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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살아나는 말_박종국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2. 5. 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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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의 일상이야기 2012-118


기분이 살아나는 말


박 종 국(교사, 수필가)


타인이 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남을 통해 자신을 볼 때 더욱 분명하게 밝혀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좋잖은 일은 모두 다른 사람의 몫이 되고, 그저 드러내놓고 싶은 일은 모두 자기가 발현한 것처럼 떠벌린다. 모두 ‘내 탓이고, 네 덕이다’이라는 배려의 그릇이 작기 때문이다.


언제나 넘치는 사랑을 베푸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타인의 말과 행동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 속에 내 생각과 행동이 그대로 녹아 있어 뜨악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항상 자신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지기를 바란다면 타인을 통해서 나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반사되어 나타나는 내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다. 혼자만 판단하고 평가해서 얻은 내 모습은 그냥 빈껍데기에 불과할 따름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 말 그대로 믿고 따라 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말을 통해 그 사람을 아는 것이 아니라 평소 행동하는 생활양태에 다른 평판을 통해 그 사람의 단아한 인격과 훈훈한 인간미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불혹의 나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져야한다는 일침 또한 타아(他我)보다 진아(眞我)를 부시는데 신중하라는 경구다.


흔히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은 만나면 그 솔직담백함에 놀라게 된다. 그들은 조그만 일 하나라도 그저 빙빙 돌려서 말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든지 투명하게 말한다. 말이 많다는 것은 가려 쓸 말이 적다는 뜻이다. 인생을 아낌없이 소화하며 산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전부 드러내놓고 쉽게 말한다. 어렵게 살지 않고 단순하게 산다. 사랑한다고, 너 없으면 못산다고 목메는 사람들이 얼굴을 붉히는 것도 결국 말을 앞세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가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이나 행동은 그 자체로 그 사람의 인격이 되고 성품이다. 마음과 생각이 곧 말이어야 하고, 정직하고 가지런해야 한다. 자기가 한 말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괴로워하지 않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함부로 무시하거나 윽박지르는 말, 상스러운 말을 거두어야 한다. 섣부른 말 한 마디가 상대방에게는 평생 감정 응어리로 남는다. 사랑한다는 말을 어떻게 전할까 애써 고민할 까닭이 없다.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전하면 된다.


칭찬을 하면 말하는 사람의 겸손하고 자상한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지고, 험담을 하면 그 사람의 거칠고 흉한 모습이 그려진다. 나쁜 말을 하면 나쁜 그림이 그려져 그 사람의 얼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괴로워지고, 좋은 말을 하면 좋은 그림이 그려져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즐거워진다. 밝은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친밀한 대화가 서로의 사랑을 농익게 한다.


참으로 소중한 말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서로의 고통을 헤아려 주는 따뜻한 말 한 마디다. 어떤 말이고 말하는 사람의 영상이 서로의 가슴에 깊이 남는다. 언제나 기분 살아나는 말 많이 하고 살아야겠다. 201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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