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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술자리 폭언 파문을 일으킨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지난 27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이번 사건은 오마이뉴스가
조작한 사건’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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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의 대구고·지검 국감 당일(22일) 밤 여야 의원들과 검사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일어난 '폭언과 성희롱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22일 밤 대구 모 호텔 지하 L바에서 벌어진 '술판'은 한 국회의원의 욕설과 폭언, 만취한 검사의 여사장 성희롱, 그리고 국회의원과 고위검사들의 부적절한 향응 술자리였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애초 이 사건은 L바 여사장 H씨에 대한 주성영 의원의 '욕설 폭언' 의혹으로 시작됐지만, 상황이 전개되면서 현장에서 심각한 '성희롱'도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장본인은 대구지검 정선태 차장 검사. 하지만 당초 욕설 폭언 당사자로 지목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나, 주 의원으로부터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정 차장검사는 처음에는 모두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발뺌했다. <오마이뉴스>는 H씨가 자신을 찾아온 기자들에게 사건의 일부 실체만 밝힌 지난 23일 오후부터 지금까지 사건이 벌어진 L바를 중심으로 여러 관련자를 취재했다. 그날 밤 L바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H씨와 정 차장검사, 여야 의원, 목격자, 술집 여직원 등을 통해 재구성한 22일 밤 11시 L바 홀로 들어가 보자. [1막] 욕설의 시작, 주성영 "야 XX, 준비가 다 됐다더니…"
이곳 사장인 H씨는 이미 1층에서 술을 마시던 주성영 의원 등을 만나 "최근 가게를 열었다"며 자신의 가게에 한번 들러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었다. 지하 1층에 자리잡은 L바는 3~4인용 객실(룸) 1개와 노래방 시설을 갖춘 7~8인용 객실(룸) 1개, 그리고 4인용 홀 테이블 3개, 바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이날 밤 10명이 넘는 주 의원 일행이 L바를 찾았을 때는 다 함께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날 술집에는 홀 테이블에 앉은 손님 2명과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이아무개(39·제약유통업)씨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 사장 H씨, L씨 등 여종업원 2명이 손님을 접대하고 있었다. L바는 홀이 길고 좁아 늦게 온 주 의원 일행은 자리에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H씨는 부랴부랴 홀에 있던 손님 2명에게 양해를 구해 작은 객실로 옮기고, 주 의원 일행을 홀 테이블로 안내했다. 잠깐동안이긴 하지만 주성영 의원과 일행이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야 XX, 준비가 다 됐다더니…." 주 의원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온 것은 이 순간부터였다. 술자리 준비 과정부터 '상소리'를 한 것은 주 의원 본인은 물론 H씨, 그리고 주 의원이 주요 증인으로 내세운 목격자 이씨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주 의원은 이에 대해 "특정인에게 한 상소리가 아니고 일행에게 미안해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 지역 지역구 의원으로서 미안함을 감추기 위해 한 소리라는 얘기다. 엇갈리는 진술 이후 술자리가 마련된 뒤부터 진술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처음 H씨는 불편한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주 의원으로부터 술자리 내내 폭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H씨는 사건 다음날인 23일 오후 자신을 찾아온 기자들에게 "눈만 마주치면 (주 의원이) 욕을 했다"(연합뉴스)거나 "XX년, 입(또는 아가리) 닥쳐라"(목격자 이씨) 등의 욕설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욕설은 안 했다"고 펄쩍 뛰고 있다. 처음 상소리를 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 뒤 술자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목격자라는 이씨도 "('이 X팔', '아가리 닥쳐'인지 '입 닥쳐'인지 등을 빼고는) 욕설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여종업원 L씨는 "그날 나는 룸에 들어가 있어서 바깥 일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참석자들은 주 의원에게서 심한 욕설이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날 함께 술을 마신 열린우리당 A의원은 "<오마이뉴스> 보도보다 더 심한 욕설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른 B의원도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불안해서 빨리 나가자고 다른 의원들을 다그쳤다"고 전했다. 그날 동석했던 대구지검 검찰 간부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날 술자리에서의 폭언은 대부분 주 의원이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H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 의원이 욕설을 한 것은 시종일관 인정하고 있지만 그 정도에 대해서는 매체마다 다소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목격자인 이씨를 제외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나 검찰 간부들도 적극적인 공개증언은 꺼리며 정확한 진상을 밝히지 않고 있다. [2막] 검사의 성희롱
지하에 있는 L바에서 1층으로 나가려면 'ㄱ'자로 꺾인 복도를 지나 좁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주 의원 일행을 배웅하던 H씨는 여기서 성희롱 사건이 일어났다고 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차장검사는 또 호텔 앞 화단에 노상방뇨를 하는 추태를 부렸다. 주 의원 일행을 배웅하고 돌아온 H씨는 평소 잘 아는 사이로 이날 혼자 술 을 마시고 있던 이씨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다. 27일 현재 술자리 이후 '추태'의 장본인은 정 차장검사로 밝혀졌다. 그날 정 차장검사는 만취한 상태에서 H씨에게 "얼마면 되냐, 한 10억쯤 주면 되냐(같이 잘 수 있나)", "10억 이하로 (다른 사람에게) 주면 구속시켜버리겠다"는 등 막말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차장검사의 모욕적 말을 듣고 노상 방뇨까지 지켜본 H씨는 격분했다. H씨는 지하 L바로 내려와 이 사실을 목격자 이씨에게 털어놨고, 이씨는 H씨를 위로하기 위해 L바에서 술을 마시면서 노래방 기기가 설치된 객실에서 노래를 함께 불렀다. 새벽 2시30분께 이씨가 L바를 나섰고, 10여분뒤 H씨가 뒤따라 나갔다. 이씨는 당시 속이 상한 H씨와 소주를 한 잔 더 한 뒤 헤어졌다고 말했다. 검찰의 내부조사에서 드러난 것은 2막 다음날인 23일 오전 정 차장검사는 자신의 '추태'를 무마하기 위해 H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차장검사는 H씨에게 백배사죄했다. 정 차장검사의 말에 따르면 당시 H씨는 "이 일을 덮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 차장검사는 처음부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희롱 사건'을 숨겼다. 2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정 검사는 "성희롱 사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6일에는 "술이 너무 취해 급한 마음에 노상 방뇨를 했다"며 일부 사실을 시인했다. 그럼에도 성희롱 사실은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정 차장검사는 H씨가 25일 밤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엄청난 일'이라고 표현한 대목에 대해서는 "그날 나를 비롯해 모두가 많이 술에 취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27일 검찰 진상조사 결과, 정 차장검사의 성희롱 사건은 사실로 밝혀졌다. 물론 정 차장검사는 지금도 "(당시) 술자리를 파할 무렵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명하고 있다. 27일 '국감 술자리 추태'를 자체 진상조사한 대검찰청은 정 차장검사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결과에 따라 응분의 인사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은 또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정 차장검사가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인정됐다"며 정 차장검사로 인해 그동안 언론에서 사실과 다르게 보도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성영 의원과 정 차장검사의 진술이 상반되면서 진실공방을 벌였던 성희롱 사건의 진상은 정 차장검사의 시인으로 그 윤곽이 예상보다 일찍 드러나게 됐다. 여전히 1막, '욕설 폭언'이 남았다
애초 주 의원의 욕설 폭언을 증언했던 H씨는 25일 밤 <오마이뉴스>에 전화를 걸어 "(주 의원의 욕설과 폭언은) 사실이다"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정 차장검사의 성희롱이 치명적인 문제였지만, 당초 H씨가 문제를 제기했던 주 의원의 욕설 폭언 역시 결코 간과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인 셈이다. 성희롱 추태를 시인한 정 차장검사도 27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해명서를 통해 "당초 언론에 보도된 술자리 추태의 내용은 술자리가 파할 무렵 이후가 아닌 음주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었으므로 나름대로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음주과정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긴박하게 사건이 전개되고 주성영 의원과 일부 언론이 '성적 욕설 폭언=성희롱'으로 간주하면서 두가지의 개별 사건, 즉 '욕설 폭언'과 '성희롱'의 경계가 희석되고 있다. 아울러 매년 고질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국감 뒤 피감기관의 국회의원 향응접대에 대한 비판도 거의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 의원은 정 차장검사의 성희롱을 빌미 삼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검측은 "주 의원의 욕설과 폭언은 검찰의 자체 진상조사 대상이 아니어서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 의원의 폭언은 본인도 일부 시인한 부분도 있어 고소가 들어오면 사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는 단초가 됐던 주 의원의 '욕설 폭언' 추태. 그 진실을 가리는 데 사법조사까지 필요한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당장에라도 국회는 국회의원이 연루된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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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국감 술자리 파문의 당사자인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27일 서울고검·서울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이 사건의 가장 본질적인 것은 사이비 황색 언론 오마이뉴스에 의한 사건 조작"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어 "아무런 확인도 없이 자의적인 조작에 따라 개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기사를 계속 보도해서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를 주고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민주주의의 기초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를 "아무런 확인없이", "자의적인 조작"을 하면서 보도했다는 주 의원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을 오도하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문제의 룸바 사장 H씨의 '첫 증언'(23일)을 5명의 다른 언론사 기자와 함께 들었으며 어떤 "자의적인 조작"도 한 바가 없다. H씨의 증언을 함께 들었던 연합뉴스, MBC 등 다수의 언론사가 오마이뉴스 첫 보도 이후 비슷한 맥락에서 H사장의 증언을 바탕으로 보도를 했기 때문에 오마이뉴스가 유독 주성영 의원에게 불리한 기사를 "자의적으로 조작"했다는 주 의원의 주장은 더욱 사실과 다르다. 사실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주 의원이 오마이뉴스와 관련해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국감기간중의 피감기관과의 부적절한 술자리와 폭언에 대한 비판여론을 모면하고 자신이 주장해온 음모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궁색한 시도로 보인다. 오마이뉴스는 H 사장의 '첫 증언'을 바탕으로 한 첫 보도 이후 핵심 당사자들의 인터뷰와 추적보도를 통해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왔다. 실제로 오마이뉴스의 첫 보도를 계기로 여야 국회의원과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2~3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고, 그 술값을 피감기관 쪽에서 치르려했다가 뒤늦게에야 국회의원들이 내고, 주 의원의 폭언 외에도 차장 검사의 성희롱 발언이 있었다는 '추악한 진실'이 속속 드러났다. 이야말로 국민의 대의기관을 감시 비판하는 언론의 본질적인 소명이자 책무 아닌가. 여야당과 국회는 당장에라도 윤리특위를 가동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국회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직분을 망각한 소속 의원들을 경중에 따라 징계 조처함이 마땅할 것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소속 정당은 해당 국회의원을 감싸고 돌거나 자기 당 소속 의원만 빼놓고 제소하는 후안무치를 저지르고 있다. 심지어 피감기관과의 술자리를 주도한 주 의원은 자숙하거나 반성하기는커녕 신성한 국감장에서 <오마이뉴스>와 관련한 허무맹랑한 주장을 내놓았다. 참으로 본말이 전도된 어처구니없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주 의원은 국감장에서 '오마이뉴스에 의한 사건 조작'을 증명하지 못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공인으로서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감장에서 행한 발언인 만큼,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마이뉴스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매우 구체적인 명예훼손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도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2005년 9월 27일 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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