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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에서도 볼 수 없는 높은 비율의 위성방송 설치 현상에 주변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연 어떻게 된 사연일까. 유선방송 끊긴 뒤 TV 안나오자 위성방송 설치 울산광역시 동구 화정동에 있는 화정주공아파트에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곳은 많은 입주민이 정부의 생활비 지원을 받고 있는 전형적인 영세민 아파트단지다. 하지만 지난해 5월경부터 스카이라이프 안테나가 이 아파트 베란다에 하나둘씩 달리기 시작했다. 이후 1여년이 지난 지금 이 아파트단지는 입주민 40% 가량이 스카이라이프를 시청하는 부유층 아닌 부유층단지가 됐다. 하지만 스카이라이프를 설치한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영세민들과 일반인 입주자들은 "기존 유선방송이 일방적으로 끊긴 후 TV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스카이라이프를 설치하게 됐다"고 항변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이곳에 유선방송을 설치하고 세대당 월 1000원씩의 유선비를 받던 중앙케이블방송사가 지난해 5월경 갑자기 유선비를 33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하면서부터. 당시 입주민들은 반상회에서 이 문제를 토론하면서 갑자기 시청료를 3배나 올리는 것은 영세민들이 많은 이 지역 특성상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을 케이블방송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케이블방송측은 다른 아파트단지도 5천원 정도로 시청료를 인상하므로 화정주공아파트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맞섰다. 문제는 대다수 입주민이 이런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유선방송이 끊겨 버린 것. 중앙케이블방송이 일방적으로 유선을 끊고부터 입주민들은 TV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화면을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된 것. 주민들은 관리사무실에 수차례 항의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 갑자기 위성방송사인 스카이라이프측에서 설치비 무료, 시청료 3개월 무료 등 조건을 내세우며 이 아파트단지에서 홍보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영세민을 포함한 주민들은 수차례 관리사무실에 항의했으나 여전히 TV가 제대로 나오지 않자 일부 주민들은 일단 몇 달간 공짜로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얘기에 혹해 하나둘 스카이라이프를 신청하기 시작했다. 영세민들 "힘없는 자의 선택권 박탈" 영세민인 105동의 한 주민은 "관리사무실에 아무리 항의해도 TV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통에 갑자기 스카이라이프 영업사원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 위성방송을 신청했다"며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지 않느냐, 영세민들이 왜 높은 가격의 위성방송을 이같이 많이 시청하느냐 하는 비난은 당시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의 말"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측은 이때 2년 정도 의무적으로 위성방송을 시청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은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많은 영세민들이 스카이라이프 시청료를 못내 현재 스카이라이프측에서 방송을 끊어버린 곳이 여러 곳 있다. 주민들은 "당장 TV가 안나오는데 어떻게 하나, 위성방송을 몇 달 보다 TV가 잘 나오면 그만 보려고 했다"고 항변했다. 당시 방송이 잘 나오지 않자 한 할머니는 TV가 고장 나서 그런 줄 알고 새로 TV를 구입했고 역시 제대로 나오지 않자 가전제품사에 항의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주민들 결탁의혹 제기에 아파트관리실 "우연의 일치" 일부 주민들은 관리사무실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1년 넘게 방치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한다. 입주자들은 요즘같이 첨단을 달리는 세상에 도심 한가운데에서, 그것도 시청료 2500원을 원천공제하면서 TV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106동에 사는 주민 황모씨는 "관리사무실과 중앙케이블방송, 스카이라이프가 공동으로 결탁해 영세민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극단적으로 말했다. 실제 취재 당시인 7월초 황씨의 집 TV는 화면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황씨는 "관리실에 수차례 항의해도 개선되지 않던 중 스카이라이프측에서 몇 번씩이나 영업을 나와 유선을 설치하라고 했다"며 "심지어 낮에 부모가 없는 사이 아이들에게 홍보를 해 아이가 스카이라이프를 설치하자고 떼를 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결탁의혹을 받고 있는 아파트관리소측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TV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결탁의혹까지 받자 "중앙케이블방송이 유선을 끊으면서 수신 안테나 위치를 건드려 TV가 잘 나오지 않나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중앙케이블방송 동구지사 관계자 역시 "결탁은 말도 안된다"면서 "당시 유선비를 올리려 하자 주민들이 반상회를 통해 유선을 시청할 수 없다고 해 유선을 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3천원도 내지 못하겠다던 주민들이 월 2만원이나 하는 스카이라이프를 시청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유선비를 3배나 인상하겠다고 해 반상회 등을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하기는 했으나 유선을 끊겠다고 한 주민은 별로 없었다"며 "왜 이어지는 항의에도 관리사무소와 유선방송이 제대로 고치지 않았는지 화가 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힘없는 자가 아무리 외쳐도 TV 시청 하나 제대로 할 수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가의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한편 스카이라이프측은 "이곳에 유선이 끊겼다는 소문을 듣고 영업을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화정주공아파트 관리실 관계자는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며 하루빨리 공중파방송이라도 잘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절반 가까운 주민들이 스카이라이프를 설치한 상태이며 관리사무실에서 기존 유선방송이 끊긴 후 1여년이 지나도록 이를 방치하고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한편 7월 초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자 화정주공아파트 관리사무실은 불과 몇 시간만에 안테나를 고쳐 공중파 방송이 잘 나오도록 조치했다. 현재 화정주공아파트에서는 거의 1년 2개월 만에 TV가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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