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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원 첫 10% 넘을듯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4. 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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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04.03.31(수) 18:22
여성의원 첫 10% 넘을듯


4·15 총선에서 여성 국회의원들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체 의원의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17대 국회가 구성되면 다른 분야에 견줘 여성의 진출이 크게 부진했던 정치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17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등록이 시작된 31일 현재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자민련·민주노동당 등 주요 5개 정당이 확정한 공천자 명단을 보면, 전체 243개 선거구에 걸쳐 모두 51명의 여성 후보가 지역구 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로는 이 가운데 15명 정도가 상대 후보를 제치고 우위를 점하거나 접전을 펼치고 있어, 적어도 10여명, 많으면 20명의 여성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자민련을 제외한 각 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정하면서 여성 후보를 홀수 또는 짝수 순번에 50%씩 번갈아 배정한 결과, 전체 비례대표 56석 가운데 적어도 26석 이상을 여성들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7대 국회에서는 여성 의원이 전체 299석의 13% 정도인 40석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제헌국회 이후 여성 의원 수는 재적의원의 10%를 한번도 넘지 못했다. 13대 국회에서는 여성 의원이 6명, 14대는 3명, 15대에서는 9명이었으며, 16대 총선에서도 당선자 가운데 여성은 지역구 5명과 비례대표 11명 등 16명에 그쳤다.

이번 총선에서 11명의 여성 후보를 지역구에 공천한 열린우리당은 상대 정당의 유력 남성 정치인과 맞서는 여성 후보들이 많다. 송미화(서울 은평을) 후보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한명숙(경기 고양일산갑) 후보는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 김선미(경기 안성) 후보는 이해구 전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 김진애(서울 용산) 후보는 진영 전 이회창후보 특보, 양승숙(충남 논산계룡금산) 후보는 이인제 자민련 총재권한대행 등과 경쟁하고 있다.

대구 달성에 출마하는 박근혜 대표를 비롯해 8명의 여성후보를 지역구에 낸 한나라당은 전재희(경기 광명을) 김영선(경기 고양일산을) 등 3∼4명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 광진을에 출마하는 추미애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여성 후보 10명이 나섰다. 전체 지역구 후보 124명 가운데 11명이 여성후보인 민주노동당은 올해 27살의 정현정 후보(서울 서대문갑) 등이 지역 민심을 다지고 있다.

비례대표로 나선 여성 후보들 가운데는 각 정당의 ‘간판’ 구실을 맡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전여옥·나경원(한나라당), 박영선·김명자(열린우리당), 김강자(민주당)씨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명망가를 중심으로 여성 후보를 결정한 각 정당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은 “부패와 지역주의 정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여성 정치인을 ‘희생타자’로 활용하려 한다는 혐의가 짙다”며 “이는 여성의 정치진출 조건 확대라는 원래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명도를 중심으로 여성 후보를 선택하다 보니, 잡음도 일었다. 한나라당이 비례대표 후보 5번으로 선정한 송영선 안보전략연구센터 소장에 대해선,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이 “신용불량자를 이라크에 파병할 것 등을 주장했던 송 소장의 비례대표 공천을 철회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금옥 국장은 “도덕성과 양성평등성, 정책전문성을 갖추고 소외된 계층을 대변하려는 의지까지 겸비한 여성 정치인들이 등장했을 때, 비로소 ‘여성 정치인 시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며 “한국은 이제 겨우 양적인 면에서 아시아 평균 수준에 이르렀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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