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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남사스럽다, 갱상도

박종국에세이/단소리쓴소리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3. 12. 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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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남사스럽다, 갱상도

박종국

꼭두새벽 5시 50분에 눈을 떴다. 사위가 온통 새까맣다. 자정을 후딱 넘겨 1시쯤 잤으니 채 4시간 정도 잤다. 나이가 들면 먼저 잠부터 달아난다더니 실제로 그같은 상황을 맞았다. 한데 적어도 나는 그같은 사안과는 별개다. 우선 나의 경우는 여유시간이 생기면 반드시 쪽잠을 잔다. 짜투리시간을 이용한 토막잠이다. 그래서 두어시간 벌충한다.

자리를 박차고일어나면 가볍게 걷는다. 새벽안개를 해치고 나아가면 언뜻언뜻 풍경과 만나는 기분이 새롭다. 마치 하얀 눈이 쌓인 순백의 세상이다. 걸으면 생각이 새로워진다. 소중한 하루일상이 그 속에서 그려진다. 시골이라 이른아침에는 오가는 사람도 없고, 지나치는 차량도 뜸하다.

쉬엄쉬엄 걷다보니 어느새 단골사우나다. 안내창구 주인과 인사나누고 탕에 들어가니 이른 시간임에도 노인 다섯 분이 뜨거운 열탕에 몸을 지지며 눈감았다. 애벌로 몸을 씻고 온탕에 들었다. 세상 모든 평화가 다 담겼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떠벌이 노인'의 등장으로 그렇게 차분했던 고요가 흐트러져버렸다.


소위 그는, 지역바르게살기 위원장으로, 국찜골수다. 욕탕에 들어오자마자 송영길을 씹고, 조국을 매도하며, 이재명을 물어 뜯었다. 악을 쓰듯 민주당을 할퀸다. 정말이지 입맛도 없다. 탕속에서 그를 응대하는 이들의 표정이 쓸개를 씹은 듯하다. 그는 구속된 송영길을 두고 징역 3백년을 때려야한다고 악악댔다. 심지어 최순실보다 더 나쁘다고 길길이 목청을 돋았다.

어떻게 국정농단으로 치욕을 겪은 최순실과 비교하는가. 그의 허튼소리는 사우나내내 계속댔다. 나는 그런 사람을 상종하지 않는다. 그는 내가 가장 경멸하는 보수 콘크리트층이요. 수구보수골통이다. 거의 명목적으로 왈왈대는 떠벌이 노인, 꾹찜당 호위무사다. 싫다, 그냥 싫다.

탕 밖으로 나와보니 그새 들이닥친 소위 지역 노인(?)들로 홀이 가득 찼다. 하루일상 중 유일하게 일벌구가 되는 시간이다. 당연히 티비 조선을 켜 두었다. 가짜뉴스 카더라뉴스가 분탕칠이다. 아, 이런 세상에 육십평생을 자칭 골수 야당으로 살았으니 그 해악과 패악질, 스트레스는 가히 생명을 위협할 지경이다.


내가 사는 갱상도(?)는 어딜가나 티비 조선이 유일한 정보망이고, 시청거리다. 그러니 그들은 딴생각이 없다. 거짓뉴스에만 현혹된 그들이 무슨 시국을 논하고, 바른 정치를 얘기할까?그들은 숫제 몽달빗자루를 내세워도 2찍사를 훌륭하게 수행한다. 38% 토착왜구들이다.

행여 이 글을 읽는 분이 '2찍사 국찜당'이라면 부탁하건대 '나가기'를 하거나, 카친 페친을 끊어주기 바란다. 나는 사회개혁과 변혁주체인 진보주의자로, 전교조와 민주노총조합원이면, 진보개혁글쓰기단체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그걸 안다면 극렬보수주의자는 나와 결별해주기 바란다.

그렇게 결심하고 사우나를 나선다. 아직도 입벌구 노인들을 송영길을 씹고 앉았다. 나라를 거덜내는 그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렇게 강탈당하는데도 여전히 제왕이다. 안타까운 노인네다. 나랑 비슷한 연배인데, 어쩔 수 없는 갱상도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지. 그래 난 불자는 아니지만 절이다.

|박종국 단소리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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