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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 왜 우리엄마만 일해요

박종국에세이/단소리쓴소리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9. 2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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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아들/임귀한뎐 #20호] 고모 왜 우리엄마만 일해요

 고모 왜 우리 엄마만 일해요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며느리들 머리가 무거워집니다
귀한엄마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11남매중 딸이 8명이나 되니 더욱 며느리가 명절에는 힘이듭니다
열흘 전부터 생선사다 말리고 도토리묵이나 청포묵을 쑤고
콩나물을 기르기위해 볏짚을 태워 깔아 시루에 준줄이콩을 앉치고 

동네에선 돼지를 잡아서 부위별로 고기를 나눕니다
갈비를 좋아하는 귀한이 덕분에 귀한이집은 늘 갈비를 가져온답니다

고추밭에서 붉은 고추와 청고추를 따다가 고추전만들 준비로 
고추를 반으로 나누어 고추씨를 빼고 돼지고기에 두부으깨어 갖은 양념으로 
소를 만들어 고추전을 부치고 표고버섯전 간전 명태포전 을 부치고 
고사리 마른 취등을 다시삶아내어 조선간장 사골국물 참기름 마늘 들깨가루에 
나물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모시잎송편 오미자송편 흰송편을 만듭니다

혼자서 준비하며 추석 맞을 준비를 하면 
하나둘 형제 자매 일가 친척들이 모여듭니다
오랫만에 찾은 고향이라 이야기꽃이 핍니다
부엌에서 하루종일 일만 하는 엄마에게 신경이 쓰이는  귀한이가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빠가 달래도 할매가 달래도 고모가 달래도 필요없습니다

"에미야 와서 귀한이 달래라 "  
행주치마에 젖은 손을 씻으며 방으로 들어섰습니다
"귀한아 왜 울어 맛있는것도 많고 고모들도 오셨는데"
"엄마 왜 엄마만 일해 고모들은 앉아있는데 엄마도 방에와 놀아요"
"요놈좀 보소 효자 아들 뒀구먼 고모가 설겆이 할께 울지마라"

방안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귀한이 덕분에 우리명절이 며느리만 힘든 명절증후군이 있다는걸 
공감하게 되엇습니다
서로 나누어 후다닥 치우니 같이 앉아서 도란 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었습니다
엄마생각 되게 한다고 군밤은 맞았지만 목적달성한 귀한이는 
좋아하는 갈비를 맛잇게먹으며 엄마가 또 부엌으로 사라질까봐
치마를 꼭잡고 놓지를 않습니다

울 때를 알아서 울어주는 귀한이가 있어서 행복한 추석을 보냈습니다

 

시인 미가엘

선물을 만들는 두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리고 지구별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여러분의 엄마가 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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