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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행복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10. 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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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행복

박 종 국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 다르다. 또 다른 세상을 가졌다는 얘기다. 주변에 귀 기울이면 여태껏 관심갖지 않았던 사물이 하나둘 새롭게 보인다. 언제나 똑같은 모습인 듯 보이지만, 하늘빛이 다르고, 시새워 자라는 나무 어깨가 다르다. 뿐만 아니다. 이름모를 꽃 한 송이, 잎사귀 하나도 분명 어제와 다른 의미가 담겼다. 그만큼 삶에 치열하다.

현실에 충실한 사람은 하루의 삶에 감사한다. 새털처럼 많은 행복한 순간들이 모여 ‘오늘’이란 행복의 봇물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값나가는 보석도 그것을 가려볼 줄 아는 사람한테나 가치를 부여한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다. 나이가 많든 적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분명 도타운 삶을 산다. 그런 바람으로 살면 단 하루를 살아도 삶의 빛깔이 달라진다.

산책과 사색은 삶을 관조하는 여력을 내어준다. 신선한 공기 한 모금, 부드러운 햇빛 한 줌, 뽀송한 땅 한 자락, 더없이 높은 하늘이 흐리든 맑든 크게 상관할 바가 아니다. 눈앞에 펼쳐진 오늘 하루의 날씨를 마음껏 느껴보는 순간만으로도 자연은 충분한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팍팍했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억눌렸던 정신을 고요하게 가라앉혀준다.

소소한 행복은 도회지의 삶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다. 높은 빌딩에 들러 쌓여 밝은 햇빛을 아우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맑은 공기를 들이 마시지도 못한다. 그렇게 하루를 살다가 거울을 들여다보라.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은 영락없이 시든 꽃이다. 삶에 찌든 때가 끼었다면 사는 방법을 바꿔 보라. 도시생활이 좋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생활의 리듬이 너무 빨라 단순하고, 여유로우며,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잊어 버렸다.

단지 며칠이라도 좋으니 빠듯한 일상을 내려놓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 속을 거닐어 보라. 까다로운 삶의 때깔을 벗겨내라는 게 아니다. 삶을 위한 그 어떤 상념과 곤경도 따로 가려낼 필요가 없다. 그 모두는 자연과 마주하는 순간, 자연스레 감정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쨌든 삶의 뿌리는 자연에 두었을 때가 행복하다.

|박종국에세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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