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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복절도‥탄핵 네티즌 ‘말말말’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3. 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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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복절도‥탄핵 네티즌 ‘말말말’


탄핵은 촛불회사 배후조종
사전선거운동(?) 이천수도 탄핵감!
'반지의 제왕' 놀이 푹빠진 우리당

탄핵정국이 지속되면서 온라인에선 탄핵정국을 빗댄 갖가지 유머와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지난 18일 한국과 이라크의 올림픽축구 예선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천수에게 사전선거 혐의를 씌우며 국가대표에서 탄핵하라고 한다.

또 촛불집회 배후에 양초회사가 있다는 배후설도 모락모락 피어난다.

이밖에 열린우리당이 '반지의 제왕' 놀이에 푹 빠졌다느니, 홍사덕을 소음공해죄로 고발해야 한다느니, 네티즌들의 패러디와 비틀기는 끝이 없다.

이같은 온라인판 패러디는 정치에 무관심한 네티즌에게 정치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보다 쉽게 정치를 해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탄핵정국, 온라인에서 네티즌 사이에 오간 말들을 묶어봤다.

'이천수를 축구 국가대표에서 탄핵하라!'

왜냐구? 지난 18일 이란과의 올림픽 대표전 평가전에서 한 골만 넣었고 부적절한 골세레머니와 대국민 선동을 한 것이 탄핵사유가 된다.

이천수 정도면 세 골은 넣을 수 있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표선수로서 무능함을 보였고, 쓸데없이 크로스바를 맞춰 국민들의 심장을 놀라게 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웃옷을 벗어 국가대표로서 올바른 처신을 하지 않아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정치적 무관심을 불러 일으켜야 할 마당에 '대한민국이여 일어나라'고 국민들을 선동했다. 바로 총선을 위한 야당 탄압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사전선거운동이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이천수가 충분한 탄핵감(?)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인터뷰에서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이천수의 빈자리는 최성국 선수가 충분히 메울 수 있다. 대학도 안 나온 선수가 국가대표라니 국가적 수치다. 축구협회는 국가대표 전원을 당장 서울대 출신으로 교체하고 이천수를 탄핵해야 한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최근까지 인터넷에서는 '이천수를 탄핵하라'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고 이천수 선수를 탄핵하라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킨 야당에 대한 분노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네티즌들에 의해 온라인상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른 본 네티즌들의 댓글도 만만치 않다.

"이번 이란전은 많은 의심이 가는 한판이었다. 왜 방송은 이천수의 골 세레머니를 정면에서 클로우즈업해 선거와 관련된 정치성 세레머니를 크게 부각시켰는지... 편파방송이 분명하다. 당장 편파방송을 한 방송국에 찾아가 강력히 항의하자."(다음카페 '국민을 협박하지 마라' 정재헌 펌)

"국민이 그렇게 밀어서 국가대표를 만들어 줬더니 어떻게 한골 밖에 못넣었대요? 두골은 넣어야지. 그리고 대학교 출신 아니었어요? 어찌 이런 일이.. 좋다고 웃통을 벗었어요?"(앞글의 댓글)

"스페인 소속이면 중립을 지키던지 아니면 확실히 한국에 복귀하든지. 중립인 것처럼 하면서 은근히 골이나 넣고... 탄핵이오!!"(앞글의 댓글)

"꼭 골을 넣어서...그 세레머니를 국민앞에 보여주겠다는 일념에 절룩거리면서 뛰는 모습이... 결국 못쓰는 왼발 대신 오른발로 골을 넣다니... 당근 탄핵감입니다."(앞글의 댓글)

"열린우리당, '반지의 제왕' 놀이에 푹 빠져"

열린우리당이 요즘 '반지의 제왕' 놀이에 푹 빠졌다고 한다. 최근 탄핵정국이 '반지의 제왕' 3편인 <왕의 귀환>과 맞아 떨어진단다.

강풀닷컴(www.kangfull.com)의 아이디 '스렉행'이 퍼 올린 패러디 만화 '노통의 귀한'은 쫓겨난 왕 '노통'이 복귀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만화에서는 딴나라 군주 '최루만'과 민조당 군주 '조루크하이'가 동맹을 맺고 머릿수로 탄핵을 밀어붙인다. 그러나 절벽에서 떨어진 노통은 여론의 힘을 업고 당당히 복귀에 성공한다.


이와 별도로 네티즌 사이에서는 조순형 민주당 대표를 '조골룸'으로 패러디하는 것이 유행이다.

"골룸(조순형)이 절대반지(권력)를 탐낸 나머지 마지막에 주인인 프로도(국민)을 배신했고, 프로도를 올바른 길로 이끌려는 샘(한국방송)을 골룸이 이간질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네티즌 '나무수염'은 "유시민은 프로도, 김근태는 간달프, 정동영은 레골라스, 최병렬은 사우론, 홍사덕은 우르크하이, 사우론과 협력하는 사루만은 조순형"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번 탄핵의 배후는 '양초회사'?

이번 탄핵의 배후에 '양초회사'가 있다는 설이 온라인상에 의심의 여지도 없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양초제조회사를 등에 업고 촛불시위를 유도해 양초를 팔아먹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 12일 이후 전국적으로 계속된 촛불시위로 양초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비수기임에도 양초가 없어 못팔 지경이란다. 20일 '100만인 대회'에만 전국적으로 30여만명이 참여했으니 지금까지 최소 100만개의 촛불은 팔렸다는 얘기다. 하지만 양초업계는 "1만개 팔아봤자 매출이 50만원"이라며 배후설이 '음모'라고 주장한다고 한다.

"홍사덕을 소음공해죄로 고발합니다"

최근 촛불시위 참여시민들을 '이태백.사오정'으로 몰아붙여 총탄세례를 맞고 있는 홍사덕 의원이 한 네티즌에 의해 19일 고발당했다.

고발사유는 소음공해다. 특히 어린이들 교육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고발장에서 고발자 심청이는 "위 사람(홍사덕)이 깨끗한 나의 귀를 더러운 소리(거짓말)로 오염시켜 몇일째 두통과 헛소리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아이들이 묻기를 왜 저 아저씨 거짓말해? 하는 물음에 답하느라 입이 부어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 또 아이들이 저 사람의 말바꾸기를 따라해 교육상 혼란이 야기될 뿐 아니라 백수인 나(고발자)에게 정신적인 쇼크와 삶의 의욕(희망)을 뺏앗아간 도둑이다"라고 썼다.

특히 홍 의원이 말을 할 때는 말바꾸기를 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든지 마이크를 빼고 말하도록 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미영 <인터넷한겨레> 기자 kimmy@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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