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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17일 오전 10시에 제주도의 동쪽 끝 마을 종달리에 있는 종달초등학교에는 전교생 80여명(병설유치원 포함)이 준비한 학예발표회를 보기 위해 학부모들이 하나둘 강당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작은 강당을 꽉 메운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재롱에 응원을 보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한 학년에 많아야 15명 내외 학생들이지만 그렇기에 그들은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이 행사는 그저 보는 행사가 아니라 직접 출연하고, 자기 순서가 끝나기 바쁘게 돌아와 선배나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자리였다.
소품들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무대는 그들이 얼마만큼 이 학예회를 열심히 준비했는지 보여준다.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본다는 경험, 그것은 학생들이 많은 도시학교 학예회에서는 여간해서 맛보기 힘든 일이지만 작은 농어촌 학교, 학 학년에 한 반이라 숫자로 정하지 않고 수선화반, 산당화반처럼 예쁜 꽃 이름으로 부르는 모든 학년, 모든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니 작기에 더 풍성한 잔치를 보게 된다.
형형색색의 장갑과 털목도리가 참 따스하게 보인다. 무대에 선 아이들에게는 더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따스한 털장갑, 털목도리가 주는 따스함을 이 아이들에게서 느낀다.
분위기가 고조되고 아이들은 리듬악기를 가지고 나와 흥겹게 연주를 한다. 간혹 박자를 놓치기도 하지만 이런 재미가 없으면 웃음이 어디에서 나올까? 간혹 놓치는 박자소리에 어른들은 박장대소를 하고, 아이들은 어른들이 웃으니 쑥스러워하면서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합기도와 태권도가 결합된 댄스가 시작되니 드디어 아이들의 끼가 보이기 시작한다. 관중석에서 학부모들이 환하게 웃으면서 "저것들이 언제 저렇게 춤을 배웠수까?"하며 대견스러워한다. 아이들이 수많은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그런 학교, 그런 교육을 꿈꾼다.
역시 흥분의 도가니 다음에는 조용한 음악으로 분위기를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계속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 들어가면 배꼽도 다 잃어버릴 것만 같다.
사투리경연대회에 나가서 입선까지 한 아이들이 나와 뭐라 하는데 도대체 알아듣지 못하겠다. 그래도 어르신들은 익숙한 제주 사투리를 하는 아이들이 기특하기만 하다. "저것들이 영, 잘 한다 마씀."
뮤지컬도 빼놓을 수 없다. 유치원을 포함해서 7학급, 80여 학생들이 준비한 것은 20가지였다. 준비하면서 참 즐거웠겠다.
리코더로 캐롤부터 대장금까지 섭렵한 5학년 어린이들의 연주 솜씨까지 보고 나니 아쉽게도 학예발표회 마지막 순서란다. 수고한 아이들과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참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더 의미 있고 행복한 것, 그것은 문화에서 소외된 지역이 스스로 문화행사를 열어간다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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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7 오후 12:52 ⓒ 2004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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