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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수 금오도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7. 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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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수 금오도

 

박 종 국

 

그저께 교직원친목회에서 여수 금오도를 다녀왔다. 지난 한 학기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업무나 학년이 달라 서로 수인사를 자주 나누지 못함을 떨고, 상호간의 친교를 새롭게 하는 자리였다. 그렇지만 한 울타리 적을 두고 참 객적은 일이었다. 해서 날을 별러 방학 전에 다녀왔다.

 

나잇살 가림없이 여행은 가슴 설렌다. 날짜가 정해지자 뜬금 없이 마음이 들떴다. 교직생활 35년이면 동료들과 화락한 자리 셀 수도 없을 터인데, 이번엔 달랐다. 특별난 여행지도 아닌데도 달포 전부터 종종걸음 하듯 준비했다. 친목회장이란 감투가 그렇게 부추겼을 테다.

 

불금 5시. 퇴근시간을 훌쩍 넘기고 여수행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주일 동안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피곤마련했을 터인데도 동행하는 선생님들의 얼굴은 사뭇 상기되었다. 다들 철부지 사춘기애들마냥 맘이 들떴다.

 

평소 같으면 주말 남해고속도로가 혼잡했으나, 버스는 거침없이 씽씽 내달렸다. 어느새 섬진강휴게소. 잠시 휴식했다가 곧장 여수로 내달았다. 내게 여수는 참 포근하다. 지척에 순천과 보성, 강진, 완도, 해남, 목포 등속을 아우르는 여행길 자주 다녔다. 그럼에도 여수는 언제나 새롭다.

 

여수에 도착하자 남도한정식명가 '한일관'에 들러 해물한정식에 포만했다. 몇 번 들러 충분한 식감을 즐겼지만, 갈 때마다 폭풍 흡입을 멈추지 못했다. 안면을 튼 주인장의 환대탓에 모두들 젓가락이 바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오륙년 전 아내랑 들렀을 때 그 가격 그대로였다.

 

불황기 불과 서너 달이면 간판을 내리는 음식점 숱한데, 1992년 10월 '한일식당'으로 개업한 이래, 1996년 남도한정식명가 '한일관'으로 상호를 변경한 지 지금까지 그 면면한 해물한정식 역사를 새롭게 썼다. 여수에 가거든 오동도 밤바다를 즐기기 전에 한일관을 찾아보시라.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포만에 겨운 식객에게 산책은 소화제다. 해서 엑스포타운 주변 밤나들이에 나셨다. 근데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라 여타 관람거리는 문을 닫아 발품팔며 밤바다를 조망했다. 역시 여수밤바다는 미항 통영바다처럼 유려하고 고아했다. 요즘 젊은이라면 누구나 흥얼댄다는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가 감미롭게 들렸다.

 

이튼날 6시. 이른 기상과 북어해장국 한 그릇 뚝딱 비우고, 금오도행 배편에 올랐다. 승선자 확인이 철저했다. 아마 세월호 이후 승선 규칙이리라. 배에 오를 때부터 사위가 온통 해무로 휘갑치더니 25분 승선거리 항해 동안 올망졸망한 섬 어느 하나도 온전하게 만나지 못했다. 내내 해무가 너무 짙었다.

 

마침내 도착한 금오도. 카페리로 관광버스를 싣고 갔기에 섬 전체를 조망하는데 그렇게 낯선 걸음은 아니었다. 일행은 금오도 비렁길 5코스 중 절해비경인 3,4 코스를 택했다. 그곳도 선행자의 권유에 따라 4,3코스로 역주행했다. 왜냐? 따가운 햇살을 등지고, 짭쪼름한 섬바람을 마주치며 걷기 위함이었다. 기대에 부응해서 바람도 햇살도 도왔다.

 

금오도는 여름 휴가지로 추천할 정도로 유명해진 점으로, 특히 우리나라 최대의 감성돔 산란처 중의 한 곳으로 낚시애호가들에게 각광을 받는다. 금오도의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배경으로 섬 해안가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조성된 18.5Km의 트레킹하기 좋은 벼랑길. 총 5개 코스와 종주코스로, 18.5km에 8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개적으로 떠나지 않아도 전남 관광지 순환버스 투어인 '남도한바퀴'에도 금오도코스가 준비되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도 좋다.

 

금오도 비렁길 3,4코스. 트레킹하기에 그만한 비경이 또 없다. 더욱이 자연풍광 그대로 또박또박 오솔길을 내 여느 둘래길에 맛보지 못하는 흥취가 덤이다. 게다가 분분히 부서지는 포말이 비렁길과 어깨를 나란히 해 운치를 돋운다. 그 모습을 눈에 다 담기에 예정된 발길이 바빴다.

 

어떤 산행지든 미련이 남아야 다시 다가 선다. 그 여운이 그 자태를 다시 찾는다. 금오도 트레킹 나머지 코스를 그렇게 남겨두었다. 마음 동하는 친구랑 어부인 동반해서 의좋게 걸으리라고.

 

칠월 뙤약볕에 왕소금 땀방울을 쏟았던 금오도 트레킹의 끝마무리는 '자연밥상'으로 갈음했다. 방풍나물로 유명한 금오도. 근데 생선구이와 간장게장이 밥도둑이었다. 여수에 도착해서 보니 아직도 해가 한 마장이나 서산에 걸렸다. 함께한 선생님들 얼굴이 어제보다 더 정겹게 다가들었다.

 

|박종국애세이칼럼 2017-39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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