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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불면증

박종국에세이/행자 이야기

by 박종국_다원장르작가 2022. 12. 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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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불면증



 박종국

 

요즘 행자는 아침마다 꾸중을 들어요. 왜냐하면요. 행자가 낮에 잠을 몽땅 자고 밤에는 거의 자지 않고 돌아다니기 때문이에요. 이를 두고 보호자는 크게 다그쳐요. “행자야, 제발 잠 좀 자자”고요. 하지만 행자는 아무리 잠자려고 해도 눈만 말똥말똥해서 잠이 오지 않아요. 텔레비전에 들은 얘긴데, 반려동물과 함께 자면 불면에 시달린다는 연구가 나왔대요. 물론 완벽한 결론은 아니에요.


 

허핑턴포스트US는 반려동물과 함께 침대에서 잠을 자는 사람 중 30%가 적어도 한밤중 한번 이상은 잠을 깬다고 보도했어요. 일주일에 4일 이상 반려동물과 자는 사람 중 63%는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5% 사람은 반려동물 때문에 일어난 뒤 다시 잠들지 못한대요.

 

이 결과는, 수면전문가학회 연합 학회(Associated Professional Sleep Societies)의 2014년 회의 보고서에 게재되었어요. 협회의 소잔냐 두쓰루루 박사는 허핑턴포스트US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연인이나 아이와 함께 잘 때의 불면에 대한 연구 결과만 나왔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자는 경우의 불면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사상 처음이었다"고 말했어요.

 

두쓰루루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300명의 불면증 환자에게 '반려동물과의 수면 행태와 반려동물이 없는 상태의 수면 행태'에 관한 17가지 질문을 던진 뒤,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반려동물 소유자의 과반수인 54%가 반려동물과 침대를 공유하는 상태였다고 해요.

 

연구팀에 따르면, 반려동물 소유자의 연령이나 성별, 반려동물의 종류에 따른 수면 행태와 수면의 질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고 나타났어요. 물론 이 글 읽고 곧바로 반려동물을 침대 바깥으로 쫓아내야 할 까닭은 없어요. 두쓰루루 박사는 "반려동물이 때문에 오히려 더 편안하게 잘 잔다."고 답한 사람도 많다고 말했어요. 모든 연구가 그렇지만, 반려동물이 인간의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얘기에요.

 


반려동물 인구 천만시대, 사람과 수면패턴·배변주기 등 달라 “각 방을 사용해야 수면건강에 좋아”라는 기사를 보며 아빠도 한 마디 거들었어요. 그러나 이 이야기는 행자한테 뜨끔한 말이에요. 전 이미 보호자 품에 떨어져 잠 잘 수 없게 습관이 돼버렸기 때문이에요.

 

한국애견연맹을 비롯한 애완동물 관련 단체는 애완인구를 1,000만 명 가깝게 추산해요. 우리나라 5가구 중 한 가구 정도는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얘기에요. 그럼에도 문제는 반려동물의 배변과 수면주기 등 생활패턴에 대해 아는 보호자는 극히 적어요.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강아지의 경우 그 수면패턴과 수면길이가 보호자와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잘 몰라요. 강아지는 일반적으로 10시간 정도를 자지만, 사람은 6~8시간만 자요.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강아지를 키우다가는 일상생활에서 수면장애를 초래합니다. 사람과 강아지 모두 수면에 방해를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또한, 야행성인 고양이의 경우 밤에 일어나서 주인을 깨우려고 몇 번이나 울어요. 주인이 일어나지 않으면 심한 경우 그 자리에 소변을 보기도 해요. 바쁘게 일상 생활하는 보호자의 경우 낮에는 반려동물을 홀로 두는 편이에요. 행자도 마찬가지에요. 그렇게 되면, 강아지는 낮에 심심하기에 주로 잠을 자게 되고, 밤에 수면을 취해야 하는 보호자를 방해하게 돼요. 더구나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야행성이에요.

 

문제는 반려동물을 키우면서도 강아지나 고양이의 수면패턴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에요. 특히 사람과 강아지의 수면 및 생활주기가 달라 반려동물을 훈련시킬 때 식사와 배변과 같은 기본뿐만 아니라, 보호자와 강아지가 따로 수면을 취하도록 처음부터 훈련시키는 게 좋아요.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는 잘 알겠지만, 대부분의 강아지는 거의 하루의 반을 잠을 자며 보내요. 종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24시간 중에 12시간을 수면을 취해요. 행자도 집에 혼자 지낼 때는 대부분 자요.

 

강아지도 사람처럼 두 가지 수면타입을 가졌어요. 수면주기는 REM 수면과 비REM 수면이에요. REM수면일 때 동물의 뇌가 마치 깨어난 듯 활성화돼요. 즉, 맛 좋은 사료를 먹을 때 뇌파와 꿈에서 맛있는 사료를 먹을 때의 뇌파가 거의 일치해요. 강아지가 자면서 몸을 바들바들 떨거나 눈꺼풀을 떴다 감았다 하는 걸 보는데, 반려동물의 나이가 어릴수록 그런 행동을 더 보여요. 그게 바로 동물들이 꿈을 꾼다는 증거에요.

 

강아지의 특성을 조금 자세하게 관찰해 보면 사람보다 더 자주 잠을 깨요. 자는 듯 보여도, 실제로는 간간히 휴식을 취하는 거예요. 그러다가 주위에서 자신을 깨우려는 기미가 보이면 바로 눈치를 채지만, 흥미로운 게 없으면 이내 다시 잠에 빠져들어요.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강아지는 잠이 더 많아요. 그래서 생활주기와 수면패턴, 배변주기 등 사람과 반려동물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따로 수면을 취하도록 습관을 들이는 게 좋아요. 한 침대에서 같이 자는 건 보호자의 숙면에 크게 방해를 주므로 피하는 게 바람직해요. 이런 말을 하고 보니 그 동안 따뜻했던 보호자 품을 떠나야 한다니 행자, 괜히 슬퍼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침대에서 반려견과 함께 잠을 자는 게 여러 긍정적인 면이 많아요. 강아지가 밤새도록 보호자를 따뜻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강력한 항우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사람의 불안을 완화해주는 특별한 목적으로 훈련을 받은 도우미 반려견을 입양하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반려견과 함께 잠을 자면 스트레스, 불안 및 고독이 간단히 완화되기 때문이죠.

 

반려견과 함께 자는 게 보호자에게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고, 반려견도 행복하게 해주어요. 그러나 동물 행동연구가는 다른 강아지나 아이, 또는 사람에 대해 텃세를 부리거나 공격을 하는 반려견과 함께 자는 경우에만 위험하다고 경고했어요. 그러기에 이건 순전히 선택의 문제예요. 어떤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를 주고 짜증나게 만드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안감을 없애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거죠. 잠을 잔다는 행위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의미에요.

 

중요한 사실은 강아지는 그들이 믿는 사람, 또는 그들이 믿는 강아지하고만 잠을 자요.



박종국_에세이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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