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그대로 물가는 폭등하고
박 종 국
“올겨울 얼매나 치벋나. 난방비가 장난 아인기라. 그란데 여기에 깜짝 놀래킬 정도로 물가까징 올라뿌마 우리 가튼 농투성이들은 참말로 설치레도 못하는기라. 우째하겠노?”
설날은 달포 가량 앞둔 어제 남지오일장에서 들은 얘기다. 다가온 설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 폭등에 이어 생필품 값도 덩달아 뛰고 있어 장바구니가 서럽다. 이미 신선채소 신선과일 신선곡물은 금값이다. 게다가 서민식탁을 이루는 주요 농축산물의 소매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시장은 한 바퀴 돌아보니 배추, 무, 시금치 등 농산물과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도 크게 올랐다.
또한 대선 이후 식료품 등 생필품 값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된장과 고추장 등 장류 가격이 평균 7.1% 올랐고, 밀가루 가격은 평균 8.8.%, 두부 제품은 9.3%, 콩나물도 13.6%, 올리브유와 포도씨유 8.7% 올랐다. 그리고 전기요금이 4%(주택용 요금은 서민생활 안정을 이유로 2.0%) 인상했다.
“연초부터 쌀과 밀가루 등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게 없어요. 선거 때는 후보자들마다 그럴싸하게 공약을 내세우지만, 정작 필요한 시기가 되면 나 몰라라 하는지 서민 물가와 가계 부담을 줄이는 능력은 별로 신통찮은 것 같네요.”
자영업을 하는 김씨의 넋두리다. 그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설 대목을 앞두고 매기가 있어야 되는데 날씨만큼이나 서민 가계 사정이 얼어붙다보니 하루하루 오르는 물가가 걱정이란다. 특히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은 더 죽을 판이다. 오르는 전기료에도 한숨, 쌀과 밀가루, 신선채소 식품 가격 폭등에도 한숨이 먼저다. 비싼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팔아봤자 그다지 이문이 남지 않는다. 그렇다고 박리다매는 생각도 못할 일이다.
“쌀과 과일, 채소 값이 오르는 것도 걱정이고, 밀가루 값이 올라 라면과 빵 값이 오를 것을 생각하면 계산이 안 나와요. 게다가 기처적인 먹을거리 제품과 생활 소비용품, 전기요금까지 오르니 앞으로 한 달 생활비가 얼마나 더 들어갈지 막막할 뿐입니다.”
김시 말마따나 숫제 안 오르는 게 없다. 물가 땜에 업계는 물론 서민들도 한숨이 가득하다. 지난달 주류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이미 밀가루, 쌀 등 서민생활을 쪼그라들게 하는 기초 생활용품이 올랐고, 물가 자극의 가장 핵심인 전기료마저 인상돼 서민 물가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들 품목이 1차 파동이라면 이에 연동되는 2차, 3차 가공식품 가격이 들썩대고, 원가 부담이 커진 각종 공산품 가격 공세가 뒤이어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이 불 보듯 빤한 상황이다.
지금 업계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가격인상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밀가루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라면, 방, 과자 등 밀가루를 원재료로 삼는 식품의 가격 상승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면 가격 인상은 초읽기다. 그는 “당장 밀가루 가격이 올랐으니 제품 가격을 올려야겠다는 업체는 없겠지만, 아무리 늦어도 3개월 정도면 반응이 올 것이고, 또 이와 같이 이런저런 요인을 빌미삼아 골목 음식점은 물론, 특별히 가격 인상 요인이 없는 제품도 덩달아 가격을 올리지 않을까요?” 고 말했다.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데 작년보다 4% 많은 19만 4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한다. 이 가격으로 설빔이 다 장만되는 집이 어이 있을까? 아이들 주전부리도 크게 시키지 말고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라는 뜻인가? 당국이야 태풍과 한파로 출하량이 줄어든 데다 설이 가까워지자 수요가 급증하고, 부재료인 밀가루,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된 여파라고 하지만, 어딘지 발뺌하는 것 같아 찜찜하다. 대체 언제까지나 서민이 봉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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