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먼저 경학(經學)을 공부하여 바탕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 그 다음에 역사서를 섭렵하여 정치의 잘잘못과 세상의 다스려짐과 어지러움의 근원을 알아야 한다. 또 모름지기 실용의 학문에 마음을 두어 옛사람들이 쓴 경세제민(세상을 경영하고 백성을 구제하는 것)의 서적을 즐겨 읽어야 한다. 마음속에 항상 만민을 윤택하게 하고 만물을 육성하려는 생각이 있어야 비로소 ‘참된 독서인’(독서군자)이 될 수 있다.
<정약용, ‘두 아들에게 부친다’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글의 일부이다. 몇몇 젊은이가 알맹이 없는 외국 글들을 흉내나 내면서 뽐내는 것을 개탄하면서 한 말이다.
세상에는 세상을 어지럽히고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글도 적지 않다. 마음이 담기지 않은 글이나 마음공부가 덜된 글을 쓰지 않도록 경계하자. 자신과 역사를 성찰하는 글,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글이 아니라면 차라리 관두는 게 낫다.
글을 잘 쓰려면 우선 독서를 잘해야 한다. 독서는 어떻게 할까. 고전을 통한 마음공부를 바탕으로 삼고, 역사서를 통해 동서고금의 인간사를 성찰하고, 실용의 학문을 익혀 세상 만물과 모든 사람들에게 이로운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하면 글은 저절로 나오게 된다는 것이 다산의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