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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 촬영을 위해 일찍 일어났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비닐하우스에 못자리를 했기 때문에 해가 떠오르면 40∼50도나 되는 찜통 속에서 모판을 꺼내야 합니다. 해뜨기 전에 서두르는 이유는 여기 있습니다. 저도 사진기를 들고 얼쩡대다 바로 아버지께 잡혀(?) 새벽부터 모판을 날랐습니다.
물이 빠지지 않게 하려면 써레질할 때 논두렁을 진흙으로 발라 구멍을 막아줘야 합니다. 저렇게 긴 논두렁을 발로 바르다보면 온몸이 천근만근 힘이 듭니다. 그 일이 해결된 후 물꼬를 터 놓으면 두어 시간이면 물이 찹니다.
지금 상태에서는 허리까지 빠지기 때문에 이곳은 어쩔 수 없이 손으로 심어야 합니다. 그러잖아도 이 논 써레질할 때 그 육중한 트랙터가 빠져서 굴삭기로 트랙터를 잡아 꺼냈다고 합니다. 그 육중한 기계들이 그렇게 밟아댔으니 논이 더 무를 수밖에요. 중장비를 부른 대가로 15만원씩이나 지불했다니, 아버지 속이 얼마나 타셨을까요?
시장에 가면 볶은 보리를 싼값에 사서 보리물을 끓여먹을 수 있는데, 아버지는 "사다 먹는 것은 나쁘다"며 직접 보리를 심으셨습니다. 지금 저희 집에서 끓여먹는 보리차 역시 시골에서 농사 지은 것들입니다. "볶은 보리는 절대 사다 먹지 말라"는 어머니 말씀을 따른 것이지요.
동네 한 아저씨가 농사일과 함께 묘목을 심어 판매한다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십니다. 빈 공간을 잘 활용하신 것입니다. 논에서 한참 일하다 멀리서 이 단풍을 바라보면 경이롭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일렬로 서서 사열을 받는 듯한 벌건 단풍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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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0 오후 2:36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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