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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강의에 나선 박노자 교수는 "지금부터 약 14년 전인 1991년에 한국에 입국, 고려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한국에는 왜 그렇게 십자가가 많을까?, 그렇다면 한국의 기독교란 무엇일까?' 심각한 의문에 빠졌다"며, "그때부터 한국의 종교에 관해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교수는 "노르웨이에 5년 동안 살면서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서구에 비해 강력한 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 종교의 문제점은? "신앙이 개별화되고 혼합화되는 경향 속에서 성경과 불경 가운데 좋은 것을 취하는 것이 종교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는 박 교수는 조선 전기, 후기를 아우르는 한국인의 종교에 관해 심도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에게 '어떻게 교회에 오게 되었는가?' 물었을 때,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기독교를 사회 정의가 강처럼 흘러넘치는 종교라기보다는 선진국에 대한 동경심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느낌을 가졌고, 종교의 매력은 신앙 자체가 아니라 선진국의 힘에 의존하려는 듯한 충격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말을 이었다. 결국 한국 사람은 종교를 믿으며 개개인이 무엇을 얻고자 하고, 축복 받는 삶을 추구하고, 남부럽지 않게 부자로 사는 것을 갈망하고, 물질적인 풍요와 정신적인 안정을 누리고 싶은 욕망이 종교로 이어진 것으로 박 교수는 보았다. 특히 S교회에서 설교를 들었을 때, "돈 많이 벌고, 부자 되고, 강력한 사람이 되는 것을 원하고, 개인이 얻고자 하는 것도 하나님에 의해서 선택받은 힘을 구하고, 결국 부유하고 안락한 생활을 강조하는 것을 보며, 어디까지가 자본주의이고 교회인지 불분명했다"고 술회했다. 이어 박 교수는 "힘을 얻기 위해서 종교 생활을 하는 것은 비단 기독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불교에도 존재한다"고 말하고, 그 단적인 사례로서 "자녀의 대학입학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믿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종교가 마치 이 사회를 지배하는 자본주의형 인간이 되는 것을 승리자처럼 인식하고, 약육강식 원리를 적용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통과의례가 되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교수는 "불교는 철저하게 과학적이고 합리적 가르침과 인과응보가 기본인데, 무엇을 위해 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불교사찰이 기도의 전설을 만들고 돈벌이를 한다는 것은 원시적인 방법으로 불교 사찰이라는 곳에서 개인이 자본주의적 힘을 가지려 한다는 것은 거의 충격적이었다"고 술회했다. 박 교수는 한국 교회 첨탑의 높이에 놀랐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무엇'을 추구하는 등 사찰이나 교회가 대형화하는 것도 의아스러웠으며, 교회를 보아도 중압감을 주는 듯한 규모와 십자가 등을 보며 "한국 사회에서 종교의 기본은 힘으로 죽고 사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 담론이 종교에 접목돼 변질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박 교수는 "기독교가 세계 체제에 대한 지배 이데올로기, 힘의 상징 미국과 동일시되고, 미국의 입장이 기독교에 의해 합리화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교수는 70년대 민중신학을 높이 평가했는데, "'낮은 데로 임하소서'를 표방한 민중신학은 미국의 종교, 힘센 나라의 종교, 우등 나라 우등 종교로부터 낮은 데로 임하며 고생하는 민중의 모습을 추구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중신학의 정신이 대형교회에서 상당한 배척을 받고 있지만 기독교를 좀 다르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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