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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아들녀석은 빈 손으로 학교에 갔습니다

한국작가회의/[문학회스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5. 1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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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리는 마음까지 놓고 가면 안 돼!"
스승의 날, 아들녀석은 빈 손으로 학교에 갔습니다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이임숙(asp0606) 기자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어제 같은 빌라에 사는 사람과 같이 스승의 날 선물을 샀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무척이나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시간을 많이 들여 고른 선물을 가지고 집으로 와서 포장까지 잘 마무리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들녀석이 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선물을 보더니 막 화를 내는 거였습니다.

"엄마, 이거 내일 가져가라고 사 놓은 거지. 안 그래도 오늘 선물 가지고 온 친구가 있었는데 선생님이 절대로 선물 가져오지 말라고 그러셨어."
"그럼 선생님이 끝까지 그 선물 안 받으셨니?"
"아니, 그 친구가 울상을 지으며 사정하니까 할 수 없이 받으시면서 절대로 이런 선물 가져오지 말라고 하셨으니까 나도 저 선물 안 가져갈거야."

그리고 오늘 아침, 녀석은 빈 손으로 학교길을 서두릅니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녀석의 등교시간은 항상 8시 이전입니다.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느냐구요? 그게 아니라 녀석은 1등으로 학교에 도착하여 교실문을 제 손으로 여는데 재미를 붙인 모양입니다.

"진수야, 오늘 같은 날 빈 손은 너무 그렇다. 가다가 꽃이라도 한 송이 사 가지고 가렴."
"아유, 엄마는 자꾸..."

성질 급한 녀석은 이제 막 소리를 냅다 지르려는 참입니다.

"야 임마, 그래도 오늘은 스승의 날이야. 그래, 네 말대로 아무것도 없이 빈 손으로 가도 좋아. 그렇지만 마음까지 빈 마음이어서는 안 돼. 감사드리는 마음까지도 집에 두고 가서는 안 된다는 말이야, 엄마 말은."

녀석이 제 말을 어느 정도나 이해를 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 세상이 너무 물질적인 것에만 치우치다 보니 정작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그 감사드리는 마음을 물질로 표현해 보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들 상대하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요? 복잡다단한 백인 백색의 아이들을 매일 가르치시고 참사람으로 길러 주시려는 그 힘든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 정말 순수한 마음을 가진 모든 부모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공부 1, 2등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참지혜를 가르치고 싶은 것이 이 나라 선생님들의 꿈일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오늘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의 저희를 있게 하시느라 수고하신 선생님들과 미래의 동량들을 키워주시는 이제도 수고하시는 모든 선생님들께 진심어린 마음의 꽃다발을 전합니다.

2004/05/15 오전 9:17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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