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호랑이의 죽음
사흘을 굶은 호랑이가 사냥을 나갔다가 토끼를 잡았다. 그런데 붙잡힌 토끼는 놀라기는커녕 간뎅이가 부었는지 호랑이한테 버럭 화를 냈다.
"야! 놔. 이 새끼야!"
그 말에 충격을 받은 호랑이는 토끼를 놔주고 하루종일 정신 못차리다 정신을 차려 사냥을 나갔다가 어제 그 토끼를 또 잡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토끼는 냉큼 호랑이를 호령했다.
"야! 나야! 짜샤"
거기에 더 어이진 호랑이는 토끼를 놓치고 말았다.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 호랑이, 다음날 토끼를 잡으러 갔다.
오늘은 어제, 그제 토끼가 아닌 다른 토끼를 잡았다.
그런데 이 호랑이는 토끼의 한마디에 충격으로 세상을 하직했다.
"야! 놔, 너 소문 다났어. 새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