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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못하는가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3. 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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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못하는가


박 종 국


봄날 하루해가 짧다. 어둑새벽에 일어나 부지런을 떨었지만 마땅히 한 일이 없다. 인터넷 서핑을 하자니 대선후보자들의 날선 공방뿐이다. 무주공산인데도 우리의 선거문화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도대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나흘 굶은 맹수처럼 먹잇감이라면 서로 치뜯는 막말을 토로한다. 밴댕이 속아지, 그게 부끄러운 우리 정치의 민낯이다. 단언컨대 삿된 일로 협잡하려드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


링컨이 퇴임을 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을 자기 손으로 구두를 닦았다고 한다. 이를 본 보좌관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내 구두를 내가 닦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는 그의 말 한 마디는 참 많은 걸 생각케한다. 그렇게 존망을 받은 대통령이 소임을 다한 후에 평범한 사람으로 되돌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에 비해 우리네 대통령은 퇴임 이후 요란을 떨었다. 걸맞은 사저를 짓거나 구중궁궐과 같은 안가에 칩거했다. 또 그 무엇이 두려운지 평범한 일상을 하지 못하고 겹겹의 경호원들이 진을 치는 꼬락서니를 보이며 산다. 호사도 그쯤이면 차라리 지옥이다.


재임 시절 국민을 호되게 부려먹은 대통령일수록 철옹성 같은 관저를 마련한다. 뒤가 켕기는 게 많은 탓이다. 후보자 시절 남대문 시장에 들러 보란듯이 어묵을 먹으며 서민들 속의 대통령임을 자신했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도의 네루는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우리네 정치는 처절한 국민의 눈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군림한다. 선거 때는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머리를 조아리지만, 일단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거만해진다.


매번 선거가 끝나고 나면 패자 이상으로 국민들은 실망한다. 정녕 이번만큼은 바람했던 대로 올바른 정치를 해 주겠지 하는 일말의 희망마저 깡그리 짓밟아버리는 게 우리의 정치 현실이었다. 이는 해방 이후 일제 잔재를 깔끔하게 청산하지 못하고, 미군정의 아류들이 득세하는 바람에 민족주의자들이 제대로 발붙이지 못한 결과다. 거기에 터해 부정독재자와 군사쿠테타 독재가 연연했고, 문민의 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경제대통령을 자처했던 이명박정부, 결국 파면 당한 박근혜정부마저도 국민의 여망을 담보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제6공화국의 여섯번째 정부도 똑같은 전철을 밟았다.


더 이상 국민이 봉(?)인 시대는 마감되어야 한다. 국민을 볼모로 집권당과 공룡재벌, 기생관료들만 추동하는 정부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 바라건대 2017년 5월 새정부는 보편타당한 정책으로 국민을 우선하는 정책을 펴야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과 비리, 부패의 고리를 단연 끊어야 한다. 부조리와 부정의를 근절하고, 윤리도덕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 대통령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표상이 되어야한다. 국민의 여망에 충실한 정치는 그저 말로만, 구호로 거쳐서는 안 된다.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는 그에 마땅한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더욱이 국민 대통합을 국정지표로 삼으려는 새정부는 여야를 가름하지 않고 덕망있는 인물에게 소임을 맡겨야 한다. 내 편 니 편하며 편가르기를 하고, 담을 쌓는 투사니는 결코 좋은 그림이 아니다. 어디 흠이 없는 사람이 바라겠냐만, 지금 우리네 정치 현실은 너무나 비리에 연루되었다. 해서 이참에 기생관료들과 협잡꾼 정치인을 일소해야 한다. 사정의 칼날이 정당한 잣대를 가진다면 켕기는 사람들 많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그들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단죄에 냉엄하고 냉철해야 한다.

어렵고 힘든 때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는 대통령의 포용력으로만 가능하다. 단지 시혜가 아닌 베풂이 통큰 정치를 만든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두 눈 부릅뜬 국민은 시시비비를 금방 가린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대통령, 국민을 위할 줄 아는 정치인을 바란다. 그래서 하루 빨리 차가운 겨울을 떨쳐내고 햇살 좋은 봄날 하루가 좀 지루했으면 좋겠다. 

        

|박종국에세이칼럼2017-16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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