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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서 다시타는 민주촛불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3. 30.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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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서 다시타는 민주촛불


△ 29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촛불문화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탄핵이 무효화될 때까지 촛불문화행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미영 <인터넷한겨레> 기자

시민광장 촛불행사 충돌없이 끝나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이 27일을 마지막으로 광화문에서의 촛불집회는 중단했지만 탄핵무효와 민주의 촛불은 명동성당 앞 시민광장에 다시 켜졌다.

범국민행동은 29일 오후 7시 30분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소규모 촛불문화행사를 열었다.

앞서 명동성당 쪽이 촛불문화행사를 밝힌바 있지만 행사 전 신도들이 탄핵무효 촛불탑을 치우는 소동이 있었을 뿐 1시간 30분여 동안 진행된 행사는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촛불탑은 행사가 끝난 뒤 치워졌다.

촛불탑 켜기, 노래와 율동, 시민발언대 형식으로 열린 이날 촛불행사 참석자들은 “국민들의 정치적 열망이 담겨 있는 촛불을 절대 끌 수 없다”며 “집시법과 선거법 위반 등의 불법논란도 시민들의 의지는 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87년 6월 항쟁의 진원지이자 민주화의 상징이었던 명동성당에서, 국민의 뜻과 상관없이 탄핵을 추진한 ‘의회쿠데타’ 세력과 ‘부패정치세력’을 몰아낼 때까지, 탄핵이 무효화될 때까지 민주의 촛불을 켤 것을 다짐했다.


△ 명동성당 들머리에 '탄핵무효' 염원을 담은 촛불탑이 세워졌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촛불탑에 촛불을 켜고 있다. 김미영 <인터넷한겨레> 기자

행사에 참여한 김기식 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범국민행동 지도부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검찰과 경찰, 정부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며 “지금까지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국민들의 투쟁에 의해 이뤄져 왔으며, 탄핵무효도 시민들의 힘으로 이뤄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또 “대규모 촛불행사는 중단하지만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치러지는 촛불행사는 탄핵이 무효화될 때까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시민발언대에서 임아무개(73.서울 동대문구)씨는 “탄핵안이 잘못됐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며 “차떼기와 부정부패로 얼룩진 자들이 진정 양심이 있었다면 한 나라의 대통령을 몰아내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씨는 “법적으로, 절대적으로 탄핵은 절대 무효”라며 “차떼기와 이적료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부정부패를 저질렀던 야당이 어떻게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느냐”며 따졌다.

탄핵 이후 명동성당에서 7명의 한총련 비상시국농성단을 이끌며 3일째 단식농성 중인 김성일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은 “3월 12일 국회에서 벌어졌던 작태를 학생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4월 2일 동맹휴업 등 87년 6월 항쟁의 정신을 이어받아 학생들이 먼저 촛불을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박철홍(34.서울 마포구)씨는 “우리는 탄핵무효와 민주수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 6월 항쟁의 빛난 얼을 민주화성지 광화문에서 명동까지 이어진 우리의 촛불을 되살려 밖으로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때다”라며 국민교육헌장을 ‘국민민주헌장’으로 내용을 바꿔 읽어 눈길을 끌었다.

윤수정(경기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59)씨는 “울화가 치밀어 수원에서 달려왔다”며 “하루 빨리 대통령 탄핵안이 무효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은(31.회사원)씨도 “부당한 탄핵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촛불을 끌 수는 없었다”며 “4월 15일 선거에서 반드시 부당한 방법으로 정권을 찬탈하려 했던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티즌 ‘하얀쪽배’ 경찰조사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촛불행사에 참석한 김형주(34.미술가)씨는 “정치 패러디는 민주주의의 꽃인 참여 민주주의의 동기를 부여하는 수단”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선거법 위반으로 몰아가는 선관위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김미영 <인터넷한겨레> 기자 kimmy@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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