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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부모의 갈등을 포장하지 말자

박종국교육이야기/좋은훈육부모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0. 6. 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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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부모의 갈등을 포장하지 말자
서 현 : 조선대 교육대학원 유아교육과 교수 | 이메일 :
기사 게재일 : 2010.05.28

부부가 함께 살면서 싸움을 단 한 번도 안 한다면 거짓말이거나 심각한 문제를 서로 외면하고 있는 경우일 수 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스콧 펙(Scott Peck)이 그의 저서 ‘인생의 목적(2003)’에서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다”라고도 말하였듯이 인간관계에서 갈등이나 문제는 없을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부모가 갈등하고 있는 모습을 아이가 우연히 보았을 때 아이는 불안한 마음에 “엄마 왜 그래요?, 아빠 화나셨어요?”라고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게 된다. 이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넌 걱정 안 해도 돼”, “엄마와 아빠는 싸우는 것 아니야, 걱정하지 마”, “넌 신경쓰지 말고 네 방에 가 있으렴”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싸우던 부모가 아이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한 마디의 말을 해 주었다고 아이의 불안한 마음이 해소될 수 있을까? 물론, 답은 ‘해소되지 않는다’이다.

부부의 다툼을 부정해도 아이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직감할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부모가 무작정 아이에게 갈등 상황을 숨기게 된다면 아이는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 ‘뭔가 숨기는 것을 보니까 잘못된 것이 분명해’, ‘아빠와 엄마가 헤어질지도 몰라, 난 이제 어떡하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아이는 오히려 더욱 불안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모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이런 경우 가장 현명한 부모의 반응은 “그래, 아빠와 엄마가 지금은 서로 기분이 좋지가 않단다. 서로 생각이 달라서 그런 거란다. 너도 친구들이랑 생각이 다를 때는 다투기도 하지? 아빠와 엄마도 그런 거란다. 그리고 다툰 친구와 화해도 하고 다시 잘 지내잖니? 아빠와 엄마도 화해하고 다시 잘 지내게 될 거야”라고 솔직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부부의 갈등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좋지 못한 상황은 언제든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솔직한 표현을 통해 좀 더 원만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고 노력해 보는 부모의 자세가 필요하다. 즉, 아이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부모의 갈등을 무조건 숨기고 참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불안한 마음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좀 더 솔직하게 부모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부모의 적절한 감정의 표현은 아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 현 : 조선대 교육대학원 유아교육과 교수|이메일 : seo-h@chosu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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