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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엄청 부는 가운데 흙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며 체육대회를 마쳤다. 이미 오후 4시 반이 넘었다.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검정 옷이 누렇게 변했고 카메라에도 먼지가 앉아 렌즈에 흠집이나 나지 않을까 하여 많이 걱정스러웠다. 입으로 호호 불어가면서 촬영을 했지만 먼지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발걸음을 옮길 때면 더욱 심했다. 입에서 흙먼지가 씹히는 듯했다.
의상을 어떻게 준비했을까가 궁금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인터넷에 들어가면 이벤트숍이 널려 있어서 돈만 있으면 해결된단다. 후문에 의하면 드레스 한 벌 대여가격이 4만원이라나? 1반에 10명 가량의 인원이 준비했으니 아마도 돈이 상당히 들어갔을 듯하다. 우리 어렸을 때 종이 잘라서 오리고 붙여서 종이 옷을 만들어 입었던 것과는 격세지감이 있다.
에어로빅. 2학년 각 반에서 4~6명 정도가 준비하여 예선을 거쳐서 올라온 아이들이라 수준이 상당했다. "어머 쟤가 저런 면이 있었나? 공부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어머 저 녀석은 수업시간엔 부잡스러운데 제법이네. 짜식 끼가 있구만."
교사들은 서로 한마디씩 해가며 아이들의 새롭고 기발한 면에 대해서 놀라워했다. '저 끼를 잘 발산시킬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마지막으로 '미스 ○○ 선발대회'.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남자아이를 뽑아서 여장을 시키고 그 아이들 중에서 미인선발을 하는 거였다. 개인적으로는 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 같아 탐탁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열기에 빠져들어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여장 미인을 보려고 무대 앞까지 바짝 몰려들었다. 학급마다 1명씩 뽑아서 13명의 미인(?)이 나왔다. 사회자는 애인이 있냐는 둥, 섹시한 포즈를 취해 달라는 둥, 자신의 매력포인트가 어디냐는 둥, TV에서 들어본 듯한 질문들을 해댔고 대답이 나올 때마다 아이들은 자지러질 듯 웃어댔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는 가을하늘 가득 울려 퍼졌고 아이들은 또 한 뼘쯤 마음의 키가 성장했을 것이다. | ||||||||||||||||||||||||||||||||||||||||||||||||||||||||||||
2004/11/03 오후 1:51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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