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책 읽으라는 다그침

박종국에세이/독서칼럼모음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10. 18. 10:45

본문

728x90

책 읽으라는 다그침


박 종 국


가을 냄새 물씬하다. 단지 낙엽만 발갛게 탄다고 가을이 아니다. 곳곳에서 독서한마당 축제가 한창이다. 유독 가을이면 책과 씨름하잖다. 금분에 담아 둔 국화꽃이 만발하듯이 독서를 부추기는 일들이 연방 벙글어진다. 가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임을 실감한다.


흔히 독서라면 아이들 몫이다. 왜 아이들만 책을 읽어야 할까? 삶의 자양분이 필요해서일까? 어른들은 책을 놓아도 잘들 사는데. 학교에서도 독서행사를 마련하여 책 잔치를 벌인다. 하지만 그때 뿐이다. 아이들, 그냥 책을 읽지 않는다. 즐겨 책을 읽게 하려면 다양한 책을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은 단순하게 재미를 주는 책이다. 해서 딱딱하고 지루한 내용보다는 흥미 위주의 책을 골라 주어야한다. 그저 좋은 책만 읽히겠다고 욕심을 가지면 그만큼 책과 멀어진다. 더욱이 무거운 내용은 아이의 마음만 답답하게 한다. 책꽂이에서 잠을 자는 책은 좋은 책이 아니다. 손에 닿는 책이라야 아이의 마음을 살려낸다.

 

그런데 아무리 책을 읽히려고 해도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보려 하고, 컴퓨터 앞을 고집한다. 당연하다. 어른도 머리 아파하며 책을 읽기보다 텔레비전 보고, 컴퓨터 오락이 더 즐겁다. 아이들 마음도 그렇다. 애써 뜯어 말리려고 목청을 높일 까닭이 없다. 지나치면 차라리 아니함만 못하다. 책 읽으라고 닦달할수록 책 읽고픈 마음이 달아나 버린다.

 

기다려 주어야한다. 어른도 책 한 권을 다 읽으려면 갖가지 일들과 맞서 이겨 내야한다. 아이도 해야 할 자잘한 일이 많다. 부모의 바람대로 선뜻 따라하지 않는다고 해서 얼굴을 붉힐 일이 아니다. 먼저 아이 스스로 읽어야할 책 목록을 뽑아보도록 하는 게 좋다. 그러면 아이가 어떤 책을 읽고 싶어 하는가를 파악하게 되고, 관심 가지는 영역을 캐어본다.

 

아이에게 좋은 책은 세상에 대한 편견이 없는 책이다. 깨어난  가치관을 가진 책이며, 아이의 처지를 이해하는 책이다.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을 일깨워주는 책, 글과 그림이 아름답게 쓰였고 그려진 책이다. 내용이 새로워야 하고, 성실하게 공들여 만들어진 책이어야 한다. 재밌고, 설득력을 가졌으며, 감화를 주는 내용과 일관된 주제가 가진 책이어야 한다. 새로운 시도나 신선하고 의욕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은 책은 책꽂이에서 바쁜 책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책 읽히려는 데 욕심을 갖지 않아야 한다. 더구나 책을 읽고 반드시 독후감을 써야한다는 강요를 하지 않아야한다. 자유롭게, 편안한 마음으로 책만 읽도록 다독여야 한다. 느긋한 분위기에서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읽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면 애써 책을 읽으라고 다그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가 책을 가까이 한다. 책을 통하여 따뜻한 마음을 일깨친다.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부드러운 눈을 가진다.

'박종국에세이 > 독서칼럼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느긋한 책읽기   (0) 2018.03.29
선량한 책읽기   (0) 2018.03.29
책 읽는 자는 승리한다  (0) 2017.10.17
어떤 책을 읽을까  (0) 2017.09.12
책 읽으라는 다그침  (0) 2017.09.12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