지도 못하는 여자, 남편만 바라보고 살면서 자기주장 한 번 제대로 못 펼친 여자라면 지금쯤 한 번 나쁜 여자가 돼보아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부추김이 이 책 저자의 일관된 견해다.

  “여자들이여, 이제는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나쁜 여자가 되자. 나쁜 여자가 되는 첫걸음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아니다’라고 당차게 이야기해야 한다. 나쁜 여자 트렌트는 현상이 아니라 점점 커져가는 여성의 위상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착한 여자는 하늘나라로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로든 간다’는 전제하에 현대 여성을 위한 성공 메시지를 담았다. 21세기는 달라진 여성상을 원한다. 강하고, 당당하며, 경제적으로 독립된 여성만이 살아남는다. 당신도 이제 스스로를 반성하라고 준엄하게 충고한다.

  “남녀평등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방해받는다. 하나는 권리를 조금도 나누려고 하지 않는 남성들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권리를 요구하지 않는 여성 때문이다.” _ 프롤로그, ‘여성, 열등감에 빠진 자신을 발견하라’ 중에서

  “여성이 남녀평등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독립적인 여성만이 남성과 동등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_ 1장 ‘스스로 가둔 편견에서 벗어나라’ 중에서

  “여성이 해 낸 일을 가장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바로 ‘여성 자신’이다.” _ 2장 ‘여자의 덫, 모나리자의 신드롬에서 깨어나라’ 중에서

  “착한 여자는 하늘나라로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로든 간다.” _ 3장 ‘여자들이여, 나쁜 여자가 되라’ 중에서

  평등한 남녀관계는 차별이 아닌 능력이고, 조화와 협력,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사회적 관계를 대등하게 유지해 나가야 한다. 참 좋은 사회를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가 성숙한 인간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성역할의 고정관념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



|박종국독서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