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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명절맞이 증후군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9. 1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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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의 글밭 2011-240

 

 

주부명절맞이 증후군

 

 

박 종 국

 

 

명절이 다가오면 많은 여성들이 이유 없이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 ‘명절맞이 증후군’이다. 이 증후군은 명절을 전후로 가사에 대한 부담으로 스트레스가 심해져 신체적인 장애까지 초래한다. 주부명절증후군은 명절만 다가오면 자신도 모르게 과거 명절을 전후해서 겪은 스트레스 경험이 떠올라 다양한 스트레스 증상을 다시 겪게 되는 스트레스성 질환의 하나이다.

 

 

이러한 증상은 핵가족화 된 가정의 주부들이 명절기간동안 대가족제도에 합쳐지면서 정신적·신체적 부적응상태를 겪는데 기인한다. 명절은 주부들에게 보이지 않은 ‘육체적인 짐’이다. 주부라면 명절이 되면 연휴 내내 새벽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집 안팎을 청소하고, 제수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어깨와 허리가 휘어지도록 ‘음식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주부들에게 한 해 동안 가장 강도 높고 많은 양의 가사노동을 해야 하는 때가 바로 명절이다. 그러나 이런 육체적 고통을 더욱 참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명절 동안 겪게 되는 심리적 고통이다.

 

 

명절은 온 가족이 함께 나누어야한다. 그런데도 명절마다 더욱 두드러지는 게 가정 내 ‘성차별’이다. 손 하나 까닥하지 않는 시댁 식구들과 그 조상을 위해 음식과 차례 상을 준비하면서 주부들은 당연히 불만이 쌓이고 화가 난다. 그러나 이를 표현조차 못하고 안으로 삭혀야만 한다. 게다가 흩어져 있는 가족이 모이다 보니 시부모, 동서, 시누이들 간에 생기는 심리적인 갈등과 알력도 만만치 않다. 여성들의 ‘명절증후군’은 육체적 스트레스도 큰 몫을 차지한다. 그렇지만 더 큰 원인은 남성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데 있다. 오직 ‘여성들만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억울함과 그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가 주요인이다.

 

 

‘명절 증후군’이 심한 경우는 일주일 전부터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주부 명절증후군’ 증상으로는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두통이나 소화불량, 복통, 손발마비 증상, 졸도, 호흡곤란, 우울증, 심장의 두근거림 등이 나타난다. 심하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증상은 경쟁심이 많고,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의 주부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난다. 이 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그런데 요즘은 남성들도 여성들 못지않게 또 다른 형태의 ‘명절 증후군’을 앓는다고 한다.

 

 

‘명절 증후군’은 비단 어른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스트레스와 낯선 친척들과 지내는 일은 아이들에게도 녹록치 않다. 명절 연휴 동안 아이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장거리 이동에 따른 스트레스이다.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활동적이어서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런 어린이들이 자동차처럼 좁은 공간에 오래 갇혀 있으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럴 때는 무조건 아이를 윽박지르기보다는 자주 휴게소에 들러 몸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도로가 막혀 휴게소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수시로 물을 마시게 하고, 물수건 등을 이용해 얼굴을 닦아주는 것이 좋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낯선 친척들과 지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들끼리 모아 놓으면 저절로 친하게 논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가 내성적이라면 고립감마저 느껴 명절 자체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평소 좋아하는 인형이나 장난감을 한두 개 챙겨 가면 아이가 느끼는 불안감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주부 명절증후군’은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그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주부 스스로 명절 동안에 잠시라도 적절한 휴식을 자주 취해서 먼저 육체적 피로를 줄여야 한다. 또 일을 할 때도 주위 사람들과 흥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명절 동안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 명절 후에 충분한 휴식을 갖고 가능하면 자신만을 위한 여가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의 가족사회 구조에서 주부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때문에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충분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 적극적인 협조가 절대적이다. 주부가 겪어야 하는 육체적인 고통과 심리적인 고통을 온 가족들이 함께 나눠 가지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일할 때에는 주위 구성원들과 흥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을 풀도록 노력해야한다. 마음을 연 대화야말로 쌓인 감정들을 해소하는 법들을 모색하여 가장 좋은 ‘명절증후군’ 스트레스 치유방법이다.

 

 

명절증후군으로 가장 빈발하게 나타나는 주부 우울증은 식구들의 뒤치다꺼리에 지치거나 친지와의 긴장관계, '나 몰라라'하는 가족관계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수고했다', ‘힘들겠다.’, ‘수고했다’,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근사한 스킨십 한두 가지면 그나마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주부명절증후군 없는 건강한 명절맞이하려면 주부를 포함한 가족구성원 모두가 명절맞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사고와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한다. 특히 명절을 기회로 구성원과의 갈등을 풀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한 장보기와 음식장만, 설거지, 청소 등을 남녀가 함께 참여하여 가사노동을 분담하고 함께 휴식을 취하는 것은 어떨까?

 

 

무엇보다도 명절 전후에 고생을 많이 하는 아내의 가사를 덜어주고, 가족이 따뜻한 격려의 말과 함께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보상의 표현으로 선물을 하거나 여행가기 일정을 잡고, 집안일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하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남편이라면 화사한 스킨십으로 아내의 명절증후군을 떨쳐낼 수 있는 나만의 비법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아닐까싶다. 현재 나는 언제고간에 주방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2011. 0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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