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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라는 다그침

박종국에세이/독서칼럼모음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7. 9. 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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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라는 다그침

 

박 종 국

 

요즈음 어머니는 자식을 너무나 사랑한다. 아니, 사랑이 넘친다. 단지 책 읽는 모습만 빼고 그렇다. 대부분 아이는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혼자서 일어나는 경우는 없다. 시간이 되면 어머니가 어김없이 깨워 주고, 입혀 주고, 먹여 주고, 심지어 일기 숙제까지 거들어 주며, 준비물까지 챙겨 주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자식이 책을 읽는 데는 그다지 성의가 없다. 그러니 요즘 아이는 따로 고생을 경험할 기회가 없고, 애써 책을 읽고자 마음 갖지도 않는다.

 

책 읽는 소리 들리는 집은 얼마나 행복할까. 물론 모든 책을 소리 내어 읽을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가족이 각자의 방에서 나는 책 읽는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마음 편안할까. 부모는 자녀 방에서 무얼 하는지 귀 기울여 가며 궁금할 까닭도 없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책을 읽어도 눈으로만 읽을 뿐 입으로는 읽으려 하지 않고, 컴퓨터 오락과 스마트 폰 채팅에 빠져 산다. 텔레비전 소리만 높다. 책 읽으라는 다그침이 대문 밖으로 들린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종국엔 책을 쳐다보기조차 두렵다. 집안의 평화가 깡그리 무너진다.

 

발붙이고 사는 지금은 '정보화 시대'. 정보화 시대는 '대화의 시대'. 그 만큼 소통이 중요하다. 대화는 자기의 생각을 표현해서 남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한 방법이다. 진정한 대화는 자기의 고집만 내세우는 게 아니다. 의견을 나누면서 자기의 뜻을 밝히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며,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 바탕이 되는 게 책 읽기다. 때문에 활기와 대화가 풍부한 아이,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아이로 키우는 최선의 방책이 독서다.

 

올바른 독서는 책 읽는 태도와 인내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좋은 책 고르기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좋은 책이란 '양서'를 말한다. 그러나 모든 책이 다 양서는 아니다. 책 중에는 표지가 요란하거나 호화롭고, 눈을 끌기 위해 욕심을 앞세운 책도 많다. 뿐만 아니라 싸게 파는 책, 날림으로 만든 책, 남의 출판사 책을 베낀 불량서적도 적지 않다. 또 잘 팔리는 책, 우습고 아슬아슬한 재미에 치우친 흥미 위주의 명랑 소설이나 공포, 괴기소설 등 단순히 읽기 쉽다거나 재미로 선택하게 되는 책도 흔하다. 그러나 이러한 책 읽기는 위험하다. 가능한 바른 생각을 키워주는 책을 골라 읽어야 한다.

 

사람의 됨됨이는 어릴 때 갖추어진다. 이것을 '인성'이라고 하는데, 부모의 생활 태도나 교사의 가르침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렇지만, 성장기 아이에게는 어떠한 책을 접하였는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아이들은 좋고 나쁜 책을 쉽사리 구분하는 능력이 없다. 그렇기에 책을 고르는데 그 내용이나 형식에 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고, 애정을 갖고 다정스레 이끌어주어야 한다.

 

유럽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채 오 분만 틈이 생겨도 책을 꺼내 읽는다고 한다. 그만큼 책 읽으라는 다그침은 아무리 되풀이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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