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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초대를 받았습니다

한국작가회의/[문학회스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5. 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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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딸아이가 보내준 초대장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초대를 받았습니다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양동호(양동호) 기자   
▲ 나름대로 엄마 아빠를 생각하며 그려 붙였을 초대장
ⓒ2004 양동호
여섯살 딸 아이가 초대장을 보내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유치원 갈 채비에도 바쁜 큰 딸이 아침 일찍부터 무엇인가를 찾아 들고 달려들었습니다.

생계를 꾸려간답시고 무심하게 보내온 시간 동안 나와는 무관한듯 자라버린 딸아이. 코맹맹이 소리로 아빠 엄마를 부르며 아장아장 걷던 아이가 벌써 제 손으로 글을 쓰고 그린 초대장이었습니다.

잠자리 뒷정리를 하다가 받아든 딸아이의 초대장을 보며 그동안 잊고 살아온 삶의 소중한 것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삼십대 중반 명예퇴직을 선택한 후 일년 넘게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있지만 아직 러브콜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실업자 신세를 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이것저것 준비한다는 이유로 가족들과 제대로 여행 한 번 다녀오지도 못했습니다.

관심 갖고 놀아주지도 못해 미안했던 큰 딸 다현이의 초대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유치원 전원체험학습장에 함께 다녀왔습니다.

▲ 많은 가족들이 참여한 체험학습장의 정겨운 모습
ⓒ2004 양동호

▲ 체험학습장에서 아이들이 가꾼 푸성귀로 즐기는 보쌈
ⓒ2004 양동호
다현이는 일주일에 한번 목요일마다 전원학습장 간다고 좋아했습니다. 다현이와 친구들이 가꾼 푸성귀로 보쌈을 싸 맛있게 먹었습니다. 재활용품과 엿을 바꾸어 먹고 황톳물로 염색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큰딸은 친구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슬그머니 다가와 알사탕을 건네주는 사내 녀석도 있었구요. "어머! 네가 다현이니? 우리 주영이가 네 얘기 많이하더라"며 살갑게 알은 체를 하는 주영이 어머니도 만났지요.

쪼들리는 생활비 때문에 유치원을 그만 보낼까 생각했던 것이 왠지 부끄러웠고 다현이에게 미안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저렇게 즐거워 하는데….

▲ 재활용품과 바꿔 먹는 엿바꿔먹기 체험, '고무신과 바꿔 먹던 맛'이라고 추억하는 분도 계셨답니다
ⓒ2004 양동호

▲ 황토염색체험. 멀리 풍선을 쓴 아이가 주영입니다.
ⓒ2004 양동호
실직이나 불황, 이런 상황이 우리 사회 가장들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오늘 하루는 친구들과 어울려 예쁘게 자라나고 있는 딸을 보며 부담을 잊고 보낸 하루였습니다.

▲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다현이와 채현이 그리고 아내
ⓒ2004 양동호
가족 만은 나를 믿고 의지하고 있음을 되새겨준 딸아이의 초대를 통해 살아가는 재미도 느끼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도 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모든 부모들이 살아가는 힘의 원천은 '자식들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려워지면 아이들을 버리거나, 동반자살을 하는 세태는 경계해야 할 부분이겠지요.

온갖 비리를 저지르며 자신들의 욕심만을 채우는 지도층 인사들이 정신을 차리고 많은 가장들의 살아갈 이유를 충족시키는 일에 땀흘리는 날이 빨리 돌아오길 고대합니다.

아프지 않고 자라준 고마운 두 딸과 아내에게 더욱 열심히 살아보겠노라 다짐해 봅니다. 행복한 초대를 해준 큰 딸에게 사랑하는 마음 보내며 하루를 마칩니다.

▲ 행복한 초대의 주인공 큰딸 다현이가 수화배우는 모습
ⓒ2004 양동호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자리를 마련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04/05/02 오후 4:24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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