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그날 밤 L바에 무슨 일이 있었나?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5. 9. 28. 11:56

본문

728x90
1막, 주성영 폭언 - 2막, 정 검사 성희롱
[사건의 재구성] 그날 밤 'L바'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텍스트만보기   김영균(gevara) 기자   
▲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
ⓒ2005 오마이뉴스 편정아

국회 법사위의 대구고·지검 국감 당일(22일) 밤 여야 의원들과 검사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일어난 '폭언과 성희롱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22일 밤 대구 모 호텔 지하 L바에서 벌어진 '술판'은 한 국회의원의 욕설과 폭언, 만취한 검사의 여사장 성희롱, 그리고 국회의원과 고위검사들의 부적절한 향응 술자리였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애초 이 사건은 L바 여사장 H씨에 대한 주성영 의원의 '욕설 폭언' 의혹으로 시작됐지만, 상황이 전개되면서 현장에서 심각한 '성희롱'도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장본인은 대구지검 정선태 차장 검사. 하지만 당초 욕설 폭언 당사자로 지목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나, 주 의원으로부터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정 차장검사는 처음에는 모두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발뺌했다.

<오마이뉴스>는 H씨가 자신을 찾아온 기자들에게 사건의 일부 실체만 밝힌 지난 23일 오후부터 지금까지 사건이 벌어진 L바를 중심으로 여러 관련자를 취재했다. 그날 밤 L바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H씨와 정 차장검사, 여야 의원, 목격자, 술집 여직원 등을 통해 재구성한 22일 밤 11시 L바 홀로 들어가 보자.

[1막] 욕설의 시작, 주성영 "야 XX, 준비가 다 됐다더니…"

▲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 내부 홀 전경. 22일 밤 이 자리에서 주성영 의원을 비롯해 동료의원과 대구지검 간부검사 등이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보인다.
ⓒ2005 오마이뉴스 편정아
이날 국회 법사위 대구고·지검 국감을 마친 일행들은 저녁 7시부터 밤 9시까지 지검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이들은 이후 숙소인 모 호텔로 돌아와 1층 칵테일바에서 1차 술자리를 가졌다. 밤 11시께 주성영 의원과 여야 의원, 정 차장검사 등 검찰간부 일행 10여명은 2차 술자리를 위해 지하 1층 L바를 찾았다.

이곳 사장인 H씨는 이미 1층에서 술을 마시던 주성영 의원 등을 만나 "최근 가게를 열었다"며 자신의 가게에 한번 들러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었다. 지하 1층에 자리잡은 L바는 3~4인용 객실(룸) 1개와 노래방 시설을 갖춘 7~8인용 객실(룸) 1개, 그리고 4인용 홀 테이블 3개, 바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이날 밤 10명이 넘는 주 의원 일행이 L바를 찾았을 때는 다 함께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날 술집에는 홀 테이블에 앉은 손님 2명과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이아무개(39·제약유통업)씨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 사장 H씨, L씨 등 여종업원 2명이 손님을 접대하고 있었다.

L바는 홀이 길고 좁아 늦게 온 주 의원 일행은 자리에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H씨는 부랴부랴 홀에 있던 손님 2명에게 양해를 구해 작은 객실로 옮기고, 주 의원 일행을 홀 테이블로 안내했다. 잠깐동안이긴 하지만 주성영 의원과 일행이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야 XX, 준비가 다 됐다더니…."

주 의원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온 것은 이 순간부터였다. 술자리 준비 과정부터 '상소리'를 한 것은 주 의원 본인은 물론 H씨, 그리고 주 의원이 주요 증인으로 내세운 목격자 이씨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주 의원은 이에 대해 "특정인에게 한 상소리가 아니고 일행에게 미안해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 지역 지역구 의원으로서 미안함을 감추기 위해 한 소리라는 얘기다.

엇갈리는 진술

이후 술자리가 마련된 뒤부터 진술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처음 H씨는 불편한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주 의원으로부터 술자리 내내 폭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H씨는 사건 다음날인 23일 오후 자신을 찾아온 기자들에게 "눈만 마주치면 (주 의원이) 욕을 했다"(연합뉴스)거나 "XX년, 입(또는 아가리) 닥쳐라"(목격자 이씨) 등의 욕설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욕설은 안 했다"고 펄쩍 뛰고 있다. 처음 상소리를 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 뒤 술자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목격자라는 이씨도 "('이 X팔', '아가리 닥쳐'인지 '입 닥쳐'인지 등을 빼고는) 욕설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여종업원 L씨는 "그날 나는 룸에 들어가 있어서 바깥 일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참석자들은 주 의원에게서 심한 욕설이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날 함께 술을 마신 열린우리당 A의원은 "<오마이뉴스> 보도보다 더 심한 욕설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른 B의원도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불안해서 빨리 나가자고 다른 의원들을 다그쳤다"고 전했다. 그날 동석했던 대구지검 검찰 간부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날 술자리에서의 폭언은 대부분 주 의원이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H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 의원이 욕설을 한 것은 시종일관 인정하고 있지만 그 정도에 대해서는 매체마다 다소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목격자인 이씨를 제외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나 검찰 간부들도 적극적인 공개증언은 꺼리며 정확한 진상을 밝히지 않고 있다.

[2막] 검사의 성희롱

▲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 내부 모습.
ⓒ2005 오마이뉴스 편정아
술자리를 마칠 때 또 한번의 큰 사단이 벌어졌다. 밤 12시20분께 주 의원 일행이 자리를 파할 즈음, 정 차장검사는 자신이 '카드'로 술값을 계산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하지만 사장 H씨는 "개업한지 얼마 안돼(카드 리더기가 아직 설치돼 있지 않음) 카드로 계산이 안된다"며 "현금으로 계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10여분 사이 주 의원 일행은 모두 L바를 빠져 나왔다.

지하에 있는 L바에서 1층으로 나가려면 'ㄱ'자로 꺾인 복도를 지나 좁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주 의원 일행을 배웅하던 H씨는 여기서 성희롱 사건이 일어났다고 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차장검사는 또 호텔 앞 화단에 노상방뇨를 하는 추태를 부렸다. 주 의원 일행을 배웅하고 돌아온 H씨는 평소 잘 아는 사이로 이날 혼자 술 을 마시고 있던 이씨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다.

27일 현재 술자리 이후 '추태'의 장본인은 정 차장검사로 밝혀졌다. 그날 정 차장검사는 만취한 상태에서 H씨에게 "얼마면 되냐, 한 10억쯤 주면 되냐(같이 잘 수 있나)", "10억 이하로 (다른 사람에게) 주면 구속시켜버리겠다"는 등 막말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차장검사의 모욕적 말을 듣고 노상 방뇨까지 지켜본 H씨는 격분했다. H씨는 지하 L바로 내려와 이 사실을 목격자 이씨에게 털어놨고, 이씨는 H씨를 위로하기 위해 L바에서 술을 마시면서 노래방 기기가 설치된 객실에서 노래를 함께 불렀다.

새벽 2시30분께 이씨가 L바를 나섰고, 10여분뒤 H씨가 뒤따라 나갔다. 이씨는 당시 속이 상한 H씨와 소주를 한 잔 더 한 뒤 헤어졌다고 말했다.

검찰의 내부조사에서 드러난 것은 2막

다음날인 23일 오전 정 차장검사는 자신의 '추태'를 무마하기 위해 H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차장검사는 H씨에게 백배사죄했다. 정 차장검사의 말에 따르면 당시 H씨는 "이 일을 덮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 차장검사는 처음부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희롱 사건'을 숨겼다. 2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정 검사는 "성희롱 사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6일에는 "술이 너무 취해 급한 마음에 노상 방뇨를 했다"며 일부 사실을 시인했다.

그럼에도 성희롱 사실은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정 차장검사는 H씨가 25일 밤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엄청난 일'이라고 표현한 대목에 대해서는 "그날 나를 비롯해 모두가 많이 술에 취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27일 검찰 진상조사 결과, 정 차장검사의 성희롱 사건은 사실로 밝혀졌다. 물론 정 차장검사는 지금도 "(당시) 술자리를 파할 무렵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명하고 있다.

27일 '국감 술자리 추태'를 자체 진상조사한 대검찰청은 정 차장검사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결과에 따라 응분의 인사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은 또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정 차장검사가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인정됐다"며 정 차장검사로 인해 그동안 언론에서 사실과 다르게 보도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성영 의원과 정 차장검사의 진술이 상반되면서 진실공방을 벌였던 성희롱 사건의 진상은 정 차장검사의 시인으로 그 윤곽이 예상보다 일찍 드러나게 됐다.

여전히 1막, '욕설 폭언'이 남았다

▲ 술자리 폭언 논란에 휩싸인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27일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해 "결백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22일 밤 L바 술판의 전모는 1막 '술자리 욕설 폭언'과 2막 '술자리 이후 성희롱'으로 요약된다.

애초 주 의원의 욕설 폭언을 증언했던 H씨는 25일 밤 <오마이뉴스>에 전화를 걸어 "(주 의원의 욕설과 폭언은) 사실이다"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정 차장검사의 성희롱이 치명적인 문제였지만, 당초 H씨가 문제를 제기했던 주 의원의 욕설 폭언 역시 결코 간과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인 셈이다.

성희롱 추태를 시인한 정 차장검사도 27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해명서를 통해 "당초 언론에 보도된 술자리 추태의 내용은 술자리가 파할 무렵 이후가 아닌 음주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었으므로 나름대로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음주과정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긴박하게 사건이 전개되고 주성영 의원과 일부 언론이 '성적 욕설 폭언=성희롱'으로 간주하면서 두가지의 개별 사건, 즉 '욕설 폭언'과 '성희롱'의 경계가 희석되고 있다. 아울러 매년 고질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국감 뒤 피감기관의 국회의원 향응접대에 대한 비판도 거의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 의원은 정 차장검사의 성희롱을 빌미 삼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검측은 "주 의원의 욕설과 폭언은 검찰의 자체 진상조사 대상이 아니어서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 의원의 폭언은 본인도 일부 시인한 부분도 있어 고소가 들어오면 사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는 단초가 됐던 주 의원의 '욕설 폭언' 추태. 그 진실을 가리는 데 사법조사까지 필요한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당장에라도 국회는 국회의원이 연루된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한 검사 희생양 만들어 진실 왜곡"
술자리 동석한 정성호 의원, '정치적 조작설'에 정면 반박
텍스트만보기   최경준(235jun) 기자   
▲ 정성호 열린우리당 의원이 27일 서울중앙지검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술자리 폭언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valign=top "한 검사를 희생양 만들어 진실 왜곡" / 김윤상ㆍ박정호 기자

지난 22일 대구지검 국정감사 직후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술자리에 참석했던 정성호 열린우리당 의원이 '폭언' 파문을 일으킨 주 의원의 '조작설'을 정면으로 반박해 눈길을 끈다.

정 의원은 27일 서울고검 등에 대한 법사위 국정감사 자리에서 대구 '술자리 폭언' 사건과 관련 "20년간 성실하게 일한 검사의 취중 실수에 대해 정치적 배경과 음모가 있다며 희생양으로 삼고, 사건을 왜곡하는 것을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술자리 파문'의 당사자 중 한 사람으로 지목된 정모 대구지검 차장검사가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을 인정한 것에 대해 "(국정감사가) 끝난 다음에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모 검사의 실언이 무슨 사건의 진실인양 오도되고, 정치적 음모가 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더 이상 이런 것으로 검찰 명예를 훼손하고, 의원들끼리 누워서 침 뱉고, 국민에게 불신과 실망을 주는 것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특히 이날 오전 주성영 의원이 신상발언을 통해 "억울한 누명을 썼다"며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오마이뉴스>와 일부 시민단체가 사건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최초 목격자, 최초 피해자의 진술이 진실에 가장 가깝다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누군가 적절치 못한 언행을 했다"며 사실상 주성영 의원을 지목한 뒤, "진실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장 가까이 있었을 경우 명확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 대구 '술자리 폭언' 논란과 관련해 신상발언을 한 뒤 국감장을 퇴장했던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저녁7시께 법사위 국감장에 다시 출석,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 의원은 또 "그날 술자리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 다 알고 있다"며 "우리도 흔쾌히 갔지만 열린우리당 의원이 만든 자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 만들어진 술자리는 대구가 지역구인 주성영 의원이 주최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정치적 사건이나 음모가 아니라 의원들의 적절치 못한 처신에서 나온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고, 저 스스로도 어떤 죄든 달게 받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위야 어쨌든 대구 술자리에 참석했던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에게 적절치 못한 술자리를 가진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인 우윤근 열린우리당 의원도 "그 사건의 진실이 어떻든 열린우리당 법사위원 전체는 국민과 대구 시민, 피해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다만 그 사건은 술 때문이지 그 어떤 정치적, 공작적 의도가 없었다, 이제 여야 모두 그 어떤 변명보다는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검사 '성희롱' 시인... 대검 "주 의원, 고소 들어오면 조사"
텍스트만보기   유창재/이승욱(sinmihee) 기자   
검찰이 대구 '국감 술자리 추태' 파문과 관련, 자체 진상조사에 대한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정아무개 대구지검 차장검사의 부적절한 언행을 인정했다.

강찬우 대검 공보관은 "정상명 대검차장이 오늘 아침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와의 전화 통화에서 '술자리 폭언사건에 대한 대구 고·지검의 중간 진상조사 결과, 정 차장이 주점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인정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정 차장은 강 원내대표에게 "그동안 언론에서 사실과 다르게 보도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당에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강 공보관은 설명했다.

강 공보관은 '언론에서 사실과 다르게 보도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차장 언행이 주성영 의원의 행위인 것처럼 몇 차례 보도된 것"이라며 "성희롱의 의미가 단순 폭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마치 (주 의원이) 성희롱을 한 것과 같은 취지의 (정 차장) 언행은 잘못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성영 의원 폭언 여부에 대해서도 강 공보관은 이번 검찰 내부 진상조사의 대상은 정 차장의 행위에 국한됐음을 강조했다. 주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이번 진상조사 대상에 넣지 않았다는 것.

강 공보관은 "이번 조사는 (검찰 내부의) 감찰 전 단계의 진상조사로 정 차장만 대상이 됐다"면서 "(정치인인) 주 의원은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 의원의 폭언 부분은 본인도 일부 시인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주 의원에 대한) 고소가 있으면 사건처리를 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상영 대검차장이 주 의원에게 사과전화를 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강 공보관은 "알지 못하는 일이다, 정 차장이 강재섭 대표에게 전화한 것만 안다"고 밝혔다.

정 대구지검 차장검사 "실언했다, 달게 처분받겠다"

이번 술자리 파문의 당사자 중 한 사람으로 지목된 정 대구지검 차장검사도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 차장검사는 김영한 대구지검 2차장 검사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를 통해 "(당일 술자리 계산과정에서) 여러 가지 실언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부적절한 행동을 시인했다.

정 차장검사는 "이로 인한 모든 비난과 진행 중인 검찰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처분도 달게 받겠다"면서 "여주인을 비롯한 모든 분들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그는 "당초 보도된 술자리 추태 내용은 음주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었으므로 나름대로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주 의원의 행동으로 비쳐지게 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술자리를 파할 무렵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전제했다.

한편 김영한 대구지검 2차장 검사는 정 차장검사 인사조처에 대해 "당장은 없다"면서 "대구고검 진상조사에 따라 응분의 조처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정 차장검사가 본인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검 "주 의원은 조사대상 아니다"

-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라는 게 무엇인가?
"정선태 차장검사의 언행이 주성영 의원의 행위인 것처럼 몇 차례 보도된 것이다.

- 정 검사의 언행이라는 게 무슨 뜻인가?
"단순 폭언이 아니라 성희롱성 발언을 의미한다."

- 주성영 의원은 성희롱을 안했다는 소리인가?
"딱 잘라서 그렇게 말하기는 그렇고... 진상조사 대상은 정 검사이지, 주성영 의원은 아니었다."

- (주 의원이) 폭언한 부분은?
"주 의원 본인도 일부 시인하지 않았나? 우리가 진상조사 대상 삼은 것은 정 검사이지, 주 의원이 어떤 폭언을 했고,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대상에 넣지 않았다. 주 의원이 술자리에서 어떤 언행을 보였는지 따로 조사하지 않았으며 고소가 들어오면 사건처리할 대상이다."

- 앞으로의 조치는?
"진상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적절한 조치가 있을 것이다."

- 정 검사에 대한 인사조치 거론한 것 맞나?
"모르겠다."

- 본인은 만취해서 기억이 없다는데,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걸 어떻게 확인했나?
"기억 안 나는 부분은 다른 참고인 조사를 통해서, 기억나는 부분은 그 부분대로 했다."

[전문] 대구 국감 술자리 사건과 관련하여 드리는 말씀

대구지역 술자리 파문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하면서 저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그날 술자리는 국정감사의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나고 숙소인 호텔 지하 1층 바에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마련한 자리에 합석하면서 이뤄지게 된 것입니다.

저로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만, 이번 파문 이후 직간접적으로 그날 상황에 관하여 확인해 본 결과 술자리가 마칠 무렵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실언을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초 언론에 보도된 술자리 추태의 내용은 술자리가 파할 무렵 이후가 아닌 음주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었으므로 저 나름대로 억울함을 호소하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보니 결과적으로 제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주 의원의 행동으로 비쳐지게 된 것은 경위와 어떻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아직도 저는 술자리를 파할 무렵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음 역시 제 불찰이며, 이로 인한 모든 비난과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처분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시 한번 제 부적절한 행동에 대하여 주점 여주인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2005년 9월 27일 정선태 드림
관련
기사
2005-09-27 14:56
ⓒ 2005 OhmyNews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