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아동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실종아동과 유괴아동이 증가하고 있고 더불어 유기되는 아동들이 증가하고 있다. 아동들을 위기로 몰고 가는 대상은 아동이 아니라 성인이다. 성인들에 의해 아동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아동기를 지나 청년기 그리고 성인이 된 그들이 어떻게 아동들을 위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었을까. 인성교육은 바로 이러한 점에 초점을 두어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실태는 어떠한 가 과연 인성을 바르게 성장시킬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는가. 교과목 위주의 교육은 아닌가, 요즈음 대중매체를 통해 증가하고 있는 주제를 보면 이것 역시 교과목 위주의 교육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모방송에서는 설득의 기술이라는 주제에 대해 방송하였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설득시킬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또한 리더십에 대해 방송하였다. 어떻게 하면 리더가 되는가의 내용이었다. 반면에 진정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문용린 교수님의 방송도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미 성장하여 성인이 되어서 아동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존재에 대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까, 아동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떠한 교육을 시켜야 하는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질문이고 계속되어온 고민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행복하고 긍정적인 사람이 다른 사람을 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행복한 사람인가. 행복의 정의를 내려야 할 것이다.
성장하면서 부모나 주변 환경의 인물들로부터 상처받지 않고 자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부모가 아무리 나름대로 사랑을 주었다고 하지만 아동이 성장하여 물어보면 다들 상처받은 일에 대해 기억해내는 것을 보면 부모의 관점과 아동의 관점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아동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또한 부모교육을 공부한 사람으로 나의 자녀를 양육하면서 이론을 실천하고자 노력하였다. 내가 한 부모역할 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것은 부모가 일치된 의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자녀가 잘못하였을 때 아버지가 야단을 치면 나는 거기에 동조하면서 아버지입장에 서서 말하곤 하였다. 지금 나의 아이는 28세이다.
며칠 전 나는 아이에게 자라면서 섭섭했던 때가 있었는가 물었다. 아이는 아버지가 야단할 때 엄마가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고 아버지의 의견을 거들었는데 그때 아버지보다 엄마가 더 미웠다고 한다. 야단하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밉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다. 나는 나의 아이의 그 말을 듣고 당황하였으며 나의 부모역할에 대한 가치관이 틀렸던 것일까 라고 자문하였다.
물론 내가 아이에게 질문을 하였을 때는 저희를 잘키워주셨어요 , 섭섭했던 기억이 거의 없어요 라는 답을 얻고자 하는 바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신이 아니고 사람이며 실수 할 수 있고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아동이 성장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심리사회적 위기감이론을 제시한 에릭슨이 생각났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사회적 위기를 경험한다. 긍정적 측면이 있고 부정적 측면이 있다. 아동의 행동을 바르게 교육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유아기부터 집중한다. 유아기 아동은 또래관계가 확장되기 시작하고 스스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심리적 개념이 형성된다. 따라서 부모는 아동이 주도적으로 하는 일에 대해 간섭하고 바른 행동을 교육한다. 아동에게 바른 행동을 가르쳐주고 바른 행동을 하였을 때는 반응을 적게하면서 바른 행동에서 어긋난 행동을 보이면 바로 교육하면서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한다.
예를들면 다른아이의 물건을 가지려고 할 때, 다른 아이를 때리려고 할 때, 반찬을 골고루 먹지않을 때, 고집을 부릴 때, 사달라고 억지를 부릴 때, 장난감을 던질 때, 아무 곳에서나 변을 보고자 할 때 등등 수없이 많다. 유아기 아동들이 획득하는 긍정적 사회심리적 개념은 주도성이다. 즉, 주도적으로 자신의 일을 하고자 하며 자신의 행동을 선택해서 하고자 하는 심리이다. 이러한 아동의 행동을 부모가 수시로 간섭하고 제지하면 아동은 죄책감을 경험한다. 부모에게 기쁨을 주고 싶은 것이 아동의 마음인데 부모를 힘들게 하고 화나게 한다는 것에 대한 죄의식이 생기는 것이다. 에릭슨에 의하면 긍정적 사회심리개념과 더불어 부정적 사회심리개념도 형성되어야 한다고 한다. 즉, 주도성과 함께 죄의식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날드 위니컷은 죄의식은 책임감을 형성하는 주요한 개념이라고 하였다. 죄의식을 갖는 사람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책임의식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자녀의 행동을 보면 미안한 마음을 갖는 아동은 자신이 미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적 관계를 하면서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성공적으로 해내려는 의지와 동기를 갖는다. 반면에 미안한 마음이 없는 아동은 자신이 맡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고자 하는 동기가 부족하고 이를 형성하는 심리적 기초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다른 사람과의 협력적 관계를 이루기가 어렵다. 이러한 설명을 하면 부모들은 아동에게 죄의식을 형성하여야 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기 쉽다.
아동이 죄의식을 갖게 되고 이러한 증상이 심하면 강박적이고 폐쇄적이며 신경증적인 아동이 된다. 책임의식을 형성하기 이전에 심리적 문제를 갖게 될 수 있다. 에릭슨의 이론에 따라 주도성을 형성시키려는 부모역할을 하면 자연히 죄의식이 형성된다. 죄의식은 심어주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죄의식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부모가 부모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노력하여도 자연히 부정적 심리가 형성되는데 부정적 심리가 반드시 아동의 성장에 반드시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나의 아이에게 부모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하였으나 상처받았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부모로서 나는 아이에게 긍정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하였으나 부정적 심리도 경험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에릭슨의 이론이 다소 위안이 되었다는 말을 하고자 하였다.
부모는 아동양육을 하면서 아동에게 긍정적 경험을 많이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도 아동의 관점에서는 상처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일부러 아동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자 하는 부모는 아동에게 긍정적 심리감보다 부정적 심리감을 더 형성시킬 수 있다. 이는 아동이 성장하는데 있어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요인이 됨으로 부모가 의식적으로 아동의 행동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러면 아동은 긍정적 심리를 형성하여 생활의 행복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