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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도 제일횟집과 천년의 미

요리조리쿡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1. 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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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제일횟집과 천년의 미소

휴가철 쪽빛 바다로 떠나는 여행자의 마음을 유혹하는 섬 중의 하나가 거제도다.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큰 섬이지만 연륙교가 있어 언제나 찾아갈 수 있고 울창한 원시림과 망망한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천혜의 관광지다.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달리면 점점이 떠 있는 한려수도의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한적한 바닷가에 차를 세우면 시원한 파도소리에 귀를 적실 수 있다. 충무공의 옥포대첩과 한산대첩지, 분단의 현대사를 증언하는 포로수용소 같은 유적이 있지만 그래도 거제도 하면 떠오르는 곳이 해금강과 외도 해상공원이다.

 

해금강은 칡뿌리처럼 생겨 갈도라 불리던 섬이었는데 바다에 떠 있는 금강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치 조물주가 깎아놓은 수석을 보는 듯 기묘한 형상을 연출하는 바위섬에 상록수림이 우거져 있다. 유람선을 타고 둘러보는 해금강의 매력은 십자동굴 코스다. 하늘도 십자, 바다도 십자를 이루고 있는 해안 동굴지대를 곡예운전으로 통과해가는 순간 아슬아슬하면서도 탄성이 우러난다.

 

남해의 숨은 진주라 불리는 외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처럼 꾸며져 있다. 야자수·선인장 등 아열대 식물이 가득하고 각국에서 구해온 희귀식물들과 화려한 꽃들이 눈길을 끈다. 베르사유궁전을 축소해 놓은 비너스 가든과 동심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조각공원도 볼 만하지만 전망대 찻집에 앉아서 끝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커피향을 즐기는 여유를 빼놓을 수 없다. 천국의 계단으로 가는 길 한갓진 곳에 자리잡은 명상의 집은 쪽빛 바다 너머 하얀 등대를 바라보며 조용히 사념에 젖을 수 있는 곳이다.

 

해금강과 외도의 분주한 여행지가 싫다면 저구마을에서 홍포를 거쳐 여차리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와 지심도를 추천한다. 까마귀재를 넘어 여차리로 가는 해안도로는 거제도가 간직한 마지막 비경이다. 해안절벽에 서면 대·소병대도의 여러 섬들과 여차마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지심도는 장승포에서 배를 타고 건너가는데 온 섬이 동백나무로 뒤덮여 동백섬이라 불린다. 선착장과 마을 사이의 비탈진 길을 제외하고는 조붓한 오솔길로 이루어져 한적한 섬 여행으로는 이만한 곳이 없다.

 

거제도 여행에서 내가 찾는 곳은 해금강 갈곶리의 제일횟집(055-633-1517)과 여차마을의 천년의 미소(055-633-1858)다. 두 집 다 깔끔한 민박시설을 갖추고 있어 여장을 푼 뒤 여유있게 싱싱한 회맛을 즐길 수 있고 우젯봉과 몽돌해수욕장 같은 좋은 산책코스가 있어 멋진 아침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제일횟집 아저씨는 해금강 호텔의 주방장 출신으로 이곳에 정착하여 자수성가한 분이다. 회를 뜨는 솜씨가 노련하여 한결 입맛을 돋우는데, 거제도가 태평양 바다로 이어져 물발이 세고 청정지역이어서 유난히 고기맛이 좋다고 한다. 언제나 소박하고 친절한 모습으로 부부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손님을 푸짐하게 대접하는 요령이 몸에 배어 있다. 돔·농어·우럭·광어 등이 1kg에 4만~6만원이다.

 

천년의 미소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전통 기와집으로 지은 모텔식 민박집인데 최근에 앞마당에 식당을 마련했다. 2층 횟집에 앉아서 노을에 물드는 바다와 섬들을 바라보며 싱싱한 회에 소줏잔을 기울인다면 그 풍경만으로도 황홀해지는 곳이다. 도시에서 생활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젊은 부부가 주인이어서 장사꾼 냄새가 나지 않아 좋다. 붐비는 여행지인 만큼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시인·여행작가 이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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