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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본보기

박종국에세이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8. 5. 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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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본보기


박 종 국

 

체육수업을 마치고나면 주인 잃은 옷가지들이 당그랗게 남는다. 아이들이 남기고 간 흔적이다. 가져다가 주인 찾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교무실에는 아이들 손을 떠난 물건이 많다. 물건의 소중함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의 생활 탓이다. 옷가지는 물론, 학용품 하나까지 일일이 챙겨주는 요즘 엄마의 지나친 사랑탓에 제 물건을 모른다.

 

교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실바닥에 연필과 지우개, 잡다한 학용품이 널브러져도 누구하나 줍지 않는다. 이미 책상에서 떨어지면 제 물건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주워 들고 주인을 찾는다. 하지만 아이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일단 자기 손을 떠난 물건은 제 물건이 아니다는 투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엊그제 산 학용품이라도 잃어버렸다고 하면 부모는 선뜻 사준단다. 까닭을 묻지 않고. 아무리 자식이 귀엽더라도 한번쯤은 다그쳐야한다. 아이한테는 고슴도치 사랑이 오히려 독이다.

 

아이들, 물건 소중하게 여기는 습관을 함부로 넘겨서는 안 된다. 자기 물건에 관심 가질 때 생활태도가 가지런해진다. 물건을 대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면 사람을 대하는 자세도 바르다. 부모가 물건을 함부로 대하면서 아이에게는 아껴 쓰라고 다그쳐봤자 소용없다. 그런 양육태도로는 아이의 마음이 바로 세우지 못한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아이는 어른이 하는 대로 따라한다. 근데도 간혹 저 놈의 자식, 누굴 닮아서 저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을 때면 뜨악해진다. 대체 자식이 누굴 닮겠나?

 

아이에게 자기 주변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대개 아이들은 청소하는 걸 싫어한다. 궂은일을 도맡기도 꺼려한다. 그렇지만 함께 청소 하면 덩달아 자기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아이한테는 닦달보다는 따뜻하게 감싸 안아야한다.

 

당장 명령하고 지시하면 곧바로 따른다. 그러나 그런 행동은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에는 청소와 담을 쌓는 아이, 자기 주변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아이로 만든다. 행동이 변하면 버릇이 고쳐지고, 버릇을 좋게 들이면 바른 습관이 형성된다. 그 결과, 장차 아이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아이는 몸으로 가르쳐야 한다. 어른이 좋은 본보기를 보이면 아이는 바르게 자란다. 그래도 내 자식이 귀엽다고 품고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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