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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배변훈련

박종국에세이/행자 이야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10. 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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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배변훈련

박종국

강아지를 돌보면서 무엇이 가장 신경 쓰이나요? 아마 배변문제일거예요. 강아지를 계속 키울지 고민하게 만드는 배변훈련은 아주 예민한 일이에요. 행자도 갓난쟁이였을 때 배변땜에 혼이 났어요. 똥오줌이 마려울 때 정해진 자리에 누는 게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 네살배기로 그쯤은 능히 해결해요.

예전 같으면 마당에 묶어 키웠기에 배변훈련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거의 다 아파트 생활을 하는지라 강아지나 고양이가 보호자와 같은 공간에서 사는 문화로 바뀌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배변훈련이 안된 강아지는 무척 곤란한 상황이 되었어요.

오늘 아침에 보호자랑 아파트 단지 내 산책을 하면서 몇 마리 유기견을 만났어요. 버려진 고양이가 수없이 많아요. 반갑다는 시늉보다는 서로 빤히 눈을 흘기며 으릉대다가 헤어졌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보호받지 못하는 친구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요? 그들은 아무데나 똥오줌을 누어요. 그래서 아파트 관리인이 보는 족족 쫓아버려요.

처음부터 화장실 바닥에서 배변을 하도록 훈련시키는 건 알파벳을 외는 아이에게 문법을 설명하는 거예요. 대부분의 전문가는 적절한 보상과 칭찬이 병행되는 단계적인 반복 훈련만이 배변훈련의 최선이라고 해요. 따라서 강아지와 함께 생활함에 가장 큰 과제인 인내심은 결국 보호자의 몫이에요.

보호자가 행자를 키우면서 애견센터와 인터넷을 통해서 배변훈련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었어요. 그래서 배변훈련에 익숙하도록 장소부터 마련해 주었어요. 행자는 안방화장실과 거실화장실을 두루 사용해요. 보호자의 배려로 두 곳 다 배변 패드를 깔아놓았어요.

처음에는 서툴렀으나, 요즘은 배변을 깔끔하게 보니까 칭찬을 받아요. 거리낌 없이 제 뒤처리를 도맡아 주세요. 그렇지만 산책 중에 어느 보호자의 말을 들으니 자기 집 강아지가 아무데나 배변을 해 치우는데 1시간이 걸렸다고 해요. 처음에 강아지를 만났을 때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입양했는데, 솔직히 약간은 후회가 된다고 했어요. 조금만 더 생각하고 입양할 걸….

사실 배변훈련은 시작할 때 강아지의 행동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냄새를 맡거나, 주변을 빙빙 돌거나, 킁킁거리며 탐색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면 그때 강아지를 배변장소로 데리고 가야해요. 그런 다음 볼일을 보면 바로 보상을 해주고, 칭찬 해주어야 해요. 옮기는 도중 실례를 해도 패드에서 볼일을 본다면 칭찬을 해주고, 혹 다른 곳에 이미 실례를 했다면 냄새가 나지 않도록 깨끗이 닦아주세요. 

요즘은 유기견을 입양하는 경우가 많은데, 좁은 케이지 안에서 장시간 생활하여 배변훈련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그럴 경우에도 힘들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한 반복학습이 최선책이어요. 실수를 하더라도 심하게 혼내면 역효과가 나요. 이때는 강아지의 입장에서 배변순간이 즐거운 시간이 아닌 공포의 시간으로 느껴서 교육효과를 반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돼요. 강아지의 배변훈련에서 중요한 건 보호자의 인내심이에요.

또, 강아지를 오랜 시간 집안에 홀로 두고 외출을 하는 경우, 평소 배변을 잘 가리던 강아지가 집안 여기저기 배변을 해놓아 당황스러웠던 보호자가 많을 거예요. 이는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에요. 반복한다면 적절한 산책이나 스트레스 요인을 찾아 없애주는 게 방법이에요.

다양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는 강아지는 기본적인 배변훈련이 먼저예요. 강아지가 쉽게 적응하는 배변환경을 만드는 일은 보호자의 또 다른 책임이에요. 그런 점에서 보면 행자는 참 행복한 강아지에요.

|박종국 다원장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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