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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보양식은 구수한 쑥 된장국

한국작가회의/[문학회스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4. 8. 2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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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보양식은 구수한 쑥 된장국
지난 봄 캤던 쑥으로 된장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박미경(평등세상) 기자   
절기는 입추를 지났건만 연일 무더운 날들이 계속 되다가 태풍 소식과 함께 비가 내리고 나니 피부에 스치는 바람이 한결 시원합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구수한 맛이 일품인 쑥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무더위로 잃었던 입맛도 되찾고 원기회복에 좋습니다.

우리집의 보양식은 쑥입니다. 이 쑥은 제가 올 봄, 아침 잠을 반납하고 자전거 페달을 밟아 멀리 밭두렁까지 가서 부지런히 캐놓은 것입니다.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빼고 콩가루를 약간 묻혀 냉동실에 얼려놓았지요.

하루종일 가게를 보느라 실내 형광등 밑에서 생활하다보니 얼굴이 허옇게 떴습니다. 그런데 쑥을 캐기 위해 바깥바람 쐬니 따스한 햇살때문인지 얼굴에 화색이 돌더군요.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을 아는 남편은 "쑥 캐러 가지 말고 잠이나 자라"고 말리는데도 저는 쑥 캐는 재미에 푹 빠져 날마다 길을 나서 여린 쑥을 골라 캤던 것입니다.

얼마 전 더위로 무기력해지고 밥맛이 없어 찬 음식을 자주 섭취하던 딸아이와 저는 결국 배탈로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서 몸의 저항력을 길러주며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는 쑥 된장국으로 차디찬 뱃속을 데웠습니다.

▲ 콩가루를 섞어 얼린 쑥과 따뜻한 성질의 부추, 파, 고추, 마늘의 재료
ⓒ2004 송수근
멸치와 마른 새우, 양파, 다시마 등을 듬뿍 넣어 국물을 만듭니다. 다음으로 건더기는 버리고 된장을 채에 걸러 국물에 곱게 풀어 뭉근하게 끓입니다. 불을 끄기 직전에 들깨가루와 고추, 부추, 쑥을 넣어 더 끓이면 구수한 냄새에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남편이 숟가락을 들자마자 물었습니다.

"맛이 어때요?"
"(웃으며) 야야, 아직 입에 대지도 않았다."

입에 넣자마자, 곧바로 또 물으니 잠시 후 "괜찮은 것 같네"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한 그릇을 뚝딱 비우더군요.

▲ 잡곡밥과 쑥국입니다. 밥상 전체를 찍으려고 했는데 반찬이 달랑 한가지라서 부끄럽더군요.
ⓒ2004 박미경
시장에서 사다 먹는 채소는 농약이 걱정되어 씻을 때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들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쑥은 체질 개선과 변비에도 좋고 강력한 해독작용으로 몸 속의 독소를 제거해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커피를 비롯한 인스턴트 차 대신 말린 쑥 차를 복용하면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고, 특히 여성들에게 더욱 좋습니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까닭에, 쑥의 효능도 널리 알려져 사계절 식품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농협 등에서 손쉽게 말린 쑥을 구할 수 있으니 무더위로 지친 심신을 풀고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쑥대가 높이 올라온 것도 캐서 말려놨습니다. 겨울에 피부가 건조할 때 쑥을 끓여 수증기를 쐬고 있으면 촉촉해짐과 동시에 은은한 쑥 향기에 머리까지 맑아지기 때문입니다.
박미경 기자는 삼성SDI 해고자 송수근 아내입니다.남편의 해고와 구속 후 살아가는 흔적들을 홈페이지(http://www.antisdi.com)에 남기고 있습니다.

2004/08/19 오후 1:35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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