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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계팥계

한국작가회의/한빛소리원고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19. 5. 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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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계팥계


카테고리 : 박종국의 세상만사 | 조회수 : 10742012-01-12 오후 4:24:00


콩켸팥켸


박 종 국


지금 우리 세상은 콩켸팥켸다. 삿된 일들이 너무나 태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부조리한 것들이 콩팔칠팔 떠들어 대고 있다. 누구 하나 책임지는 인간은 없고 되레 당당하다. 정치경제가 그렇고, 사회문화, 교육마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마치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게를 나무라는 형국이다.


이미 이 땅의 재벌들은 누릴 호사는 다 가졌다. 근데도 인두겁 두꺼운 정치가들은‘서민경제’를 살리자고 딴청이다. 논밭은 잡초에 의해 손상되고, 사람은 탐욕에 의해 손상된다. 논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추수하는 것은 농부의 손에 달려 있다. 그러나 농부가 게으르거나 딴전을 피운다면 이내 잡초들이 어우러져서 농사를 망친다. 평소 서민들의 삶을 나 몰라라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정치가들이 당리당략만을 위해서 국민을 현혹시키는 짓거리는 도둑 심보보다 더 나쁘다.


정치인들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그들은 결코 하나에 만족하지 못하고 둘 셋을 더 가지려고 발버둥친다. 당장에 낭패를 본다고 해도 더 큰 남의 떡을 마다하지 않는다. 때문에 욕심이 지나쳐서 자기 굴욕을 감당해야할 정치인이 부지기수다. 결코 남의 것은 내 것이 될 수 없다.


오전에 우편함을 열었더니 지자체 의원들이 보낸 의정활동보고서가 있었다. 대충 훑어보니 돈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별 것도 아닌 의정활동을 대문짝만하게 드러내놓았다. 지난 한해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그런데 의원들은 하나같이 이런 의원입네, 하며 활짝 웃고 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복은 진짜 행복이 아니다.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의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것은 어리석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기의 능력을 과대평가해서 온갖 일에 들쑤신다. 양대 선거를 맞아 얼마나 많은 부나비들이 거짓 광대놀음을 할까.


속이 꽉 찬 사람들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아도 스스로 빛난다. 때론 말 잘하는 사람이 뛰어나 보이겠지만, 그보다 자기를 들어내지 않아도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사람의 냄새도 음식과 같다. 좋은 냄새를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싫고 구린내가 풍겨 나는 사람도 있다. 다들 썩은 정치판을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만큼은 역겹다고 해서 피해서는 안 된다. 모든 정치인들은 모름지기 제 본연의 모습을 말갛게 드러내도록 준열하게 다그쳐야한다. 


낮 동안 온갖 구정물과 오물을 한껏 받아 더럽게 흘렀던 개울물도 인간이 잠든 밤이면 저 혼자 돌 사이로 구르며 때를 씻어 내린다. 이제는 생각을 달리해서 살아야 한다. 맑은 정치를 살려내어 서민이 행복해하는 세상을 만들어야한다. 그러나 우리의 바람이 클수록 고민도 많아지고 아픔도 커진다.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가 바로 제 목숨의 임자다. 그렇듯이 아무리 사람노릇하기 힘든 세상이라 해도 자기 삶은 자기 스스로가 경영해야한다.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 속에서 좁쌀만한 나의 존재를 발견하기란 얼마나 어렵고 기막힌 일인지. 201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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