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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모종을 심을 때에는 너무 작아 이것들이 자라서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쑥쑥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것들을 하나 둘 따서 식탁에 올려 놓습니다. 방울토마토를 심고 곁가지들을 따 주었더니 하루가 다르게 자라납니다. 꽃이 피는가 싶으면 지고, 동글동글 토마토가 열리고 적당한 크기가 되면 빨갛게 익어갑니다. 직접 밭에서 따먹으면 되니 완전히 방울토마토가 익을 때를 기다립니다. 얼마 되지 않아도 우리 다섯 식구에게 하나씩 돌아갈 정도가 되면 아이들에게 직접 따보라고 합니다. 시골 생활을 하기 이전에는 열매만 대하다가 이제 아이들은 각종 채소의 전체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신기해합니다.
"용휘야, 저기 아래 빨갛게 익은 것 보이지? 빨갛게 잘 익은 것만 따라." "아빠, 정말 예쁘게 생겨서 따기 아깝다. 저거 따도 또 열려?" "그럼, 자꾸 따먹어야 또 열리는 거야, 걱정하지 말고 따. 이건 아빠가 농약도 한번 안 주고 키운 거니까 그냥 먹어도 된다." "씻지 않고 먹어도?" "응, 바지에 쓱쓱 문질러서 먹어라." "엄마한테 혼나잖아?" "아니야, 아빠가 비밀로 해 줄게." 용휘는 방울토마토를 따서 바지에 쓱쓱 문질러서는 입에 넣습니다. 그리고는 입을 오물거리는데 그 입이 뽀뽀를 해주고 싶을 만큼 예쁩니다. "음, 맛있는데. 이 정도는 되야 토마토지."
"왜?" "토마토 담아가게. 거기에 담으면 더 예쁠 것 같아." 속으로 '짜식, 미적인 감각이 있네. 아빠를 닮아 가지고…'했습니다. 잘 익은 방울토마토를 다 땄지만 겨우 다섯 식구 서너 알씩 먹으면 그만일 정도의 양입니다. 잘 씻어 내어 놓으니 이구동성으로 "음, 맛있다. 바로 이 맛이야!"하며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시장에서 사온 것은 아무래도 맹숭맹숭하기 마련인데 밭에서 직접 기른 것은 크기는 작아도 토마토 맛을 제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토마토 맛의 진수를 보여 줍니다. 안식년을 맞아 잠시 쉬는 동안 퇴촌에서 토마토 하우스를 하는 친구들 도와 준 적이 있습니다. 하우스 안에 들어가면 얼마나 푹푹 찌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곁가지를 따 주는 일에서부터 상품으로 출하할 토마토를 따는 일, 선별하여 박스에 포장하는 일까지를 마치고 나면 온몸이 노곤합니다. 상품으로 나가는 것들은 빨갛게 되기 전의 것입니다. 아무리 유통이 빨라도 소비자에게까지 토마토가 가기까지는 최소한 이삼일 걸리고, 잘 익은 것은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곧잘 터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미 익은 것들은 직접 가지고 나가서 팔든지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이것을 알고 하우스로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싼값에 팔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시장이나 과일가게에서 사먹는 빨간 토마토는 완전히 익지 않은 상태에서 딴 것입니다. 때문에 어린 시절 텃밭이나 뒷마당에 열리던 토마토의 그 맛을 맛본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우스 일을 도와 주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너무 잘 익어서 상품으로 팔 수 없는 것들을 한 박스씩 가져왔습니다. 그리고는 온 식구들이 토마토에 취해 너무 맛나게 먹었습니다. 태풍 민들레가 지나간 후 방울토마토가 쓰러지고 가지가 부러지긴 했습니다만 그 뿌리는 뽑히지 않았습니다. 다시 지주를 세우고 묶어 주면 또다시 꽃을 피우고, 탐스러운 토마토를 주렁주렁 맺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둘째에게 수확하는 기쁨을 주고, 그 다음에는 첫째에게 그 기쁨을 나눠 주고, 그 다음에는 아내와 나도 빨갛게 잘 익은 방울토마토를 따는 기쁨을 맛보아야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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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7 오후 4:18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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