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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근정훈장 포기서

박종국에세이/단소리쓴소리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4. 4. 1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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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근정훈장 포기서


                                                소속 : 동포초등학교
                                                교감 : 박 종 국

  저는 교육부 교원정책과-2585(2024.4.5.) 「2024년 8월 말 퇴직 교원 정부포상 계획 알림」 경상남도교육청 초등교육과-80414(2024. 4. 12.)호「2024년 8월 말 퇴직 교원 정부포상 계획(안)」에 따라 「2024년 8월 말 퇴직 교원 정부포상 계획」에 정부포상 추천대상자입니다. 해서 저는, 2024년 8월 말 정년퇴직 예정자로서 동포초등학교 인사 자문위원회에서 재직 연수(40년 이상, 41년 6월 근무)에 해당하는 2급 황조근정훈장 추천대상자로 심의,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난마(亂麻) 같은 우리 교육 현실에서, ‘과연 훈장을 받아야 하는가?’‘일정 기간 근무만 하면, 공적에 상관없이, 본인 의사도 묻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주어지는 훈장을 왜 받아야 하나?’는데, 개적으로 심한 자괴감(自愧感)과 굴욕감(屈辱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2024년 8월까지, 오직 교직에 한 우물을 팠습니다. 그만큼 교사로, 또한 교감으로 봉직(奉直)하면서 남다른 교육 열정으로 소임과 아이들 교육에 소신껏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교원으로서 저의 삶은, ‘충분히 자랑삼고, 자긍심을 우러를 만큼 아름다웠다’라고 자신합니다.

  그런데 작금의 이러한 교육 현실을 두고 떠나는 퇴임 교원에게 거저 주어는 훈장이라니! 저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민주주의와 자기 책임을 다하는 자유(自由), 사리 분명한 정의(正義), 공정(公正)과 상식(常識)을 일깨웠습니다. 한데, 윤석열 정부는 민주주의와 자유, 공정과 정의는커녕 우리 교육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려고 합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이 안타까운 현실을 두고, 교직(敎職)을 떠나는 마음이 편할 리 없습니다.

  이미 밝혔듯이‘무한 경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교육 현실과 그 무거운 짐을 후배 교사에게 남기면서…’무슨 낯짝으로(전혀 자랑스럽지 않은) 훈장을 받고 의기양양하게 교단을 떠나겠습니까? 저는 무너진 교실을 두고 학교를 떠나는 게 후배 교사와 아이들, 학부모와 제자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그래서 (그냥 주어지는) 훈장을 받기보다 포기서를 제출하는 게 백번 천번, 천부당만부당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금 교육 상황과 나라 돌아가는 꼴이 너무나도 화가 나고, 부끄러워서 훈장을 포기(抛棄)합니다. 제가 교직 말년까지 학생의 인권과 민주시민교육, 교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을 위해 헌신(獻身)했는데, 이렇게 소중한 일을 한낱 종잇장처럼 무참하게 거둬버리고, 후퇴시키는 정부가 주는 훈장을 받는 그 자체가 저 스스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굴종 외교,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여 국가 대 국가로 만나야 하는데, 무지와 무능력, 공감 능력도 없이 불통으로 일관하는 대통령, 대한민국 국가 원수요, 수반으로서 당당함은 없고, 굽신 외교, 굴종 외교를 벌이는‘윤석열 정부가 주는 훈장’이라는 게 너무 치욕적이라 그깟 훈장을 거부합니다.

  무엇보다도 백년대계의 교육정책이 안타깝습니다.    

  더구나 하는 일마다 국민을 무시(無視)하는 모습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행정자치부여야 함에도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 책임질 줄 모르는 장관 처신(處身)을 볼 때, 무능한 대통령과 국무총리, 행정자치부 장관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훈장을 받는 게 제 미더운 양심(良心)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어떻게 훈장을 받겠습니까?

  저는 지금까지 육십 평생을 떳떳하게 살았습니다. 결코 후회 없이 당당합니다. 해서 그러한 인생 철칙(鐵則)을 제 아들 박현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고자 합니다.

  이에, 저는 황조근정훈장을 포기합니다.

                   2024년 4월 15일

                                동포초등학교 교감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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