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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또래와 놀지 않는 아이

박종국교육이야기/좋은훈육부모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0. 6. 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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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또래와 놀지 않는 아이
서 현 : 조선대 교육대학원 유아교육과 교수 | 이메일 :
기사 게재일 : 2010.04.30

어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수준이 너무 높아서 같은 또래와 전혀 놀지 않고 항상 나이 많은 형이나 누나와 놀이한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현상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소위 ‘내 아이는 머리가 좋다’, ‘내 아이는 유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만심과 우월감을 갖고 있는 경우이다. 물론 이러한 아이들 중 발달이 빠른 경우도 있고, 굳이 발달이 빠르지 않더라도 나이 많은 아이와 놀면서 더 세련된 놀이 기법을 배우는 기회를 갖고 싶어서 함께 놀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같은 또래와 놀지 않고 매번 나이 많은 아이와 놀이하는 아이가 우월하다는 자만심을 가지고 있는 부모의 생각과 전혀 다른 상황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즉, 아이의 놀이 상황을 조심스럽게 관찰해 보았을 때 자녀가 졸병 취급을 받으면서 나이 많은 아이 집단에서 놀고 있을 수 있고, 심지어 친구 취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지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일 때 부모는 자녀가 왜 나이 많은 아이와 놀이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부드러운 어투로 물어본 후 자녀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 줄 필요가 있다.

또 어떤 부모의 자녀는 나이 차이가 심한 형제가 있는 집안에서 애기라고 불리며 자랐기 때문에 놀이 집단에서라도 자신보다 어린 아이와 놀이하는 것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형제가 모두 연상인 경우 그 아이는 어린 아이들을 모아서 형이나 언니 노릇을 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또래와 놀지 않고 자신보다 더 나이가 어린 아이들과 노는 경우 그 아이가 가정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어떤 역할이나 지위를 갖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런 경우를 유치하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어린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매우 좋은 특성을 지닌 것이므로 그런 점은 장려해 주어야 한다. 즉, 부모는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자녀가 지도자가 될 소질이 있음을 칭찬해 주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해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또래와 어울릴 수 있도록 때로는 근처의 같은 또래의 친구 집에 심부름을 보내는 방법도 좋은데, 이를 통해 또래와의 놀이 기회를 자연스럽게 제공해 줄 수 있다.

이처럼 나이가 더 많은 아이와 논다는 것은 능력이 뛰어나고 사회성이 높은 자녀라는 말도 되지만 거꾸로 나이가 많은 아이가 귀여워해 주기 때문에 노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또한, 나이가 어린 아이와 논다는 것은 능력이 낮고 정서나 사회성 발달이 미숙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거꾸로 친분이 있거나, 형님의 역할을 해보고 싶고, 배려하며 보살피는 것을 좋아하게 된 가정환경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같은 또래와 놀이하지 않는 자녀를 가정에서 해결할 수 없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유아교육기관이다. 유아교육기관은 대부분 같은 또래의 집단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같은 또래와 친구가 되고 노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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