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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만 메달이 아니다

세상사는얘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6. 2. 2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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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만 메달이 아닙니다
캐나다의 예를 통해 현행 금메달 위주의 보도관행을 되돌아 봅니다
텍스트만보기   서상원(frauda1) 기자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0회 동계올림픽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각국 선수들의 막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4년 동안 기량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쏟아 내는 풍부한 볼거리와 신기록들은 전세계 수많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이곳 캐나다에서도 캐나다팀의 전적과 소식 등이 매시간 주요 뉴스로 나오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지리적인 여건으로 다양한 종류의 겨울 스포츠가 발달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춥고 긴 겨울을 이겨 내기 위해 아이스하키나 스키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저변 인구가 대단히 많기 때문에 동계올림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역시 남다릅니다. 특히 다음 2010년 동계올림픽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이번 토리노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것 같습니다.

비록 스포츠에는 거의 문외한이지만 저 역시 우리나라 선수단의 선전과 메달 소식을 이곳 현지 언론사 보도를 통해 가깝게 접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관심을 두고 보는 것은 우리나라의 메달 순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 캐나다 올림픽 위원회의 '메달 집계표'
ⓒ 서상원
하지만 캐나다 언론사 보도만을 통해서는 제게 익숙한 방식으로 우리나라의 메달 순위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캐나다의 TV, 신문사 등 모든 언론 매체에서 발표하는 국가별 순위는 금, 은, 동메달을 모두 합한 총 메달 획득 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이런 방식으로 매기는 순위표를 접했을 때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방송국의 오보로까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이 방식이 익숙해 지면서 '합계메달순위'가 우리에게 익숙한 '금메달 순위'가 필연적으로 안고 있는 '일등지상주의'의 문제점을 일부 완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올림픽이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표방하는 '세계인의 축제와 화합의 장'이라고 할 때 종합순위 그 자체를 따지지 않는 것이 올림픽의 기본 정신을 반영하는 최선의 길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가별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상황에서 국기를 앞세우고 각국 선수들이 벌이는 짜릿한 승부의 묘미와 그를 통한 국가별 순위까지 도외시한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이상만을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참가국가들의 순위를 가르는 기준이 오로지 '어떤 나라가 얼마나 많은 금메달을 땄느냐'만을 우선으로 하는 기존 언론보도 행태와 올림픽조직위원회의 방침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축제란 말 그대로 웃고 떠들고 즐기면서 더불어 시간을 보내는 것 아닐까요?

올림픽 강령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인생에 있어 성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 단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과 같이, 올림픽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다. 즉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잘 싸우면 되는 것이다."
2006-02-22 19:41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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