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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생활에서 잠시 여유를 부리고 싶은 마음도 간절합니다. 오고가는 사람들 틈에 딸아이만한 아이들이 책가방을 들고 도서관 문을 열고 인사를 해옵니다. 특히나 딸아이 또래의 여자아이들을 보면 한 번 더 쳐다보며 웃어 보이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직장을 다닌다는 이유로 요즘, 우리 딸아이는 때 아닌 홀로서기에 바쁘고 알게 모르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어쩔 땐 피곤하다고 먼저 말을 건네 오기도 하지요. 그런 딸아이가 안쓰러워 매일 아침이 되면 오늘만은 퇴근하고 딸아이에게 책 한권 읽어줘야지, 하며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얼마 전, 그런 미안한 마음 가득 앉고 딸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 몇 권을 골라 챙겼습니다. 그림으로 가득한 책을 골라 퇴근을 하는 제 마음도 한결 가벼웠고, 좋아 할 딸아이의 모습에 마음은 벌써 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숙제까지 하고 집에 돌아오면 제가 퇴근할 시간보다 한 시간 가량을 혼자서 집에 머물러야 하니 TV도 보며 컴퓨터도 하고 딸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게끔 얘기를 해 두었습니다. 남들은 야무져서 알아서 잘 할 거라고 말들은 합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항상 불안한 마음이 먼저이니 저 또한 그런 마음이 떠나지 않는 건 사실입니다. 집에 도착하기 전, 확인 전화를 하고 집으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다른 날 같으면 마중을 나오겠다고 야단일 텐데 딸아이는 얼른 오라는 말만 했습니다.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온 전 그만 말문이 막혔습니다. 거실 곳곳에, 방문 앞에 아니 이게 웬일입니까? 이제까지 집에서 그리고 그냥 모아두었던 그림들을 모두 꺼내 놓고 전시를 한다고 준비 중이었습니다. 뭐라 할 말을 잃고 선 저에게 딸아이는 생글생글 웃으며 앞으로 계속, 쭉 그림 전시실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입니다. 딸아이가 무엇에 어떤 소질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요즘 들어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다거나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 있고 좋다는 얘길 많이 합니다. 학원 미술 선생님은 딸아이가 그림에 남다른 소질이 있다는 얘길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딸아이가 그린 그림을 함부로(?) 버리지 못하고 제가 모아두었지요. 그랬더니 그걸 모두 꺼내 여기저기 펼쳐 보이며 전시를 하겠다고 나섰으니 그저 좋다는 말만 해주었습니다. 딸아이가 해 놓은 그림 전시를 치우려 하니 딸아이는 아빠도 봐야 한다며 극구 말렸습니다. 그래서 딸아이가 잠든 사이에 한참 그 그림들을 보다 저 역시 잠이 들었지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 그림들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워 달리 전시가 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남편은 그 그림들을 보고 딸아이의 마음을 읽었는지 벽 한 면을 전시장으로 꾸며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별 것 아닌 것에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정말 마음 같아선 멋진 전시실을 마련해주고 싶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저의 집 거실 한쪽 벽면은 딸아이의 그림들로 가득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그림을 그리고 더 예쁜 마음으로 즐거운 그림들을 딸아이가 그려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
2004/11/04 오후 2:55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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