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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순응하며 살라고 합니다_박종국

박종국에세이/박종국칼럼글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2. 11. 1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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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순응하며 살라고 합니다


박 종 국(교사, 칼럼니스트)


우리 대부분은 세상에 순응하며 살라고 배웠습니다. 또한 그렇게 삽니다. 물론 국외자(outsider)로 사는 것보다 순응하며 살 필요도 있습니다.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해진 법과 질서를 지기고 서로 배려해야 합니다. 가정과 일터, 모임 등과 같은 대부분의 삶의 영역에서 정해진 규칙을 따르며 마찰 없이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순응의 장점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는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할 때 사람들은 절망을 느낀다. 가장 깊은 절망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지문과 유전자, 성격과 사고방식, 능력과 관심사는 모두 자신만의 것입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자기와 똑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유일무이하고 특별합니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지켜줘야 합니다. 진정한 자신을 찾고, 또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의 몸과, 마음, 영혼에서 발휘되는 지혜를 적극적으로 갈고 닦아 자신만의 길을 걸러야 합니다.


대부분 사춘기 시절 다른 아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그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무던히 애썼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유행에 맞는 옷을 입고,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해서 다른 아이들에게 ‘멋진 아이’로 인정받거나, 적어도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행여 또래로부터 따돌림을 당할까 봐 거짓부렁도 심심찮게 하였습니다. 하나의 통과의례였던 것입니다.


인생의 중반을 넘어선 지금도 경황에 따라서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야만 한다는 적잖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친구나 가족, 일터와 각종 모임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옷 입는 방식에서부터 사고방식, 행동 양식까지, 심지어 말씨 하나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묶어두려고 암묵적으로  강요를 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딘지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마지못해 따르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자기 성장을 이루려면 약간의 일탈은 감수해야 합니다. 다른  이들을 따라가며 사는 인생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롤 모델을 만났다 해도 그 사람을 모방만 해서는 결코 자신이 가진 힘을 펼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빗난 삶은 지양해야 합니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대개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에 헌신하는 교사들보다 교감교장을 더 능력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인지 모릅니다. 또 나잇살 많은 선생은 능력이 없다고 치부해 버립니다. 그런 생각들은 과거 군사정권의 권위에 치유불가능하게 각인된 탓입니다. 과연 승진하면 누구나 능력 있는 것일까요?


더욱이 안타까운 교육현실은 경륜이 많은 교사들을 존경하는 것이 아니라 무능력자로 폄하하는 데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 교육의 맹점이 있습니다. 경륜이 많은 교사가 존망을 받아야 그들의 교육 경험이 고스란히 아이들의 살과 피가 될 수 있습니다. 나이 많은 교사들을 함부로 하는 우리 교육, 불 보듯 뻔합니다.


막상 내가 나이 많은 교사가 되고 보니 무조건 무능한 교사로 지탄을 받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니, 30년 동안의 교육열정이 비참해집니다. 고백컨대 난 그 어떠한 준거로 평가한다고 해도 기존의 교장교감들에 비해 능력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합니다. 근데, 지금 이 땅에서 평교사로 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내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선망하는 지위나 명예보다는 자기 자신이 세운 기준에 만족합니다. 그래서 성숙한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하는 말을 믿고 따르는 데서 벗어나 다양한 자기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주의 깊게 판단한 후에 처연하게 행동합니다. 그럼으로써 가면과 겉치레, 아부와 허황된 자존심을 벗어던지고 진정성을 갖춘 사람으로, 순수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갑니다.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마법은 다른 사람을 따라야만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는데서, 자산만의 삶의 방식을 내보이는 데서 시작합니다. 7,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활기차게 노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사회가 관습적으로 규정한 행동양식을 따르기를 거부한 채 자신만의 독자적인 삶의 방편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 백퍼센트 만족을 줄 수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고, 또한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특별한 일을 해내기 위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 일은 바로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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