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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단순한 마음의 감기가 아니다"

한국작가회의/오마이뉴스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09. 10. 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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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단순한 마음의 감기가 아니다"
08.10.13 11:57 ㅣ최종 업데이트 08.10.13 11:57 박종국 (jongkuk600)

  
▲ 우울증 많은 사람들은 우울증이 단순한 감기 정도로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미룬다. 그렇지만 우울증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다른 어떤 심각한 질환처럼 치료받기를 권하는 것이 좋다.
ⓒ 박종국
우울증

슬프고, 울적하고, 비관적이며, 유쾌하지 못하고, 예민하며, 짜증스럽다. 즐거워야 할 때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잠들기도 어렵고, 잠들더라도 중간에 자주 깬다. 새벽에 일찍 잠이 깨서 뒤척이는 경우가 많다. 자꾸 처지거나, 지나치게 안절부절못한다. 아무에게도 말을 건네지 않고 몇 시간씩 가만히 앉아 있거나 허공을 바라보고 있기만 한다. 대화가 귀찮다. 하더라도 겨우 몇 마디만 한다. 내용도 빈약하며, 말소리도 느릿느릿하다.

 

'나는 더 이상 쓸모가 없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나는 정말 죄가 크다.'

'내가 살아서 가족들 짐만 된다.'

 

이 같은 무가치한 생각과 죄책감을 갖는다. 어떤 일이든 피하고, 학교나 직장을 그만두려고 하기도 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생각이 저하되며, 기억력이 감소한다. 평소 잘하던 일도 그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 우울증은 병마가 아니라 '마음의 감기'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로, 어떠한 일을 해도 그 일에 대한 흥미를 잃고,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직업과 사회, 신체 기능에 심한 장애를 가져온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은 슬픔이나 일시적인 비애와는 다르게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우울증은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몇 개월에서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관계의 와해나 직업 생산성의 상실, 무능이나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우울증은 단순한 마음의 감기가 아니다

 

그러므로 우울증의 증상과 징후로 볼 때 우울한 기분, 일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의 감소, 체중이나 식욕의 심각한 변화, 수면장애, 안절부절못하거나 둔하고, 느려지고, 활력이 부족하고, 피곤해하며,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우유부단해지고, 무가치감과 부적절한 죄책감, 죽음이나 자살사고를 동반한다. 때문에 이와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기능을 저하된다고 스스로 느낀다면 우울증을 진단 내릴 수 있다. 의사의 예후적인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우울증은 조기에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받지 않는 주요 우울증은 6개월에서 1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주요 우울증의 한 주기 시작, 중기, 말기, 이것을 '한 삽화'라고 한다). 그리고 사라진다. 그렇지만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한 우울삽화를 겪었던 사람은 또 다시 겪게 된다. 두 번의 삽화 후에는 세 번째 삽화를 겪을 확률은 커진다. 세 번째 삽화를 겪은 후에는 네 번째 우울증을 겪을 확률은 90%이다.

 

  
▲ 우울증 치료 우울증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심리내외적인 고통이 빠르게 치유되고, 즐거운 삶과 사랑하는 연인, 다정한 친구들에게 다가가 완전한 자존의식을 가진 인간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 박종국
자존의식

만성적으로 가벼운 우울증은 어떠한 심각한 장애를 주는 증상은 나타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 가족 그리고 인생의 거의 모든 다른 영역을 방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몇 년, 수십 년, 혹은 평생토록 지속될 수 있다. 감정부전장애는 실제로는 '바닥의 존재'가 되어 버리게 되고, 장기간의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다른 방식의 감정, 사고, 혹은 행동을 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치료 없이는 만성적인 우울증이 지속되고 더욱 더 악화될 가능성이 많다.

 

많은 사람들은 우울증이 단순한 감기 정도로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미룬다. 그렇지만 우울증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다른 어떤 심각한 질환처럼 치료받기를 권하는 것이 좋다. 다른 질병처럼 우울증도 발병 후반기보다 초기에 치료하기 쉽다.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당장에 결과가 말끔해진다.

 

우울증은 조기에 치료받아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심리내외적인 고통이 빠르게 치유되고, 즐거운 삶과 사랑하는 연인, 다정한 친구들에게 다가가 완전한 자존의식을 가진 인간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결코 치유를 미루지 않아야 한다.

 

  
▲ 우울증은 조기에 치료 받아야 우울증은 발병 후반기보다 초기에 치료하기 쉽다.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당장에 결과가 말끔해진다.
ⓒ 박종국
치료

한편, 우울증 치료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의 방법이 있는데, 어떤 경우든 약물치료나 정신 치료 중 어느 한 쪽으로 충분하다. 심각할 경우 병합치료가 고통을 덜어주는데 필요하다. 그러나 우울증 치료에 있어 환자의 현상적인 고통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우선되어야 하며, 정신과 의사와 가족, 다른 건강 관리자들이 상호 공유할 수 있는 적절한 치료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병의 정도와 약물, 가족력, 과거의 치료반응 등은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근래 몇몇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사고를 접하면서 동정심 아닌 동병상련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만큼 지금의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탓이다. 오죽했으면, 얼마나 고뇌하고 상심이 컸으면 하는 동정심이 깊다. '아무리 천당이라 해도 현세의 똥밭만 못하다'는 말을 되새겨본다면 더 이상 침울하지 않으리라.

 

주변에 말못하는 사연으로, 심각한 괴뇌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번쯤 생활 주변을 훑어보고,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대화와 소통'의 여력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미디어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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