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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조종사노조애 분노하는가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7. 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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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조종사노조 주장에 분노하는가"
파업 닷새째 노-노 갈등 조짐... 아시아나 사내 게시판에 비난글 빗발
텍스트만보기   손병관(patrick21) 기자   
▲ 지난 18일 서울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탑승수속 창구에 사과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닷새째 계속되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으로 20일 국내외 항공편의 결항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노-노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사내 인트라넷 '텔레피아'에 '나의 제언'이라는 자유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파업 조종사들의 '무리한 요구'를 성토하고 업무복귀를 종용하는 직원들의 의견이 수백 건씩 올라오고 있다.

파업 초기에는 조종사들을 비난하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면,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업무에 복귀한 조종사들을 격려하고 회사의 영업상황을 걱정하는 직원들의 의견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업 조종사들 요구를 성토하는 글 수백건

납득하기 힘든 조종사들의 일부 요구사항에 분노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항공사 직원들도 대체로 수긍하는 반응을 보였다.

나이가 많은 일부 조종사들을 고려해 승진시험시 토익점수 630점 이상의 기준을 폐지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한 직원은 "요즘 대기업에 들어가려면 900점은 기본으로 넘어야 하고 그렇게 해서 겨우 들어가도 월 200만원을 받기 힘든 세상인데, 운전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냐"고 비난했다.

또다른 직원은 "소위 '안전운항'을 운운하는 집단이 왜 안전운항의 기본이 되는 영어시험은 기피하려고 하나? 토익 630점이라면 자존심이 상해서 더 기준을 올려야 한다고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륙 전 음주체크를 하지 말라는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해 "비행 전 음주측정 거부하게 해달라고 회사에 압력넣냐? 왜 술깨는 시간 벌려고? 내 눈에 술집에서 기어나오는 꼴만 보여봐라, 비행전 음주 신고 할테니까"라고 으름장 놓는 직원도 있었다.

노조가 여자 조종사가 출산할 시 2년간 비행휴(병가의 일종)를 보장하고 급여를 100%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데 대해 "2년 동안 일도 안 하고 월급만 받겠다는 건데 차라리 임신 못하는 남조종사만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점점 불만 쌓이는 다른 직원들

인천 새마을 연수원에서 농성하는 조종사들을 대신해 공항에서 승객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직원들의 불만도 누적되고 있다.

한 직원은 "조종사님들은 편한 곳에서 투쟁하시고 공항직원들은 실컷 욕이나 먹으면서 얻을 것도 없는데 얼굴 붉혀가면서 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대한항공으로 손님이 몰리는 공항 카운터에 나와보라"고 주문했다.

또다른 직원은 "운항승무원들은 공항·영업·정비·캐빈·본사·화물 등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 없냐? 동료들은 지금 여러분 때문에 밤을 세워가면서 일에 치이고, 손님들에게 욕을 먹어가면서 곧 쓰러질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파업이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주위의 동료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가면서까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켜야 하냐"고 항변했다.

한 직원은 "전 직원의 50%가 넘게 찬성한다면 몰라도 4%도 되지 않는 250명 정도의 인원이 7000명의 직원들을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가 있냐"며 "이번 일을 계기로 노동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1년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파업에 들어간 항공관제사 1만1천여 명을 해고하고 정부 및 관련기관에 재취업 할 수 없도록 한 전례를 거론하며 파업에 가담한 조종사들을 엄중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여성조종사 윤희준씨가 하루 5번 이착륙하는 '5레그 비행'의 고충을 호소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 대해서도 반론이 있었다. 사내 사정을 잘 아는 한 직원은 <오마이뉴스>에 이메일을 보내 "윤씨의 경우 5레그 비행은 7개월 동안 2차례 밖에 없었는데 그런 정황 설명 없이 나간 것은 오해의 여지가 있다"며 "그리고 5레그 비행은 불법 운항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조종사노조의 주장대로 교대근무차 이코노미 좌석에 앉아서 가는 것까지 근무시간에 포함시키면, 한 달에 LA를 한 번 내지 한번 반 왕복하면 조종사의 한 달 근무가 다 끝난다"며 "이번 파업으로 인해 일반직 직원들의 박탈감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와중에 조종사 파업의 쟁점사항을 정리한 운항부문 직원의 글이 사내 인트라넷에 떠돌며 직원들로부터 커다란 공감을 얻고 있다. 글의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지난 18일 서울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탑승수속 창구에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현수막을 붙이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노사업무와는 관련 없지만 운항쪽을 잘 아는 직원으로서 양 항공사 조종사들의 주장이 너무 위험한 수준에 달한 것 같고, 또 많은 것이 잘못 알려지고 있는 것 같아, 제 사견을 게시합니다. 최근 국내 양 항공사와 조종사 노조간의 단체협상이 사회적 이목을 받고 있습니다.

양대 항공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단체협상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조종사 노조에서 요구하고 있는 내용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양 노조가 요구하는 사항은 차이가 있지만 당초 '해외 출장지 호텔마다 골프채 구비', '자녀 유학 등 가족 해외체류 조종사 비즈니스 등 항공권 추가 지급', '객실승무원 교체권' 등등 사회 통념과 동떨어진 요구사항들이 어려운 경제환경과 맞물려 언론인들을 포함, 일반대중들로부터 실소를 자아내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노조의 협상전략을 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이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런 요구사항들은 여론의 거센 비난을 의식해서 철회하기는 하였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조종사 노조의 요구사항 중 남아있는 것들이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안전운항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특수한 근무환경에서 일한다는 점을 십분 이용하여 잇속을 챙기고자 하는 집단 이기주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상급단체인 민노총의 입장에서도 양대 항공사 조종사 노조가 파괴력 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노동운동 자체의 의미에는 도움이 안되는... 계륵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만...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게는 당초 욕먹을 것이 뻔한 내용을 계속 끌고나와 함께 덤터기를 쓰게 만든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계륵이었을 거구요... 사족이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그런 점에서 분노하기 때문입니다. 안전운항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조종사들이 근로시간 단축 등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속한 항공사가 '안전하지 못하다'거나,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일한다'는 식으로 과장하며, 대외에 떠들고 다니는 모습은 최소한의 양심이나 양식이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나타날 수 없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일반 국민들에 대한 협박이라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비행기를 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열혈 애국지사도 아니고… 실제로 항공기는 일반적인 육상교통보다 훨씬 사고율이 덜하기도 하거니와 완벽한 수준의 안전시스템으로 운영, 관리되고 있으므로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제가 왜 조종사 노조의 주장에 분노하는지를 조목조목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비행시간에 대한 내용을 보겠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연간 비행시간 한도인 1000시간 안에 소위 'Positioning ; 타 항공기 운항임무를 위해 승객자격으로 항공기에 탑승하는 것'에 소요되는 시간(Deadheading Time)을 비행시간으로 포함하고, 비행수당까지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근무시간을 줄이고 물질적인 이득까지 취하겠다는 내용입니다만...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국 항공표준의 Bible로 삼고 있는 미국의 'FAR(Federal Aviation Regulation ; 연방항공법)'은 조종사의 연간 비행시간을 1,000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앞서 말한 Deadheading Time 및 훈련비행시간, 승객이 없는 Ferry 운항편은 비행시간에서 제외한다는 유권해석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승무원의 편승시간(Augmented Crew Time ; 교대가 필요한 장거리 비행시 휴식하는 시간) 및 비행훈련시간, Ferry 비행시간 등까지도 연간비행시간 1,000시간 안에 포함시켜 비행수당도 지급해 왔습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의 실제 비행시간은 기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월평균 약 65~70시간 내외(주당 15시간)입니다. 아무리 시차와 공중 근무환경 등을 고려해도 충분한 휴식을 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조는 현 근무시간이 '안전운항'을 저해할 정도의 피로를 준다고 호소하며 연간 비행시간 한도 내에 Deadheading Time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그 정도로 Critical한 상황을 우려하게 하는 피로도 측정의 근거는 아무데도 없습니다. 그 근거를 제시했다는 것이 고작 2001년경 비행시간을 줄였기 때문에 '90년대말 대한항공의 사고 이후 한 건도 사고가 없었다는 것이었고, 관련된 건설교통부의 보도자료 인용도 실제 보도자료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 건설교통부의 공식적인 의견회신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면 막연히 주장하고 있는 외국의 예를 볼까요? 연전 우리나라를 항공 2등급으로 판정한 소위 '항공분야 최고의 선진국'인 미국이 조종사의 비행시간을 연간 1000시간(주당 19시간꼴)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들의 요구에 비하면 얼마나 야만적인 행위입니까? 왜 그런데 유독 미국에서의 항공기 사고율은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것일까요?

소위 '안전운항'을 운운하는 집단이 왜 안전운항의 기본이 되는 영어시험은 기피하려고 할까요? 그것도 토익 630점이라면 자존심이 상해서 더 기준을 올려야 한다고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근무환경이 좋지 않아 조종사의 평균수명은 낮다고 말하기도 하던데 왜 정년은 연장을 해달라고 할까요? 나이가 들수록 돌연사 등 불의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지지 않을까요? 조종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로 7년을 쉰 조종사를 다시 복직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일까요? 왜 선진항공사 근무경력도 있는 외국인 조종사들의 채용을 반대하는 것일까요?

조종석 무료탑승 권한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최근 9.11사태 등 항공기 보안 등의 문제로 오히려 조종석 출입은 보다 엄격한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온갖 보안대책들이 적용되고 있는데, 자신들은 개인적인 여행을 할 때 조종석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여유 좌석이 있으면 객실로 이동하겠다는 요구사항은 무슨 소립니까? 결국 아무 때나 공짜 여행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에 다름 아닙니다. 안전이니 보안이나 하는 말이 조종사 노조의 입에서 나오는 것 자체가 우습게 여겨지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또 휴일 확대와 근무시간 단축 요구의 문제점을 한번 보겠습니다.

휴일 확대와 근무시간 단축 요구에 대한 조종사들의 요구는 일반적인 근로체계와 달리 양자적인 혜택의 모순이 있습니다. 휴일을 보장하면 휴일을 제외한 날은 근무를 하는 날이겠지요. 그러나 조종사들은 휴일은 휴일대로 보장해야 하고, 또 근무시간(비행시간)은 근무시간대로 단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근로시간 단축을 주5일제로 해석하여 휴일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비행시간은 비행시간대로 줄여달라고 요구하는 것인데 결국 2중의 혜택을 보겠다는 것입니다. 또 비행시간을 줄이면 줄인 만큼 비행수당을 올려달라고 주장할 것은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또 음주 및 약물측정에 대한 요구사항은 기가 차기까지 합니다.

현행 관련법에 의해 공항의 조종사, 정비사, 운항관리사, 객실승무원은 연간기준으로 근무전후에 전체 인원의 5%에 대하여 불시 음주 및 약물검사를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조종사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혈중알코올 및 약물복용에 대한 감독기관 또는 회사로부터의 검사는 입사 전 검사, 사고 / 준 사고 후 검사, 그리고 임무 후 검사에 한한다'는 것입니다. 임무전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주장입니까? 사고가 나야 검사를 할 수 있고, 임무 후 술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할 수 있다는 말일까요?

노조 반전임자(위원장/간부)는 월 120/110시간에 해당하는 비행수당을 달라고 합니다.

현재 일선에서 비행을 전담하는 조종사의 월 평균비행시간이 65~70시간대이고, 다른 항목까지 다 합쳐도 월간 1000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되어있음은 말씀드렸습니다. 이들의 주장대로 하면 년간 1440시간/1320시간의 비행시간을 인정해 달라는 말이며, 비행수당으로 환산하면 연 6600만원에 달하는데 조합 간부일수록 비양식은 더해지는 모양입니다. 조합원들을 위해서 하는 희생은 아니라는 말일까요? 거기다가 조합간부 징계는 조합의 합의를 받으라고 하는데 비행중 법규위반등을 해도 그냥 넘어가자는 말일까요?

또 사안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현재도 조합이 회사가 결정하는 조종사의 인사, 운항관련 규정 등등 인사경영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조합에 모니터하거나 발언권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회사가 의도적이던 아니던 잘못된 판단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이번에는 조합과 합의로 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절대적인 교섭권을 갖고, 회사의 손발도 묶어놓고, 조합을 따르지 않는 조종사들에게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자는 뜻이겠지요.

생리휴가 유급화,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한 휴직시 임금 100% 지급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성 조종사의 복지를 위해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겠습니다만 그것도 사회 통념상 어느 정도 선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가령 연봉 1억의 여자 조종사가 자녀를 2~3명 낳으면 2~3억 이상의 돈을 회사가 지불을 해야 합니다. 또 그 비어있는 기간동안 다른 조종사를 추가로 고용하여 그만한 급여를 지급해야 합니다. 아시아나가 아무리 모성을 강조하는 기업이지만 여자조종사 한 번 뽑았다가 큰 코 다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앞으로 누가 여성 조종사 뽑자고 하겠습니까? 다른 여성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 골프채도 이왕 해주는 거 명문화하자고 한 것뿐이다라고 강변하기도 했지만, 그나마 조종사들은 건강관리 등 여러 면에서 일반 직원들보다 제한을 많이 받고 있으므로 공사상의 병가휴직 기간에도 평시 비행할 때와 같은 임금을 지급해온 회사의 배려가 이렇게 한없는 욕심을 낳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의 속성이 이런 것이구나 하며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젊은 조종훈련생 출신 조종사들의 자만심도 문제입니다.

IMF 이전에는 대졸 기준으로 조종훈련생을 뽑아 숙식비 및 생활비 등 회사에서 모든 교육비용을 대며 조종사로 육성하여, 현재 기장, 부기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IMF 이후 입사자의 경우에는 직접훈련비를 추후 환급) 일반적으로 조종훈련생이 약 2년간의 기본훈련을 마친 후 부기장이 되면 20대 말, 30대 초에 8천만원의 고소득자가 되고, 그 기간동안 회사는 수억원을 훈련육성비용으로 투자합니다. 또 부기장에서 기장이 되기까지 약 7~8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그 기간중에도 역시 항공사가 투자하는 훈련비용이 막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종훈련생들은 모든 것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나아가 군경력 조종사의 경력인정을 제한하라고 주장하는 등 조종훈련생 출신 조종사간에 서열 다툼도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애초에 단협 요구사항에 이러한 내용도 함축되어 있기는 했었지만 결국 이것도 안전운항과는 거리가 먼 이권다툼에 불과합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정리해본다고 써보긴 했지만 돌아보니 중구난방인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퇴직금 누진제 요구 등 많은 내용들이 있습니다만 아뭏든 현재 조종사 노조가 요구하는 내용은 누구라도 중요한 요소라고 받아들이는 '안전운항'을 빌미로 하여, 사회통념을 벗어난 수준의 '고용안정'과 '근무시간 단축 및 휴일확대', '물질적 수입증대' 등등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준에 다름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제가 최근의 상황을 보면서 몇가지 정리를 해본 내용으로 하여 전체 조종사들을 '나쁜 사람들' 또는 '양식없는 사람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들'로 매도 당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주위에는 어느 누구보다 현실을 우려하고, 회사를 사랑하는 조종사도 다수 있습니다.

또 물론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하여 근로환경이나 복지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 개인적으로 노동조합의 근본적 필요성도 강하게 인정하고, 아직도 그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현실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양 항공사와 양 조종사 노조간의 단체협상은 일반적인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노사관계의 틀 안에서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조종사 노조가 사회법규와 통념, 주위 사람들과의 조화, 자기가 속한 조직의 사정 등등을 우선 생각해 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요구사항을 가지고 회사와 대화함으로써 사회와 소비자와 회사와 종업원과 주주등 이해 당사자가 모두 함께 발전하는 근원적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005-07-20 17:36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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