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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정봉주 전의원과 특별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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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1. 12. 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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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정봉주 전의원과 특별한 인연
18대 낙선인사 눈길 끌어... 저널리스트로 화려하게 변신
 
김철관
▲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수련회에서 정봉주 전의원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김철관
지난 2008년 4월 18대 국회의원에 낙선한 정봉주 전의원이 ‘나는 꼼수다'의 활약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 불교에서 옷깃만 스쳐도 엄청난 인연이라고 했는데, 그와 특별한 인연이 있어 잠시 소개할까 한다.

그에 앞서 지난 2008년 4월 9일 18대 총선은 서울에서 몇 군데만 빼고 한나라당에서 싹쓸이 했다. 하지만 현재 한나라당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는 듯하다. 지난 10월 서울시장의 패배에 이어 선거 홍보 책임자였던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9급 보좌관의 선관위 디도스 공격, 한미FTA 날치기 등의 사건이 한나라당을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게 하고 있다.

급기야 한나라당의 홍준표 대표가 사퇴했다. 현재 뉴스를 보면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과 영부인의 사촌이 검찰 수사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18대 총선 압승으로 정치를 잘할 것 같았던 한나라당이 최대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전의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등 야당 집권 10년을 거꾸로 간 역사, 좌파 정권 역사라고 당당하게 비판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 집회 탄압과 미디어법(종편), 한미FTA 비준 등을 날치기도 서슴지 않았다. 영하의 날씨에 한미FTA 비준 반대를 외친 시위자들에게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상식에 어긋난 행동으로 정부와 한나라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제 쇄신파 등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도 한나라당 간판을 내리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여론이 팽배해 가고 있다. 급기야 구원투수 겸 마지막 카드인 박근혜 전대표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해 전권을 위임한 상태이다.

이쯤해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했던 지난 2008년 4월 총선을 되새겨 본다. 지난 총선을 생각하면 가장 기억에 남은 후보가 있다. 18대 총선 서울 노원구갑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한 민주당 정봉주 전의원이다. 현재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분이기도 하다. 그는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에게 아쉽게 패배했다. 당시 낙선한 후보였지만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2008년 6월 1일 개시한 점을 보면, 5월 30일까지는 노원갑에 지역구를 둔 엄연한 17대 국회의원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낙선의 아픔을 한나라당과 상대 후보의 비난으로 돌리지 않았다. 지역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탓하며 낙선 인사를 했다. 당시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집에서 버스를 30여분 타고 나와 화랑대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는 것이 나의 출근 동선이었다. 화랑대역은 정봉주 전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했다. 당시 화랑대역 입구에서 그가 출근한 지역 유권자들에게 90도로 고개숙여 낙선 인사를 한 것을 목격했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 지난 2008년 4월 14일 낙선인사를 하고 있는 정봉주 전의원.     © 김철관
우뚝서있는 플랜카드에는 ‘정봉주, 패배의 결과를 받아드리고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바로 지난 2008년 4월 14일 오전 출근길에서 우연히 목격한 현장의 모습이었다. 너무 인상적이어서 ‘18대 국회의원선거 낙선자의 특별한 인사(2008년 4월 15일자)’라는 제목으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송고했다. 당시 글을 몇 단락 발췌해 소개할까한다.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정 의원에게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낙선이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의 생각이 어디에 있든 상관없다. 낙선을 했어도 겸손하게 인정하는 한 정치인을 보고 솔직히 감동을 받았다. 나는 그와 일면식도 없다. 이렇게 새벽부터 나와 낙선 인사를 하는 정치인이 얼마나 있을까를 생각했다. 많은 정치 낙선 후보들이 남의 탓이 아니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미덕 있는 정치 환경이 이뤄질 때 우리 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8년 4월 정 전의원이 낙선 인사를 한 후, 그를 간접적으로 접하게 된 것은 최근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였다. 방송에서 김용민, 김여준, 주진우와 더불어 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과거 화랑대역에서 있었던 낙선 인사가 떠올랐다. 나꼼수 방송을 듣고 지난 11월 정 전의원의 카카오톡으로 ‘방송 잘 듣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창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다닌 그이기에 답장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이후 정 전의원을 우연히 만나 직접 인사를 건넨 계기가 있었다. 경기도 안산 청소년수련원에서였다. 지난 12월 9일부터 10일까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박 2일 교육이 있었는데, 첫 날인 10일 저녁 10시, 첫 강사로 그가 온 것이다. 수련원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그가 강사로 올 것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를 3년 8개월 만에 다시 볼 수 있었다. 강의가 시작됐다. 바로 ‘화랑대역 기사를 쓴 사람 왔습니까?’라고 물었다. 깜짝 놀라 손을 번쩍 들어 화답을 했다. 그 기사를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그는 강의를 다닐 때 마다 이 기사를 소개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그는 디도스 사건의 진실, 저축은행 사건 등을 쉽고 적난하게 파헤쳐 얘기를 풀어갔다. 2시간여 강의가 끝나고 그와 다정한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글을 써야 하니 함께 촬영한 사진을 보내주라고 했다. 3년 8개월 전 화랑대역 낙선인사 때 측은 하게 느껴졌던 그가 국회의원이 아닌 저널리스트 스타로 정진하고 있는 모습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기념 촬영이 끝나고, 곧바로 발길을 재촉했다. 그에게 휴대폰 메시지를 남겼다. "오늘 반가웠습니다. 낙선 인사 쓴 김철관입니다. 좋은 강의 감사합니다." 곧바로 답장이 왔다. " 네 김 기자님 감사합니다."

정봉주 전의원이 가는 길에 무한한 영광이 있길 빌어 본다.

기사입력: 2011/12/18 [13:36]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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