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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되던 날, 산부인과에서 겪은 일

한국작가회의/[문학회스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4. 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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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이틀 동안 모자가 못만난 사연
아빠가 되던 날, 산부인과에서 겪은 일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전진한(jin0642) 기자   
얼마 전 아내는 건강한 사내 아기를 제왕절개로 낳았습니다. 뱃속에서부터 아기가 너무 커서 자연분만으로 출산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의사에게 이미 들었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산모와 아기는 모두 무사히 퇴원해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집에 와서 아내의 젖을 먹고 있는 아기의 모습은 마치 천사와 같습니다. 너무나 기분 좋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모자동실과 다인실의 차이

하지만 아기를 출산 한 날과 그 다음날은 산모에게나 아기에게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산모와 아기가 서로 만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수술날짜를 잡고 입원하는 날 원무과에서 입원 수속을 했습니다. 원무과 직원은 천절하게 병실에 대해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 모자동실 하시죠? 모자동실은 2인실 이상에 있고요. 출산 후에 아기랑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아요."
" 네. 거기는 가격이 얼만데요? "
" 2인실은 일반병동보다 7만6000원이 더 추가됩니다."

일주일 입원하면 50만원이 더 추가되는 큰 돈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처음 나오는 아기에게 엄마의 따뜻한 가슴을 선물하기 위해서라도 그 정도는 부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2인실 모자동실로 해주세요. "
" (잠시 병실상황을 보더니)어쩌지요? 2인실이 있는 줄 알았는데 자리가 없네요. 특실 모자동실밖에 없어요."
" 특실 모자동실은 얼만데요? "
" 네. 하루에 25만원이 추가됩니다."

일주일에 160만원이 더 추가되는 특실은 도무지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인실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인실이라도 깔끔한 시설 덕분에 그다지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내가 제왕절개를 수술한 날 발생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아기 출산을 기다리고 있는데 건장한 아기가 수술실에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간호사가 나오면서 저를 찾았습니다.

"○○○ 산모 보호자?"
"네, 아기하고 산모하고 건강한가요? "
"네. 둘 다 건강해요. 아기 보세요."

작은 유리관속에 있는 아기의 모습을 보는 순간 감격스러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걸 아는지 모르는지 잠에 취해 누워 있었습니다. 아기는 배속에서 얼마나 잘먹었는지 4.5kg의 당당한 체중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당일 태어난 아기 중 가장 큰 아기였습니다.

산모도 얼마 후에 별탈 없이 회복실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내는 수술실에서 나오자 마자 저에게 묻습니다"

" 아기는 건강해? "
" 응 너무 예쁘다. 수고했어."

그러나 그 순간부터 이틀 간 산모는 아기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제왕절개 수술로 소변줄을 꽂는 등 이동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아픈 몸보다는 아기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기의 마음도 산모와 똑같았을 겁니다. 반면에 모자동실에 있는 아기들은 침대에 누운 채 엄마를 마음대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기를 면회 온 많은 가족들도 아기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오가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인실에 있는 아기들은 창문밖에 있는 가족들을 잠깐 만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디지털카메라로 면회시간마다 아기를 찍어 산모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사진 한 장이지만 아내가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진 몇 장으로 온가족이 즐거워하며 이틀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산모가 움직이게 되어 신생아 실에 모유를 수유하러 가도 아기가 모유를 잘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분유 맛에 길들어 모유를 빨지 않기 때문입니다. 병원을 퇴원한 지금도 모유를 먹이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아기와 산모에게는 너무나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일생의 가장 중요한 출산날과 둘째날에 산모와 아기를 만나지 못하게 했다는 죄책감 때문입니다.

감염의 위험으로 다인실에는 모자동실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취지는 이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좋은 방법을 찾아서라도 산모와 아기는 출생당일부터 만나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요? 병원 측의 세심한 배려가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제가 다닌 병원은 강남의 종합병원입니다. 병원마다 병실 싱황은 조금씩 다르다고 하더군요.

2004/04/28 오후 4:18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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