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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 <내 이름은 칸(My Name Is Khan!)>

한국작가회의/영화연극음악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0. 5. 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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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 <내 이름은 칸(My Name Is Khan!)>

 

이 영화는 칸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붙은 수식어가 "I am not a terrorist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

무슨 사연일까요? 무슨 사연이길래 내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사용했을까요?

영화의 주된 배경은 9.11 테러 이후의 미국입니다.

비행기 탑승을 위해 검사를 기다리는 장면부터 시작이 됩니다.

검사대를 통과할 때 신발도 벗어야 하네요.

나도 그랬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영화는 아주 불안한 한 사람을 보여줍니다.

 

그는 초점이 잡히지 않는 눈을 한 모습으로 매우 불안해 보입니다.

조약돌 몇 개를 가지고 염주 알 돌리듯 그의 손은 매우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의 입은 기도문을 외우듯 중얼중얼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결국, 이상한 그의 행동을 지켜보던 다른 사람에 의해 신고를 당하고 공항 경찰에 잡혀갑니다. 그러나, 그의 이상한 행동 외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습니다.

심증만으로는 가둬둘 수 없기에 경찰은 그를 방면합니다.

 

 

내 이름은 칸입니다.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

 

이상한 그 남자는 비행기를 타고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워싱턴으로 대통령을 만나러 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을 만나면 꼭 하고 싶은 말이 곧 이 영화의 제목입니다.

내 이름은 칸입니다.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My name is Khan, I'm not a terrorist)."

 

 

인도 영화가 그렇듯이 '내 이름은 칸'도 시작 부분에서 잠깐 현재를 보여주고, 칸의 어린 시절로 들어갑니다.

이 영화는 전체적인 느낌이 <포레스트 검프>를 많이 닮았습니다.

아마도 아이디어는 '포레스트 검프'에서 가져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닮았어요.

이렇게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두 영화는 흥행을 떠나서 내용 면에서 모두가 잘 만든 영화입니다. <포레스트 검프>에서는 지진아 검프의 성실한 면에 우연과 착각이라는 요소를 가미해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내 이름은 칸>에서는 자폐증(아스퍼거 증후군) 주인공을 내세워 순수함과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자폐증 때문에 그의 행동이 이해되고, 마치 실화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영화에 몰입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실화가 아닙니다.

 

얼마나 영화가 실화 같으면 영화 시작할 때 자막이 나옵니다.

이 영화는 실화가 아닙니다. 오해 없기 바랍니다. 대놓고 이렇게 자막이 나옵니다.

그러니 실화는 아닙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주인공 칸을 연기한 '샤룩 칸'을 왜 인도의 3대 칸이라고 하는지 이 영화를 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샤룩 칸의 영화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그의 영화를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를 정말 잘합니다.

 

 

인도에서는 내부적으로 종교적인 갈등이 심합니다.

 

도입부의 공항 장면이 끝나면 영화는 칸의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어린 시절 칸의 어머니는 칸이 왜 남들과 다른지 몰랐지만, 사랑으로 칸을 키웁니다.

동생이 희생되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어머니에게는 칸이 전부입니다.

칸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 살아가는데 밑바탕이 되는 모든 걸 어머니에게서 배우게 됩니다.

또한, 뛰어난 지적능력을 일찍 알아보고 유명하다는 선생을 찾아가 칸을 맡깁니다.

인도에서는 내부적으로 종교적인 갈등이 심합니다.

영화에서도 힌두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무력충돌이 나오는데 살벌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칸의 어머니는 아들이 남하고 다를 뿐이고, 종교적인 갈등은 언제나 생기며, 종교적인 갈등으로 사람을 좋고 나쁨으로 구분하지 말라는 등 인성에 관해서 많은 교육을 합니다.

 

 

칸은 이슬람입니다.

 

그런 어머니도 칸과 영원히 살 수는 없는 게 세상 이치. 칸이 성인이 되자 어머니는 미국에 사는 동생에게 칸을 부탁하고 보냅니다.

칸은 미국 생활을 예상보다 쉽게 적응을 했습니다.

동생의 회사에서 화장품을 팔러 다니다가 알게 된 독신 엄마 '만디라'에게 첫눈에 반했고, 끈질긴 구애 끝에 그녀한테 사랑을 얻게 됩니다.

결혼도 하고, '만디라'의 새로운 미장원도 열고, 그렇게 꿈같은 날만 계속될 듯했습니다.

그 일이 생기기 전까지.

 

 

그러나 9.11 테러 이후로 모든 게 달라집니다.

9.11 테러가 알카에다 소행임이 밝혀지면서 이슬람을 믿는 사람은 하루아침에 미국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이슬람을 믿는 사람은 자기의 정체성을 바꿔야 사는 상태가 됩니다. 9.11 테러 이후로 칸의 삶도 완전히 바뀝니다.

무엇보다 하나뿐인 아들이 이슬람교도란 이유로 축구 하러 갔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건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바뀝니다.

인생에 유일한 낙인 아들을 잃은 '만디라'는 결혼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고 자책합니다(만디라는 종교가 힌두교였는데, 결혼하면서 이슬람으로 바뀌었다).

결국, 칸이 절대 지킬 수 없는 불가능한 조건을 걸어 둘은 헤어집니다.

그 조건이 바로 온 미국을 한 바퀴 돌아서라도 대통령을 만나서 우리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오라는 겁니다.

 

 

칸은 과연 대통령을 만날까요?

 

여기까지 보고 나면 왜 제목이 'My name is Khan'이고, 부제가 'I'm not a terrorist'인지 이해가 갑니다.

칸은 과연 대통령을 만날까요?

칸은 과연 다시 '만디라'와 재회할까요?

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이제부터 칸의 홀로서기가 시작됩니다.

어린 시절 엄마의 힘을 칸이 증명을 시작합니다.

가식이 하나 없는 진심은 소리 없이 전달되어 결국엔 통하게 된다는 걸 증명하기 시작합니다.

 

 

인도 영화 특유의 중간에 춤도 없습니다. 그냥 편하게 보면 되는 영화입니다.

난 이미 '포레스트 검프'라고 하는 걸출한 영화를 봤다고 하시는 분도 다시 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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