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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매달리는' 아이들에게

박종국교육이야기/노는아이풍경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7. 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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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매달리는' 아이들에게
2009년 07월 28일 (화) 심옥주 교사 webmaster@idomin.com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다.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더 나은 삶'이란 어떤 삶인가? 오늘날 '더 나은 삶'을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남들보다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공부하고 책을 읽는 것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가 원하는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풍요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경쟁이 될 수밖에 없으며 공부와 책읽기는 그것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교재연구를 위해 들여다본 책 한 권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글을 알면서도 과거 때문에 오는 제약을 벗어나는 것과 진사가 되고 급제한 사람이 되는 것 중 어느 편이 나은 일인가는 말하지 않더라도 잘 알 것이다.'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오직 독서만이 살아나갈 길이다' 편)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쓴 편지글의 한 대목이다. 정약용이 벼슬에 나아갈 수 없는 자식들을 회유하려고 쓴 것이 아니라, 진정한 독서를 하는 계기로 삼도록 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 응시할 수 없으니, 그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독서에 정진할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떤 목적도 없이 순수하게 임할 수 있는 게 바로 진정한 독서, 참된 독서다.

대학입시를 위해 공부에 '매달리는' 아이들에게는 공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 '공부'가 목적도 수단도 아니라 순수하게 그것을 행한다면, 가슴은 미지의 것을 알게 될 때의 기쁨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리고 그 여운이 새로운 지적 욕구를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공부'는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우리의 삶을 '더 나은 삶'으로 가꾸어줄 것이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꿈꾼다. 그러나 그것은 타인을 짓밟고 올라서는 수직적인 의미가 아니라,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나를 꿈꾸는 수평적인 의미이다. 이러한 삶의 양분이 되는 공부와 독서 또한 순수하고 참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은 분명히 이상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상이 있기에 현실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오늘도 공부에 '매달리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기를 바란다.

/심옥주(김해여고 교사)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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