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는 방법이 있다. 대체로 세상에 도움이 안 되는 책은 구름 가듯 물 흐르듯 읽어도 되지만, 사람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면 문단마다 이해하고 구절마다 탐구하면서 읽어야 한다.
- ‘반곡(盤谷) 정공(丁公)의 난중일기(亂中日記)에 제함’에서 -
옛날에는 책이 많지 않아 책을 읽고 암송하는 데 힘썼다. 지금은 책이 엄청나게 많아 어찌 일일이 읽을 수 있겠는가? 다만 <주역>, <서경>, <시경>, <예기>, <논어>, <맹자> 등은 마땅히 숙독하여야한다. 그리하여 풀이하고 궁구하고 살피고 찾아보아 그 정밀한 뜻을 얻고, 생각한 바를 수시로 메모(차록: 箚錄)를 해야 실질적으로 얻는 것이 있게 된다. 오로지 소리 내어 읽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얻는 것이 없게 된다.
- ‘반산(盤山) 정수칠(丁修七)에게 주는 말’에서 -
다산의 문장론은 독서론과 통한다. 다산은 두 아들에 보낸 편지에서도 학문을 위한 독서 요령을 자주 훈수한다. 다산의 독서론에 관해서는 더 말할 다른 기회가 있겠지만, 이 글에서처럼 우선 ‘선별적 읽기’와 ‘메모하며 읽기’를 들고 있다.
책은 많고 시간은 많지 않다. ‘선택과 집중’은 당연히 필요한 독서전략이다. 다산은 그 선별기준으로 ‘세상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기준으로 했다. 가령 세월의 무게로 그 가치가 입증된 이른바 ‘고전’은 대체로 이 기준에 합당할 것이다.
이런 책은 정독해야 한다. 밑줄 그어 가면서 읽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면서 읽어야 한다. ‘독서메모’ 또는 ‘독서일기’야말로 적극적 독서법일 뿐 아니라 글쓰기의 매우 유용한 준비작업이자 훈련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