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려는 자들은 '빨갱이'다. 빨갱인 쳐부수자." 잔뜩 흐린 날씨에 후텁지근해 가만히 앉아있어도 짜증 날 것 같은 17일 오후 1시, 인천 자유공원. 이곳에서는 공원 중앙에 서있는 '맥아더 동상'을 사이에 두고 때아닌 이념 논쟁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며 "맥아더의 인천상류작전은 우리 민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300만명 이상의 민족을 학살하면서까지 분단을 고착시켜 놓은 침략행위"라고 소리 높였다. 반면 다른 한쪽에선 동상 철거는 절대 안된다며 "맥아더는 '적화통일'의 위기에서 구해 자유와 번영을 하게 해준 구원자"라고 주장했다. 사실 지금까지 그는 교과서와 위인전기 등을 통해 6.25 전쟁 영웅으로 우리들에게 기억돼 왔다. 그러나 최근 맥아더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연 맥아더는 우리의 '구원자'였나, 아니면 '침략자'였나? "양키 점령군 사령관" VS "빨갱이 쳐부수자" 1950년 9월 15일, 국제연합(UN)군은 맥아더의 지휘 아래 인천 월미도 상륙에 성공했다. 이 작전으로 인해 한국전쟁의 전세는 북에서 남으로 뒤바뀌게 됐다. 이후 57년 이승만 정부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맥아더를 위해 작전지에서 가까운 '자유공원'(인천시 중구 응봉산)에 그의 동상을 세웠다. 동상은 인천시 명물 중 하나로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헌화를 하거나 기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효순·미선이가 미군 장갑차에 치여 죽게되는 사고를 당한 뒤 반미감정이 고조됐고, 이 시점부터 소위 '맥아더'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됐다. 지난 5월 10일 김수남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 의장 등 10여명의 인천지역 재야원로들이 "맥아더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인천시청, 중구청 등 자리를 옮겨가며 17일까지 67일간 농성을 지속해왔다. 김 의장은 "맥아더는 미 제국주의 양키들의 상징"이라며 "맥아더 동상 철거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는 1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맥아더를 ▲점령군 의도를 담은 포고령 내린 장본인 ▲한반도에 26개 핵폭탄 투하 주장한 사람 ▲UN 허가 없이 38도선 넘은 불법행위자 ▲인천상륙작전 뒤 대량 민간인 학살 책임자 등으로 규정했다. 우선 맥아더 포고령에는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점령정책에 저항하거나 위배하는 한국인들은 사형 또는 엄벌에 처한다'고 나와있다"고 강 교수는 소개했다. 그는 상륙작전 뒤 UN의 허락 없이 38선을 넘어 북진했다는 점을 들며 "UN은 38선을 넘는 것은 '침략'으로 규정했다, UN 승인 없이 (38선 넘어) 공격한 것은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맥아더가 한국 군·경에 의한 약 100만여명의 민간인 학살의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당시 군·경은 모두 UN군 사령관의 지휘하에 있었다는 것. 마지막으로 강 교수는 "그는 26개의 핵폭탄을 북에 투하해야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라며 "실제 유럽의 반대가 없었다면 한반도에 원자탄이 투하됐을 것"이라고 고발했다. 강 교수는 "대통령을 꿈꾸던 그는 미국에서도 '신화'에서 금새 '우화'로 끝나버렸다"며 "그런 사람의 동상을 지금까지 세워두고 있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2002 여중생 사망 이후 맥아더 재평가 점화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맥아더는 대한민국의 은인, 공산체제로부터 구해준 구세주"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유청영 인천지역 황해도민회 회장은 "맥아더는 UN군 사령관으로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우리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라며 "우리는 은혜를 악으로 갚는 국민이 아니다, 동상은 영구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의 적은 미국이 아닌 북한이다, 미국이 적이라고 주장하는 저들은 빨갱이"라며 "그들은 미국 때문에 공산화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자들"이라고 동상 철거 집회 참가자들을 비난했다. 이들은 15일 신문광고를 통해 ▲맥아더 동상이 철거되면 '김일성 동상'을 세우게 될 것 ▲동상을 지켜내는 것은 한미동맹과 자유대한을 지켜내는 제2의 인천상륙작전 등이라고 강조했다. 보수단체의 시위로 인해 철거 촉구 결의대회는 예정시간보다 늦은 오후 3시30분에야 시작됐다. 임찬경 주한미군철수운동본부 상임공동의장은 "맥아더 동상 철거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이라고 외쳤다.
|
|
나는 왜 조종사노조애 분노하는가 (0) | 2005.07.21 |
---|---|
영세민 아파트에 한 집 걸러 위성안테나? (0) | 2005.07.19 |
7.10 평택 시위, 본정리와 내리는 달랐다. (0) | 2005.07.15 |
탈옥 자체보다 더 충격적인 탈옥 과정 (0) | 2005.07.14 |
'학부모 운동의 정체성과 전망' 토론회 (0) | 2005.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