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이를 크게 키우는 비결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5. 8. 11:10

본문

728x90

아이를 크게 키우는 비결


박 종 국

반 아이들과 약속했다, 이제까지 자신이 소홀히 했던 일들에 좀 더 밀착해보자고. 열 서넛 살 아이들 얼마나 가슴으로 들겠냐마는, 그냥 아무렇게 생활하기보다 무언가 알맹이가 필요하기에 욕심을 부려봤다. 아이들 착하기에 잘 따라 줄거라 믿는다.

 

우선, 날마다 동화책 한 권을 읽자고 했다. 어려울 거라 예상은 한다. 날마다 다그쳐도 약속을 지켜내는 아이는 겨우 네댓뿐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가듯이 해마다 담임을 맡으면 무엇보다 앞서 챙기는 게 책을 가까이하는 버릇 들이기다. 책을 읽으면 공부하는 게 그만큼 수월해진다. 책은 읽는 사람은 정신을 헛되이 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신문 사설 한 편을 읽어보자고 했다. 이 역시 쉽지 않은 계획이다. 물론 기성세대를 위한 신문사설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든다. 그렇지만, 당장에 사회현상을 들여다보는 게 여의치 않아도 계속하다 보면 자기주장을 펼치는 힘은 키운다. 더욱이 빈발하는 사건사고에 따른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자신의 잣대를 가진다.

 

아이들이 사회현상을 올바르게 들여다보고, 나름대로 좋게 판단하는 힘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도 자기 판단준거를 가진다. 그렇기에 사설 한 편을 통하여 주장과 그에 따른 근거를 간추려내는 힘을 키운다. 또한 내 반 아이들은 한 주일에 동시 한편을 꼭꼭 음미한다. 여린 심성을 예쁘게 도드라지게 할 요량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단지 교과서를 달달 왼다고 해서 만족하지 않는다. 그딴 일은 누구나 하는 능력 밖의 일이다. 아무리 진수성찬을 차려놓아도 늘 같은 반찬이라면 맛이 없다. 아이에게 날마다 다 다른 미각을 체험하도록 색다른 반찬을 챙겨주어야 한다. 그게 아이를 크게 키우는 비결이다.

 

요즘 아이들 거의 다 영어 과외를 받는다. 우리는 영어를 하지 못하면 상위의 성적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다는 잘못된 생각에 치우쳤다. 초중고대학 20년 동안 영어를 배우데 매달리지 않아도 사람 사는 데 그렇게 지장 받지 않는다. 그런데도 초등학교 아이들부터 그에 흠뻑 빠졌다.

 

나는 생각을 달리 한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경영할 미래는 영어가 제패하기보다 중국어가 필수요건으로 자리한다고 확신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이 세계의 정치경제문화와 교육을 선도한다는 게 불 보듯 빤하다. 지금도 중국의 경제력은 세계를 압도한다.

 

그런 까닭에 나는 아이들에게 중국을 이겨내려면 한자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부추긴다. 한글 전용을 부르짖는 분들에게는 다소 반목되는 생각이겠지만, 어차피 우리말 자체가 60퍼센트 이상이 한자어로 통용되는 실정에 한자를 익혀야 함은 당연하다. 오히려 손사래를 칠 일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외래어나 외국어를 걸러내는 일이다. 식자들에게 홀대받는 고유어를 살려내는 일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 부모님과 하루 삼십분 이상은 대화하자고 했다. 아이들은 평소 부모와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단지 바쁘다는 이유 하나다. 나 역시도 아들과 그렇게 대화할 시간이 없다. 아니, 머리 굵은 아들과 대화하는 게 그리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아들과 대화하면 일상을 중심으로 얘기가 솔솔 풀린다.

 

학교에서 보면 자기 의사표현에 능활한 아이는 평소 부모와 넉넉하게 대화를 가진다고 한다. 자기표현을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아이들, 당장에는 힘들겠지만, 여유를 갖고 거듭하다보면 분명 나아질거라 미루어 짐작한다.

 

아이들 성장 더뎌 가더라도 느긋하게 기다려야겠다.

|박종국참살이글2017-253편

'박종국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보는 미래다  (0) 2017.05.08
남겨둠의 미학  (0) 2017.05.08
칭찬 받는 아이들은  (0) 2017.05.08
세상은 꽃밭이다  (0) 2017.05.08
내가 싫은 일 남도 싫다  (0) 2017.05.08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